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준수 Dec 20. 2024

작은 디테일,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

(부제: 대표가 알아야 할 일잘러와 일못러의 진짜 차이)

기업이 작고 사소한 디테일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회사의 성패를 가른다. 최근 만난 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통해 그 차이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30대 초반의 유능한 직장인 H는 전 직장과 현 직장에서 극명하게 다른 경험을 했다. 전 직장에서의 상황은 이랬다.


 “입사 첫날, 노트북과 출입 카드를 받았습니다. 자리는 먼저 온 사람이 원하는 곳에 앉는 방식이었고, 온보딩은 동영상으로 진행됐어요. 며칠 후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내일 전체 회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공지를 받은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회의에 갔습니다. 그런데 회의실에서 옆에 앉아 있는 분들이 저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았어요. 그냥 ‘한 명 더 왔나 보다’라는 느낌이었어요.”

H는 첫 열흘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했다고 한다. “왜 이렇게 설명도 없고, 방치된 느낌일까?”


반면, 최근 이직한 회사는 완전히 달랐다.
 “지원 과정에서 궁금한 점을 이메일로 보내면 그날 바로 회신이 왔어요. 피드백이 늦어질 경우에도 ‘내일 알려드리겠다’고 짧게라도 답변을 주더라고요. 합격 통지 이메일도 인상적이었어요. 이메일에 제가 속할 팀과 멘토 상사의 이름, 부서, 그리고 사진까지 있었어요. 심지어 저보다 조금 먼저 입사한 버디(Buddy)의 정보도 포함돼 있었고요. 이전 회사처럼 막막한 시작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외부에서 보기엔 비슷한 규모와 성격을 가진 두 회사였지만, 내부의 차이는 엄청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만약 지인이 이 두 회사 중 어디로 가야 할지 묻는다면,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어쩌면 전자의 기업은 장래 CEO나 중요한 거래를 놓칠지도 모른다.


최근 나 역시 몇몇 기업과 기관들과의 비즈니스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긴급하게 요청해오던 곳 중 내가 진행이 어렵다고 답신을 보냈는데, 이후 추가 답변조차 없는 곳이 꽤 있었다. 요청할 때의 긴급함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앞으로 나는 이런 곳들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지 않을 것 같다.


현업은 늘 바쁘고 우선순위가 많다는 건 안다. 하지만 고객이나 거래처, 혹은 신입사원에게 하는 작은 응대와 피드백이 그 기업의 문화를 대변한다는 건 분명하다. 작은 디테일은 기업의 첫인상을 결정짓고, 나아가 브랜드와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GM의 알프레드 슬론은 매년 두 차례 지방 서비스 센터를 불쑥 방문해 2주간 근무하며 문제를 직접 파악했다. 이후 조사 내용을 전 직원과 공유하며 현업에 반영했다.
 또, 미국의 한 유명 병원은 본부 직원들이 매년 1박 2일간 지방 계열 병원에 ‘환자’로 입원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환자의 입장에서 병원의 경쟁력을 평가했다.


기업 대표나 리더라면 최일선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파악할 시스템과 노력이 필요하다. 직원들이 고객을 어떻게 대하고, 피드백은 제때 이루어지는지 점검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작은 디테일이 모든 것을 바꾼다.


적용질문 

1. 최근 경험 중 고객이나 거래처와의 상호작용이 유쾌했던 순간과 그렇지      않았던 순간을 떠올려보라.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들었는가? 이      교훈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2. 내가 속한 기업이 고객을 대하는 태도를 평가한다면 10점 만점에 몇 점을 줄 것인가? 구체적 이유와 대안은      무엇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