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란 카나리아가 어디여?
가자 그란 카나리아로
아침 6시 핸디와 알람시계 까지 맞춰둔 덕분에 방안 가득 알람 소리가 요란히 울려 퍼졌다.
그 팡파르 같은 소리에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 올렸다
남편은 벌써 일어나 방마다 돌아다니며 식구들을 깨우고 있었다.
새벽 두 시 넘도록 오지 않는 잠을 간신히 청하다가 4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일어나려니 잠이 잘 깨지 않았다
전날.,,
마치 소풍 가는 아이처럼 들뜨기도 했고 다녀와서 심란하지 않으려면 집 정리도 해야 되고 짐도 싸야 하고 식구들 끼니도 해 먹여야 하니 하루 종일 종종 거리며 움직여 너무 피곤한 탓도 있었다.
그러나
그란 카나리아를 가기 위해 우리는 아침 7시 40 기차를 타야 했다.
비행기는 하노버 공항에서 13시 출발이지만 공항에 최소한 2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그런데 하노버 중앙역에서 공항까지 연결되는 지하철이 공사 때문에 한 시간에 한 번만 운영을 한다는 거다
안 그래도 자주 연착하는 독일 기차이기에 불안했다
독일에서 기차가 갑자기 늦게 오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사람들은 '어! 기차가 연착 됐어!'라고 하면 도이치 반(독일 철도청) 이잖아 라는 소리를 한다.
그만큼 자주 있는 일이라 기차로 목적지에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면야 기다리거나 다른 기차를 알아보는 방법을 찾으면 되지만 기차 타고 지하철 타고 비행기 타러 왔어용~~! 하려면 이게 간단하지가 않다
여유 있는 시간의 기차를 타려고 하다 중간에 연결이 제때 안돼 한 시간 이상이 뜨면 공항 도착이 늦어진다.
그럴 바에야 가서 놀더라도 일찍 가는 걸 선택했다.
정신없이 챙겨서 집에 전등불 켜놓은 곳은 없는지 문은 다 잠겨 있는지 창문들은 잘 닫혀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가스레인지와 다리미는 잘 꺼 두었는지 재차 확인하고 기차역으로 달려갔다.
어찌나 정신이 없던지 영화 나 홀로 집에 나오는 장면 중에 온 가족이 공항으로 달려가던 장면이 떠올랐다.
다행히 우리 집 아이들은 다 커서 엄마가 위로 올려다봐야 하니 집에 두고 올 아이는 없었지만 말이다.
대신에 영화 속의 케빈 엄마처럼 어쩐지 뭔가 허전한 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아뿔싸! 핸드폰 충전기, 노트북 그리고 여행책자를 제일 나중에 담는다는 것이 거실 탁자 위에 얌전히 올려 두고 왔다.
두고 온 것은 미련이 없어야 한다 생각해 봐야 뭐하누 가지러 갈 수도 없다.
핸드폰 충전기는 기종이 같은 딸내미 것 중간중간에 빌려 쓰면 되고 노트북은 어차피 글 쓸 시간이 없을지도 모르고
여행책자는 현지에서 알아서 하는 걸로....
때로 인생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여행지에서는 사진 찍는 일이 많다 보니 폰 충전이 자주 필요했고 비슷한 시간에 배터리가 동났다. 핸드폰 없음 큰일 나는 젊은애들 충전기 얻어 쓰는 것도 쉽지 않았다.
글 쓸 시간이 넘쳐 났으며 (이 부분에서 후회막심 노트북을 챙겼어야 했는데 ㅠㅠ)
고르고 골라 사둔 여행 책자를 두고 온 것도 아쉬웠다(이 이야기는 다른 편 어딘가에 나올 겁니다)
그러나 가족 모두가 어디론가 낯선 곳으로 함께 여행을 간다는 것은 아침잠이 부족해도 두고 온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도 아무 상관없을 만큼 지속적으로 설렘과 즐거움이 재충전되어 별것 아닌 이야기로도 까르르 웃게 된다.
낙엽 굴러가는 것만 보아도 웃는다는 그때처럼...
여기서 잠깐 그럼 도대체 그란 까나리아는 어디 붙어 있는 곳인고 하면?
카나리아 제도는 아프리카 북서부 대서양에 위치하는 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다
그란 카나리아는 카나리아 제도의 7개 섬 중에 하나다.
윤 식당이라는 예능 스페인 편에서 나왔던 테네리페 섬 바로 옆에 있는 섬이다.
-자투리 역사 상식!-
재미있는 것은 카나리아 제도는 스페인 본토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있다는 거다. 스페인 본토에서 1100 킬로 미터 가량 떨어진 카나리아 제도는 위치는 아프리카 대륙이지만 스페인 땅이다. 원래 그 땅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베르베르 부족이었는데 15세기 스페인에게 정복당했다고 한다. 1420년부터 1479년까지 포르투갈 군대가 고메라 섬을 점령했으나 1479년 알카 소바스 협정에 따라 스페인이 통치권을 인정받았다. 1496년 카나리 제도의 나머지 섬들도 모두 스페인이 정복했다.-백과사전 참조-
한마디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남에 땅을 두고 네가 할래? 내가 할까? 하다 스페인 이 접수했다는 이야기
지들 땅 땡이도 넓고만 이 멀리 까지 기여와 구역을 넓하다니.. 이런 시 바쓰 같은 놈들..
이라고 속으로 욕했다.
카나리아 제도는 독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휴가지 중에 하나다. 특히나 햇빛 적고 습하게 추운 겨울에 여름과 큰 차이 없는 그란 카나리아는 카나리아 제도의 루비라고도 불린다.
제주도처럼 화산섬이며 한라산 비슷한 높이 2천 미터의 산이 있고 아프리카와 가까워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모래로 작은 사막 같은 모래언덕이 이루어져 있다 해변가 바로 뒤에.. 그 지역 이름이 마스 팔로 마스다.
그란 카나리아는 아름다운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일 년 중에 어느 때를 가도 비슷한 온도와 날씨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겨울이 성수기다.
테네리페는 파도가 높고 바람이 많아 윈드서핑 국제대회가 자주 열리고 서퍼 들의 천국이라 불린다
그래서 카나리아 제도의 섬 중에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섬이고 그란 카나리아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 그리고 조용하게 휴양을 하고 싶은 연세 지긋한 분들 또 트레킹을 좋아하는 트레커들이 선호하는 섬이다.
우리는 사실 그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남편이 심혈을 기울인 생애 처음 별 다섯 개 호텔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김씨네는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출발해서 하노버 공항에서 게임하다, 책 읽다, 커피 마시다, 뭉개다 주체할 수 없이 남아도는 시간을 보내고 장장 다섯 시간을 날아 카나리아 제도의 그란 카나리아 섬에 도착했다.
남편이 입이 마르게 이야기하던 별 다섯 개 호텔을 드디어 마주 했다.
흡사 수도원 같기도 하고 예배당 같기도 한 건물이 번쩍이는 별을 다섯 개 씩이나 조로 미 붙인 늠름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겼다.
이거슨 호텔인가? 예배당인가?
7시 어디선가 종소리가 덩덩 하고 울릴 것 같았다.
다음 편에 계속...
안녕하세요 캇뜨 장인 김 자까 인사드립니다.
이번 편에는 도대체 그란 카나리아가 워디여? 하실 분들을 위해 설명을 조금 보탰습니다.
유럽에서는 카나리아 제도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휴가지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곳이기도 하고 어떤 곳인지 알려 드리면 여행기에 더 재미가 실리지 않을까 싶어서요
너무 낯선 곳은 상상도 잘 안되잖아요.
그 덕분에, 사실 비행기 안에서 재미난 일이 있었지만 그 이야기까지 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많아 급하신 분들 "워매 가다 죽겄네!" 하실까 봐 그 이야기는 캇뜨 하고 에필로그에 모시겠습니다.
다음 편은 사막이 나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