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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년차 경력자들이 실패하는 3가지 이유(직원편)

부제: 당신의 한계와 대표의 기대를 넘어서라

by 전준수

인정받던 경력자들이 기대를 안고 이직하지만 성공보다는 실패가 훨씬 많다. 셋 중 두 명은 실패한다.

왜 그럴까?


17년차 직장인 A, 그는 다섯 번의 이직을 통해 나름 성과를 잘 내고 인정받아 왔다. 이번에도 자신감이 있었다. "이번에도 내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어." 비록 익숙하지 않은 산업 분야였지만,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대표와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고, 현재 직책 레벨에 맞게 일하지 못했으며, 과거 이력 대비 성과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1년 만에 다시 이직했다.


이것은 A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슷한 경력자들이 생각보다 많이 실패한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관찰과 경험을 바탕으로 세 가지 이유로 정리해본다.


(1) 이전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실수

"예전 방식이 통할 거라고 착각한다."


15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고 나름 성공을 경험한 사람들은 자신만의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이직 과정에서 이력서를 작성하고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그 자신감은 더욱 곤고해진다.

그러나 새로운 회사는 이전과 시장 환경, 조직 문화, 사람들이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력자들은 전의 성공 방식을 고스란히 적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옮긴 직장은 모든 것이 다르다. 거기에 더하여 대표도 나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경력자가 해주기를 원하는 것도 있어서 뜻대로 하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유니콘 기업을 창업한 사람이 두 번째 창업에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미국에서는 페이팔 창업자, 샘 울트먼, 일론 머스크 등 몇몇 예외가 있지만, 대부분은 두 번째 창업에서 실패한다. 한국에서는 성공사례가 더 드물다.

성공은 운, 시장 상황, 행운의 네트워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 번의 성공이 모든 곳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성공의 기본 원리는 가져가되, 성공 방식은 버려야 한다. 새로운 곳에서 내외부 고객과 시장에 대해서 제로 베이스에서 접근하고, 호기심을 갖고 배우면서 자신의 역량과 경험에 접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형태의 ‘라떼’가 되고 만다.


** 한 줄 요약: 성공 경험은 다음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2) 허니문 기간에 대한 오해

"3개월 유예기간은 생각보다 짧다."


경력자로 이직할 경우, 보통 ‘3개월의 유예기간 (Provision Period)’이 주어진다.
이 때는 실력을 검증받는 시간인 동시에 "기대와 가능성" 속에서 관찰되는 허니문 기간이다.
그러나 곧바로 의심의 시간이 찾아온다.

"왜 저 사람을 뽑았지?" 성과가 없거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면 대표의 기대는 곧 실망과 의문으로 바뀐다.

그래서 ‘초기 성공 (Early Win)’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크기는 덜 중요하다.
"기존 조직에서 할 수 없었던 것을 해내는 것"이 포인트다. 제일 좋기는 경력자의 이름을 붙일만한 뭔가를 해내는 것이다.


만약 초기 3개월을 "적응 기간"으로만 생각하면 순진한 착각이다. 작더라도 분명한 성과 하나를 만들어내면 다음 6개월을 확보할 수 있다. 기대감을 실망으로 바꾸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 실행 팁:

1.작은 성과라도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라.

예) 한 영역에서 도드라진 매출 확보, 신규고객 확보,고착된 문제 해결,시스템 도입, 비용구조 해결 등

2. 대표에게 "이전에는 없던 가치 있는 일"임을 어필하라.


** 한 줄 요약: 허니문 기간에 속지 말고, 작은 승리로 존재감을 증명하라.


(3) 대표의 시간표와 본인의 시간표가 다르다

"대표가 원하는 속도와 내 속도는 다르다."


경력자들은 보통 "3개월 적응과, 1년 목표와 반기 성과"를 생각하며 이직한다. 그러나 대표의 시간표는 그보다 훨씬 빠르고 압박감이 있다.
"결과는 언제 나오죠?" 라는 질문이 나오는 순간, 이미 압박이 시작된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원래 제출 기한보다 최소 두 달, 늦어도 한 달 전에 미리 보고"하는 것이다. 반드시 대표의 기대를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직장생활의 주도권을 갖고 올 수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초안이라도 먼저 공유하면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대표의 피드백을 미리 받아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도 얻고 완성도를 올릴 수 있다.


한마디로 대부분 일 잘하는 사람은 ‘빠르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실제로, 일잘러는 이메일 회신 속도도 빠르다. 나도 CHRO할 때 경영자 대상으로 확인했고, 구글의 CHRO였던 라즐로복도 동일한 조사결과를 언급했다. 물론 빠르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나 통계가 그렇다)


** 실행 팁:

1. 2주에 한 번은 대표와 접촉점을 마련하라. 보고서, 메일, 대화 등 어떤 형태든 반드시 만나야 한다.

2. 초안 단계에서부터 빨리 피드백을 받고 방향을 잡아가라.

3. 대표의 기대를 뛰어넘어 타이밍을 주도하라.


** 한 줄 요약: 속도에서 승리하라. 당신의 시간표> 대표의 시간표> 일반인재의 시간표


** 마무리하며

"나무도 뿌리를 내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물며 사람은 더하다."
그러나 경력자에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전의 방식, 허니문 기간에 대한 착각, 대표의 시간표,
이 세 가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한다면,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적용 질문

1. (이직자) 그 동안의 경험을 돌아보라. 가장 성공적이었을 때는 언제였고, 왜 그랬는가? 그것을 지금 직장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2. (속도) 대표나 상사의 기대보다 빠르게 일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3. (경영자) 경력 입사자에게 첫 미팅 때 해줄 조언 2가지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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