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bigniew Preisner

시네마뮤직

by 김주영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영화 음악 거장이자 작곡가 즈비그뉴 프라이즈너의 음악을 전해 드립니다.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세 가지 색 ; 블루, 화이트, 레드' 시리즈 영화로 유명한 거장 감독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Krzysztof Kieślowski)와의 협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프라이즈너의 음악은 철학적이고 명상적이며 깊은 슬픔을 간직한 선율이 특징입니다.

그는 정식 음악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레이션과 성악을 결합한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했습니다.

프라이즈너의 음악을 듣다 보면 'Van den Budenmayer'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이는 프라이즈너와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이 만들어낸 가상의 18세기 네덜란드 작곡가입니다. 실제로는 프라이즈너가 작곡한 곡들이지만, 영화적 장치로서 이 이름을 사용하여 음악에 역사성과 깊이를 더했습니다.


Concerto in E Minor (SBI 152) - Version En Mi Mineur


영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의 주제곡읋 프라이즈너 음악 중 가장 ‘순수 음악’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전통 클래식의 외형을 빌렸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상실과 내면의 붕괴를 위한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Song for the Unification of Europe


영화 '세 가지 색: 블루'에 삽입된 장엄한 합창곡으로, ‘유럽의 통합’을 노래하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이 끝내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음악으로 드러낸 곡입니다. 가상의 작곡가 ‘반 덴 부덴마이어’ 작품으로 설정되었습니다.


Tango


'세 가지 색: 화이트' 에 삽입된 곡으로 미묘한 위트와 비애가 섞인 탱고 리듬의 곡입니다.


The Fashion Show


'세 가지 색: 레드'에서 주인공 발랑틴이 패션쇼 무대에 서는 장면에 등장하는 곡으로, '볼레로(Bolero)' 리듬이 중심이 됩니다.

반복되는 드럼 비트와 현악기의 우아한 선율이 점층적으로 고조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단순히 패션쇼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영화의 주제인 '박애'와 인간 관계의 촘촘한 연결고리, 그리고 운명적인 만남을 예고하는 듯한 최면적인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Lacrimosa


절친했던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죽음을 애도하며 헌정한 레퀴엠으로, 떠난 친구에게 보내는 개인적인 애가입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성악곡이기도 합니다.


The Last Time


제레미 아이언스, 줄리엣 비노쉬가 주연을 맡은 파격적인 심리 드라마 'Damage'의 OST입니다.

'상처받은 사람들은 위험해요. 그들은 살아남는 법을 알거든요'라는 대사로 유명한 이 영화에서 프라이즈너는 절제된 관능미와 서늘한 슬픔을 동시에 담아냈습니다.

이 곡은 반복되는 미니멀한 리듬 위에 얹어진 멜로디가 멈출 수 없는 집착과 갈망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줍니다.

차갑고 시린 정서의 음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