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

by 주르륵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처음엔 돈이 부족한가 싶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내 한 입 정도는 굶기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가족인가 싶었습니다.

차마 나와 같은 존재들을 탓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사랑인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연인을 만나 서로에게 애정을 각인할 때는 불행이 무어라 말입니까.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함과 기쁨이 충만했습니다.

하지만 다시금 찾아오는 이 불행을 막을 길은 없었습니다.


나의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자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의 탓도 아닙니다.

별다른 특별함 없이 그게 그런 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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