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
이웃이 부자가 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큼
당신의 재무적 판단력을 흐리는 것은 없다
- 존 피어폰 모건
브런치라는 매체를 통해 내 생각도 정리하는 겸, 투자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매주 한편은 쓰겠다는 다짐을 한 적이 있다.
그 다짐은 완전히 잊혔고, 아래 글을 마지막으로 거의 1년이 지나버렸다.
나는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시작이 반이고 반은 지속되지 않는 것은 늘 있는 일이다.
그래도 생각이 났으니 글을 좀 깨작거려 봐야겠다.
내가 마지막으로 글을 쓴 작년 2025년 4월 초 트럼프는 관세로 전 세계를 상대로 깽판을 쳤다.
전 세계 주가는 크게 하락했지만 곧 반등을 하였고 그리고 기나긴 강세장이 이어져왔다.
이 강세장의 흐름을 타고 주변 사람들 모두 기쁘게도 주식으로 쏠쏠히 재미를 보고 있는 모양이다.
얼마나 '많이' 벌었냐의 문제이지, 돈이 줄었다는 사람은 들어보지 못했다.
(이런 강세장에서는 마이너스가 나기도 힘들다)
고백을 하자면 나는 작년 하반기부터 퍼포먼스가 시장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쏠쏠하게 먹고는 살지만, 강세장의 큰 파도를 타지 못하고 시냇물에 발만 담그고 있다.
요새 나의 일과는 기업분석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이런 강세장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나의 사고방식을 몇 가지 소개해볼까 한다.
다들 돈 버는 것에 신나 있을 와중이라 관심이나 가겠냐만, 내가 읽을 용도이기도 하다.
자, 상상을 해보자.
나는 지금 아주 배가 고프다.
옆에 친구도 배가 고프면, 배는 고프지만 함께 견디는 순간들은 낭만이 되고 훗날 추억이 된다.
근데, 옆에 친구들이 저마다 두툼한 소고기패티가 든 햄버거를 맛있게 먹고 있으면, 배가 고픈 건 둘째치고 배가 아주 많이 아프다.
왜 내 배가 아플까?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나의 배고픔과 남의 배부름은 아예 상관이 없다.
그들이 햄버거를 먹는다고 해서 내가 가져야 할 햄버거를 뺏어간 것도 아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들의 DNA는 우리의 뇌에 '절대적 결핍'보다 '상대적 결핍'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친구들의 입가에 묻은 기름기는 배고픔이라는 단순한 생리적 현상을 넘어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문제로 변질된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 보자?
내 친구도 나도 빈털터리라서 먹을게 아예 없으면 둘 다 생존이 위태롭다.
내 친구라도 햄버거를 가지고 있으면, 든든히 배를 채웠다면, 굶주린 나한테 한입 내줄 기회가 있지 않을까?
나는 상대적으로 좀 뒤처져 있을지언정, 햄버거를 한입이라도 먹을 수 있다. 배고픈 와중에 얼마나 꿀맛일까.
내 친구는 배를 채워 나를 부축해 줄 힘을 비축했을 것이다.
이것은 객관적으로 내게도 좋은 일이다.
단지, 부러움을 좀 참으면 모든 것이 좋은 일이다.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님께서 어느 TV프로그램에 출연하셔서 본인이 도둑맞은 에피소드를 말씀해 주셨다.
유 추기경님은 본인의 반지를 뺏어간 그 도둑에게 "하느님이 너를 축복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경이로울 따름이다.
물론, 추기경님은 성인군자이시기에 이런 행동이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나는 내 코가 석자인 사람이라 부러움을 참아야 하는 객관적 이유를 가지고 나를 다독여야만 한다.
기쁜 소식이 하나 있다.
아까 햄버거를 맛있게 먹은 내 친구를 다시 떠올려보자.
그 친구의 햄버거는 어디서 얻어오거나 훔쳐온 게 아니다.
햄버거 가게에 가서 그 친구가 제 값을 주고 사온 햄버거이다.
햄버거 가게 사장님은 일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
배가 고프니까 나는 거기서 일을 하고, 일당을 받아서 그 돈 중 일부로 햄버거를 사 먹는다.
햄버거 가게는 또 내 친구에게 햄버거를 팔고 나는 거기서 일을 한다.
일한 돈을 모았더니 햄버거가게를 구매할 기회가 생겼다.
나는 햄버거가게를 이제 운영한다. 이제 배를 굶주릴 일은 없다.
추기경님에게 원수를 축복할 자비가 있듯, 자본주의의 생리도 생각보다 자비롭다.
돈은 생각보다 돌고 돈다.
늘 기회는 찾아온다.
나는 부러움을 참아야 하는 객관적 이유와 늘 기회는 찾아온다는 희망적 사고회로로 무장했다.
객관적으로 이번 강세장의 원인을 AI설비투자로 인한 메모리칩 수요 강세에서 찾는다.
AI를 돌리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에 GPU가 대량으로 필요하다.
GPU에는 빠른 연산처리를 위한 HBM이 필요하다.
그런데 HBM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공급할 수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뿐이다.
인간은 늘 해결책을 찾는다.
데이터센터에서 AI연산을 할 때 날쌘돌이 HBM보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정보처리를 해주는 DRAM에게 적절히 연산을 분배해 주면서 AI를 열심히 굴리게 한다.
DRAM, HBM는 만드는 족족 GPU회사, 데이터센터회사에서 구매해 가니, 반도체공장을 더 지어야 한다.
반도체공장에는 반도체 제조장비가 또 대량으로 필요한다.
제조량이 늘어나는 만큼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소재에 대한 수요도 늘어난다.
반도체의 '반' 자만 쓰여도, AI의 'A' 자만 보여도 시장을 돈냄새를 느낀다.
아주 크고 아름다운 시장의 서사이다.
시장의 서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화가 되어간다
HBM을 넘어서 USB메모리등, 데이터 보존에 쓰이는 플래시메모리도 AI에 쓰이려면 빠른 연산처리가 필요하게 된다.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은 플래시메모리의 진화체 "HBF"을 주식시장 모두가 꿈꾸기 시작한다.
그럭저럭 하던 플래시메모리 회사들의 실적도 DRAM회사들만큼 껑충껑충 뛸 거라는 꿈을 꾼다.
이 꿈이 예지몽인지 개꿈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꿈을 꾼다.
이렇게 아주 크고 아름다운 시장의 서사와 꿈이 반도체로 온 세상의 돈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지금 반도체에 몰린 돈도 어디선가 돌고 돌던 돈들이 몰린 것이다.
반도체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나지만, 덕분에 나도 햄버거 한입이라도 먹게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반도체에 모여든 돈들도 영원하지 않음을 알기에 언젠가 다른 곳에서 좋은 기회로 만났으면 좋겠다.
감사하게도 그 사이 제 브런치 글을 읽으신 분들이 투자클래스에 관한 제안을 몇 군데서 보내주셨습니다.
근데 심사 조건이 포트폴리오 공개라고 쓰여있더군요.
나름 법인으로 돈을 운용하는 사람으로서, 외부인에게 포트폴리오 공개는 불가합니다. (세무신고만 합니다)
또한 저는 누구에게 돈을 받고 투자에 관해 가르쳐드릴 특별한 노하우도 없으니 이 글도 대충 읽으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몇 푼 벌면 블로거 메르 님처럼 기부 포트폴리오로 만들 수 있을까 기대도 했습니다만...씁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