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Futurist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부엉이 J Jul 28. 2018

스마트폰과 인공지능(3)

사물에 인공지능이 결합하면 어떻게 될까? 인공지능이 스마트폰이란 ‘사물’에 결합한 모습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를 통해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미녀와 야수’에서 요정은 성안의 사람들에게 마법을 걸어서 왕은 야수로 하인들은 촛대, 탁상시계, 찻주전자, 찻잔, 먼지털개, 옷장 등으로 변신시킨다. 도구가 된 그들은 주인공인 미녀와 왕자를 위해 행동한다. 


그 모습은 사물이 지능화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본래 사물은 수동적 존재였다. 예를 들어 주전자는 사람이 필요할 때 쓰이고, 사람의 손길이 없어지면 죽은 존재였다. 주전자는 스스로 생각해서 물을 끓이는 등 사람을 위해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능을 가진 사물은 생명력을 가져 능동적 행위자로 격상된다. 능동적 행위자가 된 사물은 ‘미녀와 야수’의 도구들처럼 사람을 위해 자동으로 움직이게 된다.   

     
인공지능은 그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과 같지 않다. 하지만 인간 지능이 수행하는 여러 기능 중 일부 기능은 수행할 수 있다. 심지어 몇몇 분야에서는 인간은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효과적으로 수행하기도 한다. 즉 인공지능이 결합한 사물은 그 인공지능의 수준만큼 지능화되어 준 행위자가 된다. 그 선두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인공지능은 스마트폰의 핵심 특성 중 ‘연결성’을 지능화한다. 사람과 사람간의 연결이, 사람과 스마트폰 간의 연결이, 그리고 스마트폰과 다른 사물들과의 연결이 지능화된다. 연결의 질과 양이 확대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만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그런데 이제 사람과 사물로 연결이 확대된다. 또한, 스마트폰의 ‘다기능성’이 지능화된다. 즉 각종 앱이 지능화되는 것이다. 단순한 음악감상이 아닌 개인 맞춤형 음악감상이 된다. 그냥 쇼핑이 아닌 맞춤형 쇼핑이 된다. 그냥 검색이 아니라 이미지를 인식하는 지능형 검색이 된다. 

     
그러면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앞서 스마트폰으로 바뀐 양상들로 그 의미를 도출하였다. 인공지능이 결합한 스마트폰에 따른 변화는 앞으로 도래할 미래이기에 그 양상들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앞서 도출한 스마트폰의 ‘의미’를 기반으로 생각해본다면, 스마트폰에 인공지능이 결합하였을 때 그 양상이 어떻게 나타날지를 대략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첫째.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었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결합한 스마트폰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을 둔 지능화된 스마트폰은 개개인의 수요와 공급을 더 원활하게 결합해 지금보다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게 할 것이다. 사람은 AI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얻고, 맞춤형 상품을 산다.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즐기고, 원하는 관계를 맺게 된다. 

     
하지만 그에 따라 스마트폰에 지금보다 더 의존적이 되며, 또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편향이 심해져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이 충분히 고도화되지 않았다면 부적절한 것을 추천하는 식으로 오히려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다. 특정 기업의 제품을 더 추천하는 식으로 인공지능에 특정한 의도성이 들어갈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둘째, 개인의 힘이 강화되었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결합한 스마트폰은 어떨까? 더욱 쉽게 원하는 정보를 수집하고, 또 표현할 수 있기에 개인의 힘을 더 강화할 것이다. 하지만 강력한 중앙권력이 없는 인터넷 공간 안에서 개인의 강화는 바람직한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강화된 영향력은 잘못된 방향으로도 전개될 수 있다. 현재도 가짜뉴스를 통한 여론조작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의 발달로 소수의 악의 혹은 조직적인 움직임이 온라인 공간에서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까지 사회적으로 더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된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셋째. 온라인 세계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는데 인공지능이 결합한 스마트폰은 그 경향을 더 강화할 것이다. 미래의 온라인 공간은 사물인터넷시대의 다양한 사물들과 연결되고 또한 동영상 콘텐츠를 뛰어넘는 가상·증강현실 콘텐츠의 등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에 따라 온라인 시장이 더 성장하고, 나중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세계의 주도권이 역전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AI 스마트폰은 사물인터넷 기기들의 중심 플랫폼이자, 콘텐츠들을 소비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전체적으로 인공지능이 결합한 스마트폰은 기존의 특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스마트폰의 특성을 더욱더 지능화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사회는 스마트폰 이외에도 3D 프린터, 로봇, 가상·증강현실 등 다른 첨단기술의 발전과 맞물리며 복합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미래의 본격적인 변화는 기존에 있는 도구들에서가 아닌 새롭게 탄생하는 도구들로 비롯된다. 스마트폰의 지능화는 혁명의 연장선이지 새로운 혁명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더욱더 명확한 미래예측을 위해서는 스마트폰만 아니라 다른 기술들과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종합하여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마트폰과 인공지능(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