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지 말고 예초기를 사자
입추와 말복이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조금은 살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봐도 이번 여름은 정말 유별나게 더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는 어찌나 또 자주 내리는지... 우리나라 기후가 확실히 열대성 기후로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콜'과 같은 형태의 비가 자주 내립니다. 이런 뜨거운 태양과 '스콜'처럼 간간히 내리는 비. '삼한사온'도 아니고 '삼우사열'인가 봅니다. 해가 쨍쨍한 날이 2~3일 이어지다가도 또 금방 비가 쏟아지니 말입니다.
이런 날씨는 전원생활하는 초보 농부들에게 매우 좋은 날씨입니다. 굳이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알아서 비가 내려주니... 작물들이 쑥쑥 자랍니다. 덕분인지, 올해는 상추는 물론 깻잎, 호박, 감자, 가지, 고추, 대파, 옥수수까지... 심은 작물이 모두 성공적이었습니다. 초보 전원러이자 초보 농부는 저로서는 정말 신이 날 일이지요.
그런데, 좋은 일이 있으면 또 나쁜 일도 있는 법입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렸던 '풀과의 전쟁' 말입니다. 작물이 잘 자란다는 얘기는 곧 잡초들도 엄청나게 무성하게 자란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2주 정도만 관리를 하지 않으면 잡초들이 정원을 뒤덮습니다.
그런데 또 정원 관리를 하기는 얼마나 힘든가요. 해가 쨍쨍하니 4시는 지나야 정원으로 관리를 하러 나갈 수 있습니다. 선크림을 아무리 발라봐야 별 도움도 안되고요.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이라 휴가도 안 다녀왔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어디 다녀왔냐는 얘기를 들어야 합니다.
이런 힘듦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예초기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예초기 하면, 군대 있을 때 작업 나가서 자주 돌려본 기억이 납니다. 시동을 걸기 위해 기름을 넣고 줄을 당겨서 시동을 걸었던 기억입니다.
예초기를 살 생각을 하니 다시 군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더군요. 그 무거운 예초기를 사서 기름 냄새 풀풀 풍기면서 예초기를 돌려야 하나 싶었는데... 역시 시대가 바뀌면 많은 것이 바뀌듯, 예초기도 바뀌더군요.
저의 전원생활의 필수품 '쿠팡'에서 예초기를 검색했습니다. 대부분 기름 예초기들이었는데 전동 예초기가 하나 보이더군요. 덕분에 전기로 하는 예초기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쿠팡의 전동 예초기는 고객들의 리뷰가 너무 안 좋아서 망설이게 됐습니다.
쿠팡에서 찾는 게 없다. 그럴 때는 네이버 쇼핑으로 갑니다. 네이버 쇼핑은 네이버 멤버십에 가입하면 꽤 많은 적립금을 주기 때문에 쿠팡에 없을 때 주로 네이버 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곤 합니다. 저는 정말, 초보 전원생활을 하면서 쿠팡과 네이버 없으면 정말 피곤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튼, 네이버에서 전동 예초기를 검색하니 가장 많이 알려진 전동 예초기는 밀레트 예초기였습니다. 블로그 글들이나 리뷰를 보니 쿠팡에서 본 예초기보다는 훨씬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0만원이 조금 넘습니다.
그래서 바로 질렀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드디어 밀레트 예초기가 도착했습니다. 다소 촌스러운 색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차피 정원에서만 쓰는 거라 별 상관은 없었습니다. 풀이 잘 잘리기만 하면 됩니다.
처음에 조립을 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대표 '똥손'인 저도 금방 조립할 수 있을 정도로 쉽습니다. 저는 정말 손재주가 없는 편인데도 별 문제 없이 했으니, 대부분의 독자님들도 다 가능하실 겁니다.
제가 이 밀레트 예초기를 선택한 첫번째 이유는 플라스틱 칼날이라는 점입니다. 쇠칼날이 더 잘 잘리기야 하겠지만, 군 시절 예초기 날이 튀는 모습을 몇번 본터라 집에서 쇠칼날을 사용하기는 많이 겁났습니다. 물론 나일론 줄이 더 안전할지도 모릅니다만, 일단 플라스틱 칼날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두번째는 역시 간편한 작동. 예초기를 조립하고 기름 붓고 하지 않고 배터리 충전해서 사용하면 30분가량은 문제없이 작업이 가능합니다. 예열 등 준비시간이 없다는 점이 최고 장점입니다.
그 외에도 장점이라고 하는 길이 조절, 헤더를 7단으로 조절할 수 있고 손잡이도 9단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사용해보면, 조절이 된다는 점이 편하기 합니다. 근데 사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거 같긴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실 절삭력이라고 하나요? 풀이 얼마나 잘 잘리느냐 아니겠습니까. 처음 사용해본 결과, 상당히 만족도가 높습니다. 근처에 대기만 해도 잘 잘립니다. 물론 풀이 더 무성하면 잘 안 잘릴 것 같긴 한데... 정원에 난 잡초 정도를 날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입니다.
게다가 예초기가 많이 가벼워서 중간에 쉬지 않고 30분 작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여름에 예초기를 돌리면 땀이 뚝뚝 떨어지긴 합니다. 하지만 팔이 아파서 쉬어야 하는 일은 없습니다. 예초기를 다 사용한 이후에는 모터헤드에 붙은 풀들을 물로 씻어내거나 닦아내면 정리도 쉽습니다.
저는 정말 '강추'합니다. 제가 밀레트 예초기를 사고 지금까지 딱 2번밖에 써보지 않았지만, 이 녀석 정말 물건입니다. 저와 같은 초보 전원러들이 정원관리를 할 때 정말 딱 필요한 물건이네요. 조금만 익숙해지면 여성분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풀과의 전쟁은 네이버 쇼핑에서 산 '밀레트 예초기' 덕분에 한결 수월하게 승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할 일은 많아요. 잡초는 어디에나 있고, 보이는 대로 수시로 뽑아야 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