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rconnect AI가 만드는 팀

by 이준영

벡터

저는 사람의 능력을 일종의 벡터로 봅니다. 누구나 잘하는 게 있으면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능력은 벡터이기 때문에 누가 역량이 더 좋다 나쁘다 이야기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벡터는 대소 비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과는 스칼라입니다. 개인과 팀의 성과는 비즈니스 임팩트로 치환해서 스칼라 값으로 만들어낼 수 있고 결국 이는 대소 비교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팀 매니징을 이렇게 봅니다. 팀의 역량도 개인의 역량과 마찬가지로 벡터로 보고, 회사에서 우리 팀에 요구하는 역량도 같은 차원의 벡터로 표현할 수 있다고 간주합니다. 둘의 내적이 비즈니스 임팩트가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더 키울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매니징이라고 봅니다.


매니징에서 해야하는 것은 두 개 뿐입니다. (1) 회사에서 우리 팀에 요구하는 역량 벡터를 잘 추산하는 것 (2) 팀원이 N명일 때, 각 팀원의 역량을 표현하는 N개의 벡터를 입력으로 받고 출력이 팀의 역량 벡터가 되는 함수 f를 디자인 하는 것

(1)은 실제 비즈니스 임팩트와 내가 생각하는 내적이 다르면 다를 수록 왜 다른지 생각하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 벡터를 수정합니다. 많은 이터레이션이 필요하고 급격히 변화하는 AI 산업 트렌드와 채용 시장 변화에 따라 요구하는 역량 벡터는 계속해서 수정이 필요합니다.

(2) 개개인의 역량을 팀의 역량으로 치환하는 함수 f를 설계하는 일 역시 중요합니다. 함수 f는 단순한 sum operator일 수도 있고, max operator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둘도 아닌 임의의 함수일 수도 있습니다. 팀의 리더가 어떤 함수를 설계하느냐에 따라 팀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팀원들과의 1:1 주기, 팀원들의 자리 배치, 프로젝트 별 인력 구성 등 아주 사소한 것들도 함수 f를 변화하게 만듭니다.


제 경험 중 하나는, 새로운 구성원이 팀에 없는 능력을 가졌을 때 f의 출력이 크게 변화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팀의 부족한 역량을 채워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더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서로가 서로보다 적어도 하나의 능력은 더 뛰어나다면, 굳이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존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언제나 우리가 아직 갖고 있지 않은 능력을 가진 분을 우대해서 찾고 있습니다.


연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 N년차니까 이 정도는 해야 하죠.”
“아직 N년차밖에 안 돼서 이런 건 좀 이르죠.”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 불편합니다.


저는 연차가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몇 년간 채용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면접과 커피챗 등으로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생각은 더 확고해졌습니다. 같은 연차라도 성장의 방향과 깊이는 전혀 달랐습니다. 어떤 것을 추구하고, 얼마나 주도적으로 성장하며, 그 결과로 어떤 임팩트를 만들어왔는지가 훨씬 더 중요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연차는 그저 숫자일 뿐이었습니다.


연차가 정말 중요했다면, 97년생인 Alexandr Wang이 Meta의 AI 책임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20살로 알려진 Diego Pasini가 Grok의 리더 중 한 명으로 임명될 수 있었을까요?


저는 커리어를 결정짓는 건 연차라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얼마나 비즈니스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커리어 개발이라는 것도, 결국은 비즈니스 임팩트를 얼마나 잘 낼 수 있을지를 가늠하기 위한 프록시에 가깝습니다. 그런 점에서 N년차에는 무엇을 해야 한다는 통념이 꼭 나쁜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하나의 방향을 제시해주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길은 아닙니다. 그리고 현재 유효한 길이 앞으로도 통할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AI 툴로 생산성이 폭발하는 시대에 다른 기준을 세워야할 수도 있습니다.

얼마나 비즈니스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커리어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Hyperconnect AI에서는 실제로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본 사람, 임팩트를 내기 위해 필요한 근본적인 하드 스킬을 갖춘 사람,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압축 성장을 이룬 사람을 주목하게 됩니다. 여러 번 임팩트를 만들어본 사람은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하드 스킬이 탄탄한 분은 더 빠르게 임팩트를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AI 업무에서 어떤 기술 스택을 써봤는지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AI 분야는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저희가 필요로 하는 기술 스택을 경험해본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경험해봤다고 하더라도 1-2년 후에면 해당 기술 스택이 중요하지 않아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도 빠르게 적응하고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즉 근본적인 엔지니어링/리서치 실력을 갖추었는가입니다. 또, 짧은 시간 안에 많이 성장한 사람은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Hyperconnect AI는 연차와 관계없이 훌륭한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계신 분들을 찾습니다. 본인의 커리어를 스스로 설계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움직이는 분들입니다. 저희 조직에서는 시니어 여부를 연차가 아닌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는 역량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연차가 적지만 시니어로 인정받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연차를 뛰어넘어 성장하고, 실력으로 인정받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창업가 출신

저희 AI 조직엔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창업가 출신이 많습니다. 네 명 중 한 명꼴로 직접 회사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죠. 물론, 원래 힘든 창업인 만큼 제대로 된 exit을 한 분은 아쉽게도 없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그럼에도 저는 창업 경험을 가진 분들을 가치 있게 생각합니다. 하드 스킬이 더 뛰어나냐고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기술 면접을 보면 부족한 부분이 드러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다른 특별함이 있습니다. 바로 극한의 오너십입니다. 본인이 어떤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본 경험이 있고, 그 경험이 습관처럼 몸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이 오너십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회고하고 배우는 분들이 있고, 더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쉼 없이 계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때로는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하는 놀라운 분들도 계십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더 성장하고 싶어하십니다.


물론 창업 경험이 없다고 해서 오너십이 부족하다는 뜻은 너무나 당연히 아닙니다. 다만 오너십을 가진 사람들은 또 다른 오너십을 가진 사람들을 만들고, 그것이 팀의 문화가 된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팀이 움직이는 힘이 됩니다.


저희 팀은 성공하면 함께 기뻐하고, 실패하면 모두가 자기 일처럼 아파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합니다. 저는 이런 문화를 가진 저희 조직이 자랑스럽고, 이런 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늘 감사하고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본 경험이 남긴 태도는 값집니다.


저는 창업 경험이 있는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혹시 창업 경험을 가진 분들 중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꼭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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