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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reestory Nov 18. 2023

영국인 남편을 위한 스콘

위로 위안 격려

그녀는 배가 만삭이 되어, 새로운 나라에 둥지를 틀었다.

여행 위시리스트에서조차 단 한 번도 올려보지 않었던 나라로의 이주였다. 그 나라의 어느 한 부분도 아는 바 없이, 얼마나 짧고 길을지 기약 없이. 그곳에서의 삶이 어쩔는지 상상도 못 한 채.

그 영국남자와 함께 하는 삶은 이미 그녀가 아는 삶의 궤도와 달랐기에, 이런 모험은 처음도 마지막도 아니리라 여자는 생각했다.


경험한 것들이 다른 둘이, 새로운 나라에 둥지를 트는 것은 흥미롭다. 피곤하다.


여자의 배가 불러올수록, 남자는 열심히 일했다.

그는 성실했으며 책임감이 강했다.

모험을 원하지만 위험을 감수하진 않는 신중한 성격의 남자다.

젊음의 용기는, 언어와 외모를 비롯해 문화가 다른 곳에서 온 이를 동반자로 선택했으나, 그것은 책임을 질 희생이 요구되었다.


그 여자는, 자주 그 남자가 안쓰럽다고 생각했다.

성실하고 예민한 남자는, 열심히 일을 한만큼 자주 두통과 눈 충혈에 시달렸다.

밀려있는 서류일이나 쌓여있는 가구 조립일들도 딱히 도와줄 수 없는 그녀는, 가슴이 무거워지면 주섬주섬 근처 마켓으로 떠난다. 낯선 단어들로 덮여있어도 용케 밀가루와 몇 가지 재료를 찾아내 집으로, 부엌으로 돌아간다.




그 남자를 위한 스콘


재료 : 중력분 300 g, 차가운 버터 80 g, 설탕 60 g, 소금 4 g, 베이킹파우더 5 g, 베이킹 소다 2 g, 생크림 240 ml


1) 가루류는 큰 볼에 넣고 스패출러로 휘휘 저어둔다.

2) 생크림과 잘게 썰은 버터는, 차가운 상태로 1)에 투하.

3) 믹서로 빠르게 섞은 후, 오븐이 가열되는 동안 반죽을 냉장고에 넣어둔다.

4) 유산지를 깐 오븐 트레이에, 밀고 접은 반죽을 원하는 모양대로 숭덩숭덩 잘라 올린다. 세련된 세모형 / 몽글한 동글 모양은 그날 그녀의 마음대로.

5) 190도로 가열된 오븐에 트레이를 넣고, 잘라낸 스콘 사이즈에 따라 18-23분 정도 굽는다.

6) 잠시 쿨링랙에 올려 한 김을 뺀 후, 버터나 클로티드 크림, 잼과 같이 내간다.



여자의 스콘은 변주가 다양하다.

남자가 피곤한 색이 짙으면 한 줌의 다진 초콜릿을.

건강을 챙겨주고 싶은 아내모드일 땐, 초콜릿 다음으로 다진 넛츠류도 한 줌.

울고 싶은 날, 럼과 섞은 물에 불린 건과일들을 넣기도 하고.

평온 한 날, 얼 그레이 티백 두봉을 뜯어 넣어 향긋함을 둘러 주기도 한다.

그녀가 그를 위해 굽는 스콘은 다양한 언어와 마음이 된다.

그 언어가 비록 남자의 귀에 들리지 않고, 명확하게 뜻을 전하지 못할지라도.

그 영국남자에게 그 한국여자는 그 남자나라의 음식으로 조용히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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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국남자에 대해 그녀가 쌓은 데이터

         & 그녀 자신에 대한 데이터


- 스콘에 들어간 견과류는 어느 쪽으로 봐도 펑키해한다.

( 떡에 올린 과일 같은 매치? 여자는 본인을 위한 스콘엔 견과류를 넣는다. )

- 플레인 스콘에 안도감과 안정감을 느껴해 한다.

( 그녀가  카페에 가서 선택 할리 없는 스콘이다.)

- 초콜릿이 들어있다는 것을 감지한 순간 미세한 미소가 떠오른다.

( 스콘에 초콜릿이 들어간 것은 그녀의 취향이 아니다.)

- 초콜릿의 양이 많을수록 대접받는 느낌을 받아해 한다.

( 초콜릿의 양이 많을수록 그녀의 손은 다른 푸딩으로 향한다.)

-다른 영미권 스콘들은 맛과 인기에 상관없이 제대로 쳐주지 않아 한다. (( 속으론 어쩔는지 몰라도!))

( 그녀는 다른 영미권의  유명 프랜차이즈 스콘서부터 매 시즌 과일 / 야채까지 창의적으로 응용해 보는 것이 즐겁다!)

- 블랙티, 얼그레이, 밀크티와 함께 하는 동안 모든 불평을 정지한다.

( 이젠 안쓰러움이고 뭐고 자주 구워야 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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