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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탈리아 번개 여행

자동차 여행이 어려운 이탈리아... 그 이름 은 트리에스테

by 김중희

크로아티아에서 넷째 날 이던
금요일 오후~
중세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나던 곳
도시가 하나의 박물관 같던
크로아티아 포렉, 포레치
에서
멋진 시간을 보낸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이제 나머지 일정을 어떻게
유용하게 보낼 까? 에 대해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했다.

이제 우리 휴가의 남은 날은 아쉽게도
토요일 , 일요일 달랑? 주말 이틀
뿐이었다.
왜냐 하면
그다음 주 월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독일로 향 해야 화요일까지 베를린으로
가야 하는 큰 아들의 일정에 맞출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여행하는 동안의 시간은 언제나

짧은 순간의 찰나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가족 여행 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래서
우리는 남은 토요일은 근처 바닷가로
일요일은 풀라에서 놀면서 짐 싸고
월요일 아침 일찍 독일로 향한다는
여행 마지막 계획을 알뜰 살뜰히
세워 놓고
그날
금요일 오후부터 저녁 시간은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국경에
가까이 인접 해 있는
이탈리아 트리에스테로 놀러를 다녀
오기로 했다.
겁도 없이 말이다.

우리가 머물고 있던 크로아티아 풀라에서
약 160 킬로미터 떨어져
있던
일리 커피의 본 고장인 이탈리아 트리에스테는
항구 도시로 이나라 저나라 가 인접해 있는
위치 덕분에 예전부터 교통의 요지로
국경 넘어 거쳐 가는 도시로
유명한 동네다.
그러니
이탈리아의 밀라노, 베네치아,
로마 등의 수많은 관광지와 는 다르게
한국 관광객 들도 트리에스테 시내 안에서
거의 볼 수 없었고
크로아티아 풀라에서 그렇게 자주
마주치던 독일 관광객과 독일 차 들 또한
찾아보기 어려운
그야말로 이탈리아 본토 사람 들만
바글 바글 한 곳이었다.

마침
가까운 곳에 이탈리아의 자그마한
도시 가 있으니 후딱 하니
가서 이탈리아노 피자 나
먹고 올까 ~?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무작정 쉽게 찾아온 트리에스테 에는
생각처럼 자동차로 들어오기 만만한
동네가 절. 대 아니었다.
해서 ~
우리가 여까지 뭐 하려고 왔을꼬~?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데 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왜?
골목골목 작은 길 들을 앞 뒤 차들이
바람을 일으키며 쌩쌩 거리고 달리는데..
여기가 자동차 경주장 이던가? 싶은
속도 들이었다.
게다가
그 좁은 자동차 들 틈 사이를
여기저기서 빠르게 툭~툭 튀어나오는
오토바이들이 얼마나 무 서븐 속도로
질주를 해대는지...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들과 버스 들
사이사이로
영화 에서나 보던
오토바이가 몸을 낮추고 땅바닥
까지 옆으로 뉘이며 부르릉~쌩~~
속도를 내고 추월하는
오싹한 장면 들을 수도 없이 보게 된
우리는
그야말로 광란의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길바닥에서
차를 돌려세울 수가 없어

시내를 몇 바퀴 째 돌고 있었다.

그렇게 움찔움찔 ~
발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며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총알 같은 오토바이 들과
곡예를 하듯

아슬아슬 한 자동차 운전자 들의
기막힌 질주에 혀를 내두르던
우리 눈 앞에 반가운
주차장 표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 우리는
이탈리아노 피자고 뭣이고 간에
일단
다시 크로아티아 숙소로 돌아가려면
내비게이션을 입력하고
아이들
화장실이라도 다녀와야 하지 않겠는가?
싶어
차를 주차장에 세우기 위해
깜빡이 켜고 유턴을 하기 위해
옆 길로 들어섰다.
난데없이 쿵~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휘~익 하고 다른 방향으로 도는 거다
오. 마. 이 갓.뜨~

헉~
이 거이 도대체 뭔 일이 라냐~
간신히
정신을 붙잡아 차리고 보니
어디선 가에서 튀어나오신
이 이탈리아 아낙네가
깜빡이 넣고 유턴하려는
우리 차를 과감히?
들이박으신 거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말이다.
이 당황스럽고 황당한 시추에이션에도
우리는 우선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그리고
차에서 내린 우리를 향해
빠른 이탈리아 말로 뭣이 어쨌다고
쏟아 내는 이탈리아 아줌마와 우리는
어쨌거나
영어로 대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아줌마 계속 이탈리아 말로 뭐시라
구시렁구시렁 하다가
영어로
오우 독일~한마디 했고
(그 안에 분명 독일에서 오셨나요?
부터 시작해서 많은 뜻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ㅎㅎ)
어쨌거나
쌍방 간에 몸살 하는? 영어 단어 몇 개로
어찌어찌 의사소통이 되고
우리는 사고가 났으니 당연한 수순인
경찰을 부르기로 했다.
이탈리아 경찰 번호가 몇 번 인지도
모르는 우리는 당연히 그 아줌마가 전화
하는 것을 지켜보며
이탈리아 경찰이 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트리에스테 한 복판에서...
이것이 총체적 난국의 시작 임을
꿈에도 모른 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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