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의 세계적인 음악가, 골란 브레고비치의 음악을 전합니다.
그의 영화음악은 이전 포스팅한 글을 참고하시고, 이번 글에서는 록 밴드와 솔로 가수로서의 음악 위주로 소개합니다.
세르비아계 아버지와 크로아티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에서 성장한 그는 복잡한 정체성으로 인한 비극을 초월하여 유고슬라비아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주장합니다.
그의 음악은 발칸 반도의 복합적이고도 복잡한 문화와 역사를 녹여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970~80년대 유고슬라비아 최고의 록 밴드인 '비옐로 두그메(Bijelo Dugme, 흰 단추)'의 리더로 활동하며 인기를 누렸고, 밴드 해체 후 에미르 쿠스투리차 감독과 협업하며 브라스밴드와 집시음악에 기반한 독창적인 음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현재는 대규모 브라스밴드와 전통 타악기 연주자들로 구성된 '웨딩 앤 퓨너럴 오케스트라(Wedding and Funeral Orchestra)'와 함께 전 세계를 누비며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앨범들에서는 아사프 아비단이나 라시드 타하 같은 세계적인 보컬들과 협업하며, 발칸의 지역색을 넘어선 인류 공통의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2017년작 Three Letters from Sarajevo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사라예보가 가진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세 가지 문화를 '세 통의 편지'라는 테마로 엮은 이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강렬한 곡입니다. 독보적인 중성적 목소리를 가진 이스라엘 가수 아사프 아비단이 보컬로 참여했습니다. Leila는 이슬람 문화권을 상징합니다. 전쟁의 상흔이 남은 도시에서, 슬픔을 털어내기 위해 추는 가장 아름답고도 처연한 춤을 노래합니다.
레이라, 춤 춰줘.
영상 속 편지 내용입니다.
이것은 제가 인터넷에서 찾은 이야기입니다.
한 CNN 기자가 60년 동안 하루에 두 번씩 통곡의 벽 앞에서 기도해 온 한 유대인 노인에 대한 소식을 듣고, 이 비범한 인물을 취재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갔습니다. 그녀는 노인이 약 45분 동안 통곡의 벽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기도가 끝나자 그녀는 그에게 다가가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저는 CNN의 레베카 스미스입니다. 어르신께서 이곳에서 아주 오랫동안 기도해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60년이 되었소.'
'60년 동안이나 하나님께 말씀을 드렸다고요? 놀랍군요. 그래서 결과는 어떤가요?'
'나는 하나님께 기독교인, 무슬림, 그리고 유대인 사이에 평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드리오. 증오와 전쟁은 멈춰야 한다고, 우리 아이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책임감 있는 존재로 자라야 한다고 말이오.'
'그래서요?'
'마치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기분이라오.'
교훈?
제 생각에 하나님은 당신의 업무 시간표 안에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일은 전혀 넣어두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그것, 우리가 함깨 사는 법은 우리 스스로가 배워야 할 숙제입니다.
— 고란 브레고비치(Goran Bregović)
1993년 개봉한 에밀 쿠스투리차 감독의 '아리조나 드림'에 삽입된 곡으로 Iggy Pop과 함께 만든 인상적인 영화음악입니다.
이기 팝의 낮고 건조한 목소리와 고란 브레고비치 특유의 몽환적이고 애수 섞인 멜로디가 만나 묘한 퇴폐미와 허무주의를 자아냅니다. 알제리계 프랑스 가수 엔리코 마시아스의 솔렌자라를 샘플링한 멜로디 라인이 친숙하면서도 이국적인 슬픔을 전해줍니다.
그가 이끌던 전설적인 록 밴드 '비옐로 두그메'의 대표곡 중 하나입니다.
골란은 비옐로 두그메에서 기타와 백 보컬을 담당했습니다.
크로아티아에 있는 고대 로마시대의 원형경기장 PULA 아레나에서의 2015년 공연입니다. 밴드의 음악에서도 브라스와 집시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유니크하고도 따뜻한 음악 색깔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마저 나를 배신했군요!
고란 브레고비치의 전매특허인 '웨딩 앤 퓨너럴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제목처럼 집시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폭발적인 브라스 연주가 돋보이며, 듣는 순간 당장이라도 잔치가 벌어지는 광장으로 안내하는 마력을 지닌 곡입니다.
영화 언더그라운드 등에 삽입되어 큰 사랑을 받은 곡으로 세자리아 에보라와 함께 부른 곡입니다.
세자리아 에보라의 짙은 슬픔이 배어있는 목소리와 고란의 서정적인 편곡이 만나, 나라를 잃은 자들의 상실감과 그리움을 아름답게 표현한 곡입니다.
질주하는 듯한 빠른 템포와 웅장한 브라스가 어우러진 현대판 집시 댄스곡입니다. "Gas, gas!"라고 외치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는 전 세계 관객들을 하나로 묶어주며, 현대적인 비트와 전통 악기가 조화롭게 어우러 질 때 얼마나 힙(Hip)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제목부터 파격적인 이 곡은 신이 인간의 모든 뒤치다꺼리를 해주는 존재가 아님을 역설하며,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라는 메시지를 냉소적이면서도 흥겹게 풀어냅니다. 웅장한 코러스와 긴박한 연주가 긴장감을 자아내는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