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라는 함정

by 사랑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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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깼습니다.

잠에서 깨고 시계를 확인했을 땐

3시 40분쯤이었어요.

‘오늘은 몇 분 일찍 깼구나. 일어나자.’

방에 불을 켜고

미라클 주니 방에 굿모닝 인사를 남기려고

휴대폰을 열었지요.

앗.

휴대폰에 찍힌 시간은 3시 12분.

시계 숫자를 잘못 보고 일어났네요.

침대에 다시 비스듬히 앉았죠.

‘음… 어쩌지… 다시 누울까?’

고민하는 척하면서

눈은 자꾸 휴대폰으로 가더라고요.

어젯밤 올라왔던 이웃님 글에 머물렀어요.

잠은 점점 더 멀어졌습니다.

‘아하, 오늘은 시간이 남는다.

조금만 있다가 움직이자.’

여유 있다는 생각이 떠오르자

몸이 서서히 더 기울더니

결국 다시 눕더군요.

이불을 목까지 덮고

손만 꺼내둔 채로 폰을 스크롤 했습니다.

‘이대로 머물고 싶다.’

이불의 온기가 저를 더 감싸안았고,

움직이자는 마음은 사라졌어요.

몸이 침대로 더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뭐 하는 거지?

일찍 깼으면 벌어놓은 시간을 써야지.

이렇게 버릴 거야?’

저를 야단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바로 휴대폰을 뒤집어 놓았어요.

스크롤을 멈추고, 화면을 끄고,

침대 밖으로 발을 내렸습니다.

이불이 붙잡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 온기가 오늘의 나를

이기게 둘 순 없었어요.

일단 양치부터 하고요.

물을 한 모금 마셨습니다.

미지근한 물이 목을 지나가자

몸이 “아, 깨어야 하는 시간이구나.”

하고 알아듣는 것 같았어요.

덕분에 시간이 생겼으니

명상을 조금 더 했어요.

조금 더 천천히 앉아 나를 들여다봤지요.

그다음엔

스트레칭도 급하게 하지 않았어요.

쭈욱, 쭈욱. 여유 있게 몸을 풀었습니다.

그렇게 하니

정신이 말짱하고,

에너지가 충만한 느낌이에요.

다만… 배고파요.

꼬르륵 소리가 더 커졌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하하.

3시 12분이든 3시 40분이든 상관없었어요.

중요한 건 ‘다시 눕는 쪽’이 아닌

‘일어나는 쪽’을 선택했다는 거니까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이미 한 번 이긴 사람은,

오늘도 다시 이길 수 있거든요.

몸이 느리게 따라오는 날도 있겠지만

괜찮아요.

물 한 모금,

숨 한 번, 스트레칭 한 동작이면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은 오늘 할 만큼만,

대신 포기하지 않는 쪽으로 가요.

자, 이제 활기차게 오늘을 열어볼까요.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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