프리라이팅
2026년 2월 11일, 수요일
쓰고 싶은 말이 없어도 쓰면 또 쓰지. 소재가 없이 그냥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쓰고 싶지 않고, 특별한 경험을 했거나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순간이 있어서 썼으면 좋겠다. 프리라이팅은 가끔 허무하게 느껴진다.
어제와 다를 것이 없는 일상을 사니 적을 수 있는 내용엔 한계가 있다. 새로운 경험과 낯선 자극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떠나야 한다. 떠나야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있다. 그러나 떠날 수 없다. 나는 직장인이니까.
가끔 사람들은 직장이 전부가 아니니 취미를 가지거나 직장 밖에서 자신의 삶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동의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퇴근 후의 삶, 온전히 자유로워지는 나의 시간은 짧다. 다들 뭐 하다 보면 열시 열한시라고 말하지 않나. 취미가 일이 되면 더 이상 재미없을 거라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있음에도 직장 생활을 해내는 우리는 뭘까.
왜 좋아하는 일에 들이는 시간은 곧 바닥으로 다 쏟아질 듯한 모래시계 속 모래와 같을까. 얼마 남지 않은 하루를 카운트다운하며 좋아하는 것에 몰두한다. 짧은 시간 내에 이루는 일이라 재미가 있는 건지, 아니면 정말 재밌어서 하는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았을 때 우리의 심장박동이 느릴지, 빠르게 될지 알 수 없다. 해봐야 알 수 있겠지. 그러나 해보고 싶다는 이유로 위험을 감수하기엔 삼십 대 후반에게 도전은 쉽지 않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래를 막기 위해 유리병을 깨는 도전은 무섭고 아프니까.
모두 다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삼십 후반에 나는 여전히 무언가가 마음에서 울렁인다. 그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명확하기도 하다. 나의 말로, 내 생각으로 사람들과 닿고 싶다. 그들을 꿈을 두드리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때론 무얼 시작하게 하고 싶다. 영감을 주고 싶다. 내게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불꽃은 늘 움직이고 있다. 꺼질 법도 한데 불씨가 죽지 않는다.
물론, 그냥 나의 상상에만 머물다 끝나 버릴지도 모른다. 화려한 다짐이라고 해서 화려한 끝이 있는 건 아니니까. 생각은 생각에서 끝나기도 하니까.
손에 잡히지 않는 뜬구름이 자꾸 내 안을 떠돌고, 나를 태운다. 나를 취하게 한다.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불꽃같은 뜬구름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