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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봉 Jan 27. 2022

전도사 승인을 위한 지방회 심사 면접에 갔습니다

성결교단의 정식 전도사가 되는 과정

     요 이틀간 저는 교단 지방회에서 주최하는 사전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제가 속한 교단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입니다. 현재 재학하는 서울신학대학교의 교단이기도 하지요. 교단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총회를 개최합니다. 이 총회가 전국의 모든 성결교회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모임이라면, 각 지역별로도 1년에 한 번 모임을 갖는데요. 이 모임을 바로 지방회라고 합니다.


     지방회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일 가운데에 하나가 바로 ‘장로·목사·전도사 승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사 안수식은 교단의 정기 총회에서 진행되며, 장로와 전도사는 정기 지방회에서 승인받는 과정을 거쳐, 정식 자격이 부여됩니다. 따라서 총회와 지방회를 개최하기 전에 소위 말해, ‘이 사람이 어떠어떠한 직위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각각의 교단(교파)마다 다르겠지만,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의 정식 전도사가 되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목사가 되는 과정은.. 제가 목사 안수를 받을 즈음에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하하) 첫째, 해당 교단에 속한 신학대학(혹은 신학교)의 신학과 학부를 졸업하거나 복수전공을 했다. 둘째, 해당 교단에 속한 신학대학원(Master of Divinity, 약칭 M.Div. 과정)을 졸업했다. 셋째, 타 교단의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했으나, 사역을 기성 교단에 소속한 교회에서 하고 있다. 물론, 교단 헌법을 직접 보면 더 상세한 내용도 나와 있지만, 대략적으로는 이 정도입니다.



     저는 여기에서 첫 번째 경우에 속합니다. 해당 교단에 소속한 신학대학교의 신학과 학부를 졸업하였기에, 정식 전도사 자격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사실, 이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나름 큽니다.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전도사 사역 경력’이 일정 기간 이상 있어야 합니다. 성결교단(기성)은 4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죠. 그런데 이때 사역한 것으로 인정하는 기간은 ‘정식 전도사 자격을 갖춘 이후’부터 계산합니다. 정식 전도사 자격이 없는 상태로 사역을 아무리 오래 하여도 카운트가 되지 않는 것이지요.


     저는 군대에 입대하기 이전에 약 1년 6개월 동안 교육전도사로 사역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교회의 목사님과 성도님들에게는 ‘전도사’로 불리었죠. 하지만 그때는 정식 전도사 자격이 없었습니다. 학부 2학년~4학년인 시기에 사역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당시에 제가 전도사로 청빙된 것은 ‘정식 절차’라기보다는 ‘사역 현장의 관례이자 교회 사정의 필요’에 의하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 사역 기간은 저에게 있어서도 ‘정식 전도사로서의 공식 경력’이 될 수가 없겠지요.



     각 지역마다 진행되는 정기 지방회에서 전도사 승인 과정이 이루어집니다. 그전에 심사를 위해서 이틀 정도 사전 모임을 합니다. 여기에서 하는 일은 대략 이렇습니다. 우선, 첫째 날은 ‘서류 점검’을 합니다. 전도사 자격을 발급해달라는 말을 공식적으로는 ‘전도사 승인 청원’이라고 하는데요. 전도사 승인 청원서를 작성할 때는 여러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종류로 따지면 약 10개 정도가 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교단 관계자님이 아주 상세하게 알려줄 겁니다.


     이 문서들을 잘 취합하고 작성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에 점검을 여러 번 하는 것이고요. 혹시나 독자분들 가운데에 전도사 승인 청원을 해야 하는 단계에 있는 분이 계시다면, 한 가지 유용한 팁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건 바로 제출한 모든 서류의 파일이나 스캔본을 미리 모아두고, 그것을 이메일에서 ‘내게 쓴 메일함’에 저장해놓으라는 것입니다. 막상 지방회 사전 모임에 갔는데, 필요한 서류 중에서 뭔가를 잘못 기입했다거나, 빠뜨린 게 있다면, 교회 혹은 집까지 다시 갔다 와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혹시라도 거리가 멀다면 매우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죠.


     또, 지방회 심사 기간에는 항시적으로 자신의 ‘도장’과 ‘증명사진(저의 경우에는 반명함판)’을 구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상외로, 자필 서명을 인정하지 않고 도장 찍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날에는 면접 심사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면접인 만큼, 약간 긴장을 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면접 시간에는 그렇게 압박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압박 면접이나 심층 면접이라기보다는, 서류를 확인하면서 전도사 지원자들의 솔직한 느낌 정도만 묻는 정도였습니다. 이건 지방회마다 다르다고도 하는데, 대개는 무난하게 큰일없이 면접이 진행되는 듯합니다. 아, 하지만 목사 안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면접은 이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번 에피소드가 글로 남길 만큼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거나, 복잡한 일은 아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한번 겪었기에 그런 것일 테고, 나중에 이 과정을 맞닥뜨리는 누군가는 막연함을 느낄 수도 있겠죠. 그런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썼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혹여나 전도사가 되려고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름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더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질문 주시면 언제든지 답변해드릴게요.


저녁에는 읽다 만 책 한 권을 마저 읽었습니다. 거기에는 이런 구절이 적혀 있더군요.


“글쓰기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그건 타자를 위한 것이라고 나는 말했다... 이 기록들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나도 남겨질 이들을 위한 것이다.”  - 김진영, <아침의 피아노>, 한겨레출판, 2018, p.242.


제가 했던 작은 경험과 그것을 기록한 짧은 글이, 훗날의 누군가에게 도움과 위안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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