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겠어요
그런데 '멋진 신세계'에서 플라톤의 이상국가가 현실화됩니다. 도대체 어떻게 현실화시켰을까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사랑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행복과 미덕의 비결이다. 불가피한 사회적인 숙명을 사람들이 좋아하도록 만드는 훈련, 모든 습성 훈련이 목표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48쪽
모든 인간은 물리-화학적으로 평등하기 때문이죠. 그뿐 아니라 엡실론들까지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입니다. 만일 당신이 엡실론이라면 당신이 받은 조건반사 습성 훈련 때문에 자신이 베타나 알파가 아니라는 대해서 마찬가지로 감사하게 생각했을 거예요. 119~120쪽
사람들이 목적의식을 갖지 못하도록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마음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가는 사회 질서 전체가 무너질 테니까요. 357쪽
알파들로 이루어진 사회는 틀림없이 불안정하고 비참해집니다. 알파들이 근무하는 공장을 상상해봐요. 그것은 훌륭한 자질을 물려받아,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책임을 지도록 훈련을 받아 길이 든 개인들이 저마다 분리되고 상관이 없는 집단을 이루는 셈이죠. 그건 부조리한 짓입니다. 상급 대용 샴페인을 하급 병에다 부어 넣을 수는 없어요. 336~337쪽
한심하다니요?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들은 그런 일을 좋아해요. 그것은 부담이 없고, 유치할 만큼 단순하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으니까요. 쉽고 피곤하지 않은 일을 7시간 반 동안 하고 난 다음에는 소마 배급과 놀이와 자유분방한 성교와 촉감 영화를 누립니다. 그들이 더 이상 무엇을 요구하겠어요? 339쪽
그야 물론 그들이 근무 시간을 줄여달라고 요구할지도 모르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불안정과 소마 소비량의 급격한 증가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3시간 반이라는 잉여 여가는 행복의 원천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사람들은 그렇게 남는 시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따름이었어요. 339쪽
원한다면 우리들은 모든 필요한 양식을 합성시켜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린 그러지 않아요. 우리들은 인구의 3분의 1이 흙과 더불어 일하게 하고 싶습니다. 우린 변화를 원치 않아요. 모든 변화는 안정에 위협이 되니까요. 우리들이 새로운 발명들을 실생활에 적용하기를 그토록 삼가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340쪽
헌데 이곳에서는 말이에요,. 어느 누구도 한 사람 이상의 소유가 되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을 소유했다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반사회적이고 사악하다는 소리를 들어요. 사람들이 경멸하고 미워하죠. 194쪽
가족, 일부일처제, 낭만 그로 인해서 어디를 가나 배타성이 존재했고, 어디를 가나 관심은 한 곳으로만 쏠렸고, 충동과 정력은 좁다란 분출구를 통해서만 발산되었다. 82쪽
순결을 지켜야 할 이유는 어쩌고요!(존)/ 하지만 순결은 욕정과 신경 쇠약증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욕정과 신경 쇠약증은 불안정을 의미하고, 불안정은 문명의 종말을 의미합니다.(총통) 358쪽
사람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은 전체적으로 볼 때 너무나 즐겁고, 너무나 많은 자연스러운 충동들을 자유롭게 실천하도록 용납되었으므로, 사실상 저항하고 싶은 유혹이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불운한 상황에 의해서 혹시 불쾌한 상황이 일어나는 경우라면 소마가 언제라도 현실로부터 휴식을 마련해줍니다.
과거에는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여러 해 동안 힘든 도덕적인 훈련을 거쳐야만 이런 일들을 달성할 수가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반 그램짜리 정제 두세 알만 삼키면 다 해결됩니다. 359쪽
이런 사회의 모습에 치를 떨며, '존'은 다음과 같이 울부짖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자유를 전해주려고 왔습니다. 여러분은 노예로서 살아가는 신세가 좋습니까? 여러분은 자유롭고 인간다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인간성과 자유가 무엇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합니까? 321~323
왜 여러분은 모두 함께 행복하고 선량해지려고 하지 않나요? 행복하고 선량해집시다. 평화를, 평화를 찾읍시다. 326쪽
멋진 신세계를 통치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들은 미치광이가 아니다. 그들의 목표는 무정부 상태가 아니라 사회적인 안정이다. 과학적인 수단들을 동원하여 그들이 수행하는 궁극적이고 인간적이며 참된 혁명적인 혁명의 목적은 안정을 성취하는 것이다. 17쪽
전쟁을 그들의 인식을 바꾸어놓았지. 사방에서 탄저열 폭탄이 터지는 마당에 진리나 아름다움이나 지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물론 그것은 진실을 위해서는 별로 좋은 일이 아니었지. 하지만 행복을 위해서는 아주 좋은 일이었어. 인간은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필연적으로 대가를 치러야 해. 행복은 대가를 치러야만 성취할 수 있다고. 344~345
‘하지만 절대로 그런 책을 쓰지는 못할 거예요 그건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계가 오셀로의 세계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강철이 없으면 자동차를 생산할 수가 없으며, 사회적인 불안정이 없으면 비극을 생산할 길이 없으니까요. 세계는 이제 안정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행복하고, 원하는 바를 얻으며, 얻지 못할 대상은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잘살고, 안전하고, 전혀 병을 앓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늙는다는 것과 욕정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즐겁습니다. 어머니나 아버지 때문에 시달리지 않고, 아내나 아이들이나 연인 따위의 강한 감정을 느낄 대상도 없고, 마땅히 따르도록 길이 든 방법 이외에는 사실상 다른 행동은 하나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리고 혹시 무엇이 잘못되는 경우에는 소마가 기다립니다. 333쪽
‘사람이란 젊음과 번영을 누릴 때만 신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으며, 독립은 끝까지 안전하게 이끌어주지는 못한다.’ 그런데 우린 지금 종말이 찾아오기 직전까지 젊음과 번영을 누릴 수가 있게 되었답니다. 그다음에는 어떻게 될까요?
분명히 우리는 신으로부터 독립하게 되겠죠. ‘종교적인 감정은 모든 상실에 대해서 우리에게 보상을 해준다.’하지만 우리가 보상해줘야 할 손실은 하나도 없고, 종교적인 감정은 불필요합니다.
도대체 젊음의 욕망이 전혀 감소하지 않았는데, 왜 우리가 젊음의 욕망에 대한 대용품을 찾아 나서야 하나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온갖 어리석은 유희를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해서 만끽할 수 있는 판에 여흥을 위한 대용품이 왜 필요합니까?
우리의 몸과 마음이 활발하게 계속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휴식이 필요합니까? 소마가 있는데 왜 위안이 필요하죠? 사회 질서가 있는데 왜 불변하는 무엇이 필요합니까? 353쪽
웬일인지 그는 여태껏 포페를 진심으로 미워한 적이 없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따지고 보면 얼마나 포페를 미워하는지 적절하게 표현할 길이 전혀 없어서 사실상 그를 미워하지 않은 셈이었다. 209쪽
그런 종류의 관념은 그들로 하여금 지상의 선으로서의 행복에 대해서 그들이 지녔던 신념을 상실하게 하고 대신에 목적이란 현재의 인간 세계를 벗어난 어디엔가 존재하며, 인생의 목적이란 복지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을 강화하고 정제시키는 무엇 지식을 확대시키는 무엇이라고 믿게 만들지도 모를 일이었다. 27쪽
존 : 하지만 난 불편한 편이 더 좋아요
총통 : 우린 그렇지 않아요. 우린 편안하게 일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존 :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총통 : 사실상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셈이군요.
존 : 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겠어요.
총통 : 늙고 추악해지고 성 불능이 되는 권리와 매독과 암이 시달리는 권리와 먹을 것이 너무 없어서 고생하는 권리와 이투성이가 되는 권리와 내일은 어떻게 될지 끊임없이 걱정하면서 살아갈 권리와 장티푸스를 앓을 권리와 온갖 종류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으로 괴로워할 권리는 물론이겠고요
존 : 나는 그런 것들을 모두 요구합니다.
난 차라리 나 자신 그대로 남아 있고 싶어요. 불쾌하더라도 나 지신 그대로요. 아무리 즐겁더라도 남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토록 철저히 어떤 다른 존재의 한 부분이 되기보다는 진정으로 나 자신다워진다는 거죠.
사회적인 집단의 세포 하나가 아니고요. 그럼요, 지금은 누구나 다 행복하고 말고요.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행복해지는 자유를 누리고 싶지 않나요? 모든 사람의 방법이 아니라 당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말이에요. 149, 151쪽, 1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