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의 법칙

지은이 / 존 마에다 | 옮긴이 / 윤송이

by Joong

단순함의 법칙
1판 7쇄 발행 / 2010년 9월 15일
지은이 / 존 마에다
옮긴이 / 윤송이
펴낸곳 / 럭스미디어(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도시 513-7 우편번호 413-756)


- 이 책은 단순함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단순함과 관련된 많은 질문이 담겨 있다. [7p]


- 흔히 첨단 디지털 기술로 가능해진 편리함을 비인간적이고 획일적인 물질문명이라 폄하하면서 휴머니즘과 사람의 본질을 더 중시한다는 의미로 ‘나는 아날로그적인 삶이 좋아’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은 삶의 군더더기를 없애고 기본에 충실할 수 있게 해 주는 수단일 뿐이다. 디지털 오디오 CD는 소수에게만 허용됐던 비엔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저렴한 가격에 실제와 매우 근접한 품질로 감상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이런 기술을 사용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소비자의 몫이다. [10p]


- 나는 예술가로서 ‘거기 있기 때문에’ 산을 올라간다는 정신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사실은 이메일을 보내거나 개인적으로 단순함을 더욱 잘 이해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해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20p]


- lawsofsimplicity.com [23p]


- 주로 IC칩으로 인해 현대사회의 물건이 더욱 복잡해지기도 하지만, 또 그 덕분에 무시무시하게 복잡한 기계가 귀엽고 작은 알사탕 크기로 줄어들 수도 있다. 물건이 작아질수록 그 기대치가 낮아지고, IC칩이 많이 내장되어 있을수록 성능이 높아진다. 휴대폰 내부의 IC칩과 전 세계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무선기술시대가 등장하면서 그러한 성능이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다. 이제는 커다란 물건은 복잡하고, 작은 물건은 단순했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다. [30p]


- 제거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없애고, 상품을 가늘고, 가볍고 얇게 만들었다면, 이제 두 번째 방법을 사용할 차례다. 단순 무식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복잡한 것들을 감춰 버리는 것이다. 스위스 군용 칼은 사용하고자 하는 도구 하나만 꺼내 놓고, 다른 칼날과 드라이버를 숨겨 둘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 ‘숨기기’ 기법을 활용해 만든 대표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32p]


- 좋은 디자인은 복잡함이란 속성을 사용자가 어쩔 수 없이 끌려가고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위치를 켜고 끄듯이 자유 의지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34p]


- 세부적인 것에서 시작해 전체 분류 구조를 만들어 내기위한 방법으로, 내가 특별히 고안한 SLIP이라는 절차를 소개하려고 한다. 슬립(SLIP)이란 분류하고(SORT), 이름을 정하고(LABEL), 통합해서(INTEGRATE) 우선순위를 정하는(PRIORITIZE)과정의 첫 자를 따서 만든 명칭이다.
분류하기 : 작은 포스트잇 하나에 조직할 사물들의 이름을 하나씩 적는다. 그런 다음에 포스트잇을 평평한 표면 위에 놓고 이리저리 움직여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집합별로 나눈다. 예를 들어서 오늘 내가 해야 할 긴급한 일들을 슬립 절차에 따라 조직해 보겠다. 오늘 할 일들을 생각해 보면, MIT프레스, 마하람(maharam, 텍스타일, 페브릭 기업), 피터(peter), 케빈(kevin), 암나(amna), 애니(annie), 부락(burak), 사에코(saeko), 리복(reebok), T&H, DWR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이것들을 기록한 포스트잇을 손으로 움직여서 아래와 같이 대략 비슷한 것들을 묶은 그룹을 만들 수 있다.
암나
대니
마하람
피터
승훈
부락
브렌트
와이어드
케빈
아쯔시
켈리
아이샤
리복
마이크
리즈벳
애니
앰버
T&H
사에코
DWR
MIT프레서
이름 정하기 : 각 그룹에는 적절한 이름을 붙여야 한다. 이름을 정하기 힘들면 문자나 숫자, 혹은 색깔 같은 임의의 명칭을 정할 수도 있다. 분류하고 이름을 정하는 과정을 능수능란하게 해내려면 새롭게 스포츠 종목에 입문할 때처럼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지금
2학년
1학년
현재+
새로운
가까운 것
먼 것
암나
애니
브렌트
와이어드
마하랑
피터
사에코
마이크
부락
아이샤
MIT프레스
리복
케빈
아쯔시
켈리
앰버
T&H
승훈
대니
DWR
리즈벳
통합하기 : 가능하면 서로 비슷해 보이는 그룹을 통합한다. 이 단계에서 몇몇 집합은 떨어져 나간다. 일반적으로 그룹의 수는 적을수록 좋다.
지금
연구
새로운

와이어드
애니
브렌트
마하람
피터
사에코
MIT프레스
부락
아이샤
리복
승훈
아쯔시
암나
켈리
앰버
T&H
리즈벳
케빈
마이크
대니
DWR
우선순위 정하기 : 마지막으로 남은 일은 제일 많은 신경을 써야 할 우선순위가 높은 것들을 한 개의 집합으로 모으는 일이다. 이때 파레토의 법칙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파레토 법칙에 따르면 어떤 집합이든 80퍼센트는 우선순위가 비교적 낮고, 나머지 20퍼센트만이 최우선순위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모든 일이 중요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집중
기본
다음
와이어드
애니
아쯔시
대니
브렌트
마하람
MIT프레스
부락
사에코
승훈
앰버
리복
암나
켈리
피터
리즈벳
아이샤
T&H
마이크
케빈
DWR
이처럼 슬립은 “무엇과 무엇을 묶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 자유로운 절차다. 책상 위에 어지럽게 흩어진 수많은 포스트잇 조각을 손으로 이렇게 정리함으로써 혼돈 상태를 쉽게 질서 정연하게 만들 수 있다. 이 방법을 통해 최선의 분류 체계를 찾는 것은 일종의 현명한 투자라 말하고 싶다.
슬립은 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옳고 그름이 없다. 자신이 보기에 적합하다 싶은 대로 슬립을 활용하면 된다. [41~44p]


-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 위한 슬라이드를 보일 때면 종종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세요?”라는 질문을 듣게 된다. 그럴 때에 “그쪽은 어떤 원리를 사용하세요?”라고 질문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47p]


- 어렸을 때는 기다린다는 생각 자체가 낯설게 느껴져서 참을 수 없었지만 어른이 되면 언제나 무엇인가를 기다려야 한다는 데 익숙해지게 된다.
때때로 일상적인 기다림이 한계에 다다를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수백 명의 청중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려고 이동식 디스크 드라이브에서 프레젠테이션용 컴퓨터로 중요한 파일을 복사할 때 그런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이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진행 막대는 느릿느릿 움직이다가 결국 멈춰 버릴 때 말이다. 평소 기계에 대한 신뢰가 의심스러워지고, 기계에 대한 신뢰감을 시험 받고, ‘취소’ 버튼을 누르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만드는 순간이기도 하다. 수백 명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 순간에 작업을 취소하고 다시 시작할 용기가 생기겠는가? 다시 시작하면 더 오래 걸릴까봐 두려워서 계속 기다리는 게 더 무모한 것은 아닐까?
중요한 작업은 빨리 처리할수록 더 큰 혜택을 받게 마련이다. 하지만 빠른 것은 또 비싸기 마련이다. 우체국에서 일반 우편으로 서류를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고작 39센트이지만, 다음날 도착하는 특급 우편 서비스를 활용하면 14달러 40센트나 지불해야 한다. 급행을 쓰는 대가가 40배에 이르는 셈이다. 직행 항공 노선을 타면, 갈아타는 노선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비용은 훨씬 더 많이 든다. 게다가 끝없이 오르는 연료비용과 신속함의 대가로 추가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은 시간과 비용의 냉엄한 반비례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다. [64p]


- 기다리는 시간을 얼마나 짧게 줄일 수 있을까? ↔ 기다리는 시간을 얼마나 참을 만하게 만들 수 있을까?
위의 두 질문은 SHE 법칙을 달리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즉, 한쪽은 시간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shrink)하는 질문이고, 다른 한쪽은 걸리는 시간을 어떻게 감추고(hide), 또 그 가치를 구체화(embody)해서 짧게 느끼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니 말이다. [65p]


- 우리는 ‘설명서는 필요 없어. 일단 해보자’라는 식으로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고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런 식의 접근은 결국 설명서를 숙지하고 따라 하는 경우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70p]


- 기본에 충실한다(Basic are the beginning).
충분히 반복한다(Repreat yourself often).
초조해 하지 않는다(Avoid creating desperation).
실례를 많이 활용한다(Inspire with examples).
반복하는 것을 절대 잊지 않는다(Never forget to repeat yourself).
[72p]


- 안정감을 갖고(초조함과 좌절을 피해서), 자신감을 가지며(기초를 통달해서), 자연스럽게 될 때까지 익히는 것은(반복 학습을 통해서) 모두 학습에는 필수적인 사항들이다. 영감을 받는 것은 더욱 높은 목표의 설정으로 이어지고, 적어도 내게는 그런 목표가 진정한 보상이다. 교육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부여하는 것은 어쩌면 가장 고귀한 형태의 박애행위일 수도 있다. [76p]


- 각 나라의 문화는 이 ‘관련-해석-놀라움’이란 절차가 제품에 구현되는 방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합리적인 독일의 디자인은 ‘관련-해석’의 두 단계는 충실히 따르지만 마지막에 반드시 놀라움을 주지는 않는다. 브라운 면도기는 정말 완벽하게 동작한다. 하지만 그뿐인 것이다. 한편 영국의 현대 디자인은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의 혁신적인 애플 디자인에서 알 수 있듯이 마지막에 놀라움을 주는 데 주안점을 둔다. 즐거움을 중시하는 이탈리아 디자인은 ‘관련-해석-놀라움’의 과정을 역으로 돌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79p]


- 메타포는 많은 양의 지식을 본래의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옮길 때 특별한 추가적 노력 없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하지만 메타포는 예측하지 못했던 놀라움이 주는 즐거움을 동반했을 때만 효력을 발휘한다. [80p]


- 하지만 일반적으로 ‘알아 두면 좋은 것’보다 ‘알아야만 하는 것’을 배우는 게 훨씬 쉽다. [82p]


- 어느날 다음과 같은 식으로 일려늬 사건이 발생한다고 생각해 보자. 복잡함, 복잡함, 복잡함, 복잡함, 복잡함, 복잡함, 복잡함, 복잡함, 복잡함, 복잡함, 단순함. 이렇게 되면 단순한 일이 구세주처럼 느껴질 것이다.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복잡함, 단순함, 단순함, 복잡함, 복잡함, 단순함, 복잡함, 복잡함, 단순함, 단순함, 복잡함. 이것이 가장 중요한 단순함과 복잡함의 리듬이다.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단순함. 복잡한 느낌이 어떤지 잊어버렸는데 어떻게 단순함을 느끼겠는가? [91~92p]


- 반면 디자이너들은 무에서 유가 나온다는 관점에서 여백을 보존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공백을 늘려서 잃어버린 기회는 나머지 것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빈 공간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제공되는 정보의 양이 적어진다는 것이고, 대상이 적어짐에 비례해서 관심의 집중도는 높아지게 된다. 적어질수록 모든 것을 훨씬 더 감사하게 여기게 되는 법이다. [99p]


- 하얀 공간, 혹은 ‘깨끗한 공간’을 만들면 배경보다 전경을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상생활에서는 워드프로세서에서 ‘삭제’ 키를 누르듯이 쉽게 모든 것을 삭제하기는 어렵다. 어떻게 보면 책상이 지저분해지는 것 자체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활동의 ‘맛’의 일부일 수도 있다. 물론 때로는 가까이 있는 아이의 활기찬 미소가 눈앞에 벌어진 어지러운 사태를 무시할 수 있게 해 주기도 한다. 주변의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눈앞의 문제를 다루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며, 주변 상황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필요 없어 보이는 하찮은 것에까지 관심을 가져야 할 수도 있다. [101~102p]


-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은 쉽지만 도중에 어디까지 읽었는지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표로 위치를 알려 주는 간단한 진행바가 있다면 어디까지 왔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자책에는 그런 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책처럼 인쇄된 책을 읽을 때는 그렇지 않다. 간단하게 양손으로 책의 오른쪽과 왼쪽의 남은 부분을 쥐어 비교해 보면 책을 어디까지 읽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102p]


- 최근 나는 메인(Maine)에서 도보 여행을 했는데, ‘부담 없을 정도로 길을 잃은’ 상태를 경험했다. 그때 나는 밝은 파란색 페인트로 표시된 직사각형 모양의 표식을 따라 나 있는 길을 걷고 있었다. 그 표식들은 모두 상태가 좋아서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했지만, 가끔씩은 ‘다음에는 어디로 가야 하지?’하며 멈춰 서서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보이지 않던 파란색 표식이 마법처럼 튀어나와 또다시 따라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제야 다시 발걸음을 옮겨 산을 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만족감과 안락함에 젖은 채 끝없이 이어진 아름다운 숲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내가 거닐었던 그 숲에 파란색 표식이 10배 정도 더 많았다면 길을 잃을 확률이 훨씬 줄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와 같은 표식을 직선 비슷한 애매한 모양이 아니라 진짜 화살표처럼 좀 더 상징적인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예 오해의 여지가 전혀 없도록 헬베티카(Helvetica), 영어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서체 - 역주) 100포인트 정도의 글씨체로 바위에다가 ‘이쪽’이라고 적어 두는 편이 더 낫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와 같은 표식이 지나치게 늘어나게 되면, 어느 순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숲의 가치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져 버리게 될 것이다. [103~104p]


- 왜 이와 같은 이모티콘이 발달해 왔을까? 문지 위주의 매개에서 이모티콘 같은 장식적인 요소가 널리 퍼지는 이유는 뭘까? 이는 다름 아니라 말로 대화할 때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미묘한 감정을 더 잘 표현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 때문이다. 즉, 말로 대화를 할 때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미묘한 차이를 표현하고 싶어서다. 보이지 않는 상대와 글이나 대화를 주고받다보면 일반적인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나기 쉽다. 이모티콘은 말하는 이가 얼굴 표정으로 ‘농담’이라는 사실을 알릴 수 없는 문재 대화를 순조롭고 부드럽게 이끌어 나가는 수단으로 발전했다. [110p]


- 디자이너들은 SHE와 같은 법칙을 적용해서 철저하게 단순한 상품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날씬하고 작은 상품이 SHE라는 법칙 때문에 털을 몽땅 깎인 양처럼 다소 멋없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아이팟을 장식하고 보호하는 데 쓰이는 다양한 형태의 보호 커버 혹은 액세서리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략-
액세서리를 다는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또 극단적으로 냉정해 보이기까지 하는 전자제품의 차가움에 인간다운 따뜻함을 더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112~113p]


- 애착은 사물에 쏟아 붓는 애정을 뜻하는 단어이다. 한자로 쓰면 첫 번째 글자는 ‘사랑’을, 두 번째 글자는 ‘접합’을 뜻한다. ‘사랑-접합’은 인간이 사물에게 느끼는 깊은 감정을 묘사한다. 사물의 기능이 좋아서가 아니라 사물의 존재 그 자체를 사랑하는 공생적 사랑을 의미한다. [116p]


- 메뉴를 선택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면 오마카세코스를 주문할 수 있는 초밥 식당에 가는 편이 좋다. 오마카세라는 말을 번역하면 대충 이런 뜻이다.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여기서 당신이란 초밥 요리를 담당하는 주방장을 일컫는다. 과정은 아주 간단하다. 초밥 주방장이 손님을 살펴보고, 손님의 일반적인 기질을 대략적으로 분석한다. 그런 다음에 계절과 날씨, 보유중인 생선의 종류 등을 고려하여 그 손님에게 최적이 메뉴를 선정해서 신중하게 조금식 내놓는 것이다. 주방장은 음식을 내놓을 때마다 손님의 반응을 자세히 살피고, 그 반응에 따라서 다음 메뉴를 조정한다.
오마카세의 가격은 대체로 정해져 있지만 손님 자신이 원하는 가격의 상한선을 제시해도 상관없다. 오마카세가 주는 만좀감은 가격보다는 주방장의 숙련도와 더 큰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러한 자만감은 장인으로서의 확고한 자신감, 혹은 근성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126p]


- 시스템이 사용자에 대해 많이 알수록, 사용자는 생각할 일이 줄어든다. 거꾸로 사용자가 시스템에 대해 많이 알수록, 더욱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래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다으과 같은 두 가지 관점을 균형 이쎄 조화시켜야 한다는 딜레마에 부딪치게 되다.

사용자는 시스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아야 할까? ↔ 시스템은 사용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아야 할까?
왼쪽의 경우는 사용자가 시스템에 관해 노력해서 배우고, 통달하게 된다. 오른쪽의 경우는 사용자가 먼저 시스템을 신뢰해야 하고, 그 신뢰에 대한 보상이 지속적으로 주어지게 된다. 좀 더 앞서 가는 대가를 따라간다면 매우 편리할 수 있지만 개인정보나 사생활을 조금 희생해야 한다. 그 대신, 취소하기를 포함하는 학습의 과정을 겪는다면, 차근차근 배워서 스스로 장인이 되어, 시스템에 대한 자기 자신의 지식에 의존할 수 있게 된다. 무엇을, 혹은 누구를 믿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대안들이 존재한다. [131~132p]


- 단순하게 만들 수 없는 것들도 있다. [135p]


- 충전용 배터리나 또 다른 배터리 기술은 외부 전력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는 인상을 심어 주어 자유를 가장하고 있을 뿐이다. 모든 전력은 어딘가에서 생성되어야 하고, 그 전력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려면 또 에너지가 소모된다. [152p]


- 자신의 인생 전체를 선반 하나로 압축한다면 어떤 추억을 그곳에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가? [157p]


- 10가지 법칙
1. 축소 신중하게 생각하여 축소시키는 것은 단순함을 추구하는 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2. 조직 조직해서 많은 것도 적게 보이도록 만들자.
3. 시간 시간을 절약하면 단순함이 보인다.
4. 학습 알면 모든 것이 더 간단해진다.
5. 차이 단순함과 복잡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6. 문맥 주변에 흩어져 있는 것들도 결코 하찮게 볼 수 없다.
7. 감성 감성은 풍부할수록 좋다.
8. 신뢰 단순함의 이름으로.
9. 실패 단순하게 만들 수 없는 것들도 있다.
10. 하나 단순함은 명백한 것을 제거하고 의미 있는 것만을 더하는 것이다.
3가지 비법
1. 멀리 보내기 단순하게 멀리, 멀리 보내면 많은 것이 적어 보인다.
2. 개방 개방해서 복잡함을 단순화하기.
3. 힘 덜 쓰고 많이 얻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스기우라 고헤이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