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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영가와 가스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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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일전에 현대 복음성가인 CCM을 전해드린 데 이어 흑인 영가와 가스펠 몇 곡을 전합니다.


흑인 영가(Negro Spirituals)는 18~19세기 미국 남부 노예제 시기 아메리카 흑인들이 고통 속에서 불렀던 신앙의 노래입니다.

성경을 빌려 해방, 희망, 저항의 메시지를 노래했고, 가끔씩은 노예들만의 암호, 예를 들자면 Wade in the Water,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식 찬송가와 아프리카 음악 전통(콜 앤 리스폰스, 리듬감)이 결합된 새로운 음악 형식인 흑인영가는 20세기 초 가스펠로 발전하게 됩니다.

굳이 시대적으로 말하자면 교회 찬송가, 영가, 가스펠, CCM 순으로 미국을 중심의 기독교 음악이 전승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블루스와 재즈같은 음악 생성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됩니다.


Swing Low, Sweet Chariot


이 곡은 죽음을 넘어 천국으로 가는 소망, 혹은 지상에서의 해방을 간절히 원하는 노래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탈출의 은유'로도 상징되었습니다.

흑인 영가의 어머니라 불리는 Mahalia Jackson의 1959년 버전입니다.


낮게 흔들려 다가오네. 달콤한 수레여.

나를 집으로 데려가려 오고 있네.


Blues Boy King의 버전입니다.


Nobody Knows the Troubles I've Seen


신앙과 연결된 인고의 노래입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의 고통은 신만이 아신다는 고백입니다.

자기 중심을 놓지 않으려는 간절함이 깃들어 있는 듯 합니다.

풍부한 베이스 음성으로 정치적, 인권적 메시지까지 담은 폴 로베슨의 버전입니다.


내가 겪은 시련 아무도 몰라요. 오직 예수님만 아시지요.

...

어떤 날은 괜찮고, 어떤 날은 무너져요. 오, 주님.


Precious Lord, Take My Hand


절망과 고난의 순간, 주님께 손을 내밀어 인도해 달라는 기도문 같은 곡입니다.

이 곡은 마린 루터 킹 목사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곡이라고 합니다.

1968년 인종차별주의자의 총에 맞아 사망한 그의 장례식에서 Mahalia Jackson이 부릅니다.


His Eye Is on rhe Sparrow


작은 참새조차 돌보시는 하나님이 나도 지켜보고 계시다는 믿음의 곡입니다.

시스터 액트 2 영화 중 Lauryn Hill & Tanya Blount의 듀엣 버전으로 전해드립니다.


Steal Away to Jesus


흑인 영가는 일종의 암호 또는 은어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이곡은 주님께 간다는 표현이지만, 몰래 숨어 탈출하거나 은밀한 기도회를 알리는 신호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전통과 절제가 살아있는 해석으로 평가받는 아카펠라 그룹 Fisk Jubilee Singers의 버전입니다.


Wade in the Water


물속을 걸으라는 이 노래는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에서 탈출 중 물을 지나면 추적견의 냄새를 지울 수 있다라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동시에, 구약의 요단강 건너기와 연결되어 신앙적으로 ‘해방의 물결’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린 듯한 울림이 있는 아카펠라 그룹 Sweet Honey in the Rock의 버전입니다.


Just a Closer Walk with Thee


미국 남부의 전통 복음 찬송가로 1900년대 초부터 전해지기 시작한 곡입니다.

컨트리 밴드 알라바마가 따뜻하고 정겨운 컨트리-가스펠 스타일로 부릅니다.

스티브 원더와 비슷하게 생긴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연주가 인상적입니다.


나는 약하오나, 주님은 강하신 분

당신과 더욱 가까이 걷기를 원하나이다.

이 수고와 덫 가득한 세상 속에서

내가 넘어지면, 주님 외 누가 마음 써 주리이까?

내 연약한 생이 끝날 그때

부디 나를 온유하게 이끄소서. 그 언덕, 그 해변까지

당신과 더욱 가까이 걷기를 원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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