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중희 Jun 28. 2022

5년에 한번씩 100일동안 열리는 축제

독일 카셀 도큐멘타에 가다


카셀 도큐멘타가 뭐야?


카셀은 독일의 중부 헤센주에 속한 인구20만의 작은 도시다.카셀은 독일 에서 하이델베르크나 괴팅엔 처럼 대학도시로 불리며 국제 컨퍼런스나 세미나등의 행사가 자주 유치 되는 곳은 아니다.

또 프랑크푸르트 처럼 외국 기업들이 많이 들어 와 있는 국제도시도 아니다.
평상시에는 조용한 독일의 전형적인 소도시다.
그러나 5년에 한번 카셀은 마치 다른곳이 된듯 낯선 모습을 가진다.
바로 국제 현대 미술 전시회인 카셀 도쿠멘타가 열리기 때문이다.
                                                                   

▲ Friedrichcianum 미술관에 설치 되어 있는 작품 바닥 에 누구나 분필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자를 적어 넣을수 있다. ⓒ 김중희


1955년 부터 시작된 도쿠멘타는 독일에서 카셀을 말하는 대표적인 수식어 이기도 하다.

카셀 도쿠멘타는 그림,사진,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현대 미술작품이 도시 전역에 거쳐 전시 되는 세계3대 비엔날레 중 하나 다.

15번째 도쿠멘타가 지난주 토요일 6월 18일 시작 되었다.

도쿠멘타 첫날 32도가 넘는 무더위 속이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쿠멘타 오프닝을 함께 했다.

6월18일 부터 9월25일 까지 100일 동안 지속되는 도쿠멘타는 다양한 전시 뿐만아니라 다채로운 공연과 워크샵등 볼거리와 즐길것 들을 함께 내어 놓는다.


▲ Fridericianum 미술관에 설치된 작품겸 사람들이 쉴수 있는 휴식공간,스페셜 교실,아트그룹 foundationClass Berlin ⓒ 김중희


더위를 뚫고 친구들과 함께 관람을 시작한 도쿠멘타는 어쩐지 달랐다.

매회 마다 다른 전시 였지만 이번 도쿠멘타 15은 기존 과는 유독 다른 정서가 느껴 졌다.

전시 전반의 기획을 우리에게 친근한 아시아 사람들이 맡아 했기 때문이였을까?

그전에는 전시 전체를 기획하고 총괄할 예술감독이 남미 또는 유럽 출신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 도쿠멘타 에서는 루앙루파(Ruangrupa) 라는 주로 자카르타 에서 활동 중인 인도네시아 아트그룹이 예술감독 으로 지정 되었고 룸붕(Lumbung )이라는 주제에 맞춰 세계 10여개의 다양한 아트그룹이 도쿠멘타에 초대 되었다.

룸붕(Lumbung)은 인도네시아의 공용 쌀 저장창고를 뜻한다고 한다.

나는 이주제를 듣고 정많은 우리네 나눔의 문화 품앗이가 떠올랐다.


이렇게 아시아 에서 총감독이 나온것 도 달랐지만 개인 이 아닌 그룹이 이끌었다는 점도 기존의 도쿠멘타와 다르고 개인이 아닌 그룹들이 서로간에 긴밀히 연계 해서 전시회 준비를 해 왔다는 것 또한 다른 도쿠멘타와는 다른 색체를 갖게 했다.


2017년 도쿠멘타 14를 마치고 한참 이번 도쿠멘타를 본격적으로 준비 해야 할 시기에 세계는 코로나가 뒤덮고 있었다.

도쿠멘타를 준비하는 과정 중에 아트그룹에 연결된 수많은 작가들은 줌으로 셀수없는 미팅을 거치며 서로의 생각들을 공유 했다고 한다.

이또한 나눔 품앗이가 아니던가?



▲ Friedrichcianum 미술관에 설치 되어 있으며 천장에 영상이 돌아 가고 있다 ⓒ 김중희


관람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


이번 도쿠멘타15는 그 준비 과정 만큼이나 전시 내용에 있어 다른 도쿠멘타 들과 차별화된다고 할수 있겠다.

기존의 도쿠멘타는 주로 관람 하는 것 위주 였다면 이번에 관람객들이 예술 작품을 함께 만들어 가는 행위가 많은 전시의 일부로 포함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매인 전시관인 Friedrichcianum 안에는 특별한 교실이 있다.나무 또는 병을 담는 박스 등으로 만든 의자 위를 사람들은 누워서 편히 쉬다 간다.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듯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를 나눈다.

그순간 그들도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또 텐트 처럼 생긴 것아래 사람들은 친구 들과 또는 가족과 함께 캠핑을 온것 처럼 드러 누워 하늘 위에 별을 바라 보듯 위를 쳐다본다.영상이 그 위에 설치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비디오 아트 에서는 음악이 연주 되고 있고 그 옆으로 달린 비디오 카메라를 통해 전시장이 비춰 지고 전시장 밖의 모습도 나온다.

동시간대의 각자의 모습을 콜라보레이션 하듯이 말이다.

또,Documenta Halle 에서는 아이들이 스케이트 보드를 탈수 있도록 작품이 설치 되어 있고

도쿠멘타 기간내에 스케이트 보드 워크샵도 열릴 예정 이다.


▲ DOCUMENTA Halle 에 비치 된 작품겸 스케이트보드장,태국 아트그룹 Baan Noorg ⓒ 김중희


기존의 도쿠멘타 에서는 전시장 에서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은 혹시라도 무엇을 만질까 걱정했다.

또 너무 어려운 주제들이라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이번 도쿠멘타 에서는 아이들도 재미 있어 할 만한 곳들이 꽤 있다.

작품들은 환경오염,전쟁,피난민,여성 차별, 등등 결코 가볍지 않은 사회적 정치적 메세지들이 대거 전시되어 있었지만 곳곳에 기발하고 유머러스 하게 해학 적으로 풀어진 전시 방법들이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 했다.


작가의 아뜰리에처럼 꾸며진 공간 앞 커다란 화면 에서 작가들이 물감을 짜고, 흘리고,바르고 붓질하는 작업 들이 상세히 나온다.옆에는 캠버스들을 쌓아 두는 곳들이 있고 마치 작가의 아뜰리에를 엿보는것 처럼 흥미롭다.어느집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차례로 와서 불러도 3D 영화 라도 보는양 움직이지를 않고 재밌어 했다.


의자들로 가득찬 공간에서는 크고 작은 재료들과 공구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무언가를 만들어 낼수가 있다.

그곳에서는 모두가 작가가 되고 도쿠멘타 전시 안에 함께 하는 것이다.


▲ 도쿠멘타 야외 전시장 중 한곳으로 WH22 설치된 베트남 정원 ⓒ 김중희


남은 도큐멘타를 기대해


원데이 티켓으로 아직 하루 밖에 만나지 못했다.하지만 이번 도쿠멘타의 주제를 또렷하게 품고 있는 또다른 곳이 있다.

그곳은 WH22 에 전시 되어 있는 베트남 정원이다.

독일 사회의 베트남 네트워크를 통해 독일로 들어 오는 사람들이 하나씩 가져온 씨앗으로

정원을 만들고 고수,옥수수,깻잎 등의 식물들을 심고 가꾸어 놓았다.

이 베트남 정원은 독일땅에 심겨진 베트남 문화 또는 아시아 문화를 뜻하는것 같아 울컥 했다.

그곳이 어디 이건 타지 에서 가족을 이루고 자리잡고 살고있는 수많은 이주민 들이 아마 도 같은 느낌을 받게  되지 않을까?

고향집을 떠난 모두는 너나 없이 낯선 곳에서는 이방인 이니까 말이다.

그 움직이는 메세지 들을 보며 아직 한참 남은 도쿠멘타를 기대 하게 된다.


전시 안에 들어있는 민감한 정치적 메세지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평론들도 있고 반유대적 이미지가 선을 넘었다는 날선 평가들도 있다.

그러나 이번 도큐멘타의 주제 처럼 서로 나누고 함께 한다면 지구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 본다.

이번 도쿠멘타15는 100일 동안 사람들의 마음 가운데 작은 희망의 씨앗을 심는 것을 바라는게 아닐까 ?

도쿠멘타15 홍보 슬로건에 실린 문구 처럼 말이다.


"예술은 단지 벽에 거는 용도만이 아니다 예술은 우리 사회 한 가운데 있다."



▲ 베트남정원에 사용된 씨앗들을 작은 나무집 안애 따로 전시 하고 있다. ⓒ 김중희


이글은 22년 6월 26일 오마이뉴스 기사로 실린 글입니다.
기사링크: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4461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