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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미니멀리즘과 앰비언트의 거장인 독일 태생의 영국작곡가 Max Richter의 음악을 전합니다.
특정 영화를 위해 곡을 쓴 영화음악가가 아니라, 자신의 예술적 철학을 담은 솔로 아티스트를 먼저 발표하였고 여러 영화에서 사용한 작품이 많습니다.
단순한 선율과 화음을 반복하며 미세한 변화를 주는 미니멀리즘 기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감정을 배제했던 초기 미니멀리즘과 달리, 리히터는 풍부한 서정성과 감성을 불어넣어 듣는 이에게 깊은 몰입감을 줍니다.
정통 클래식 악기(피아노, 현악 앙상블)와 현대적인 신시사이저, 필드 레코딩(일상의 소음)을 정교하게 섞어 독특한 공간감을 만들어냅니다. 그의 음악은 거창한 예술적 과시보다는 '소통'과 '치유'에 집중합니다. 스스로 자신의 음악을 '바쁜 세상을 위한 자장가' 혹은 '느린 삶을 위한 선언문'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특히 기존의 클래식을 재작곡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독창성과 친숙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뮤지션들은 기존 작품을 다양한 형태로 새로 만드는 재작곡, Cover, 리메이크는 한편으로는 완성도를 높이는 측면이 있을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작품의 전반적인 완성도를 깨뜨릴 수도 있다고 봅니다.
리히터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곡으로 전쟁에 대한 명상과 시 낭송, 서정적인 현악이 조화를 이룹니다.
이 곡은 원래 2004년에 발매된 그의 두 번째 솔로 앨범 'The Blue Notebooks'에 수록되었고, 이 앨범은 당시 이라크 전쟁에 대한 작곡가의 개인적인 고뇌와 비폭력의 메시지를 담은 일종의 '항의 앨범'이었습니다. 그런데 곡이 워낙 압도적인 감정선을 가지고 있다 보니, '셔터 아일랜드', '컨택트', '라스트 오브 어스'등의 영화 및 드라마 감독들이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OST에 삽입했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Arrival(한국 개봉명 컨택트)의 공식 음악 감독은 요한 요한슨인데, 오프닝과 엔딩에 막스 리히터의 이 곡이 삽입되었습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SF 영화 '애드 아스트라'의 메인 테마입니다. 광활한 우주의 고독을 표현하기 위해 기존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대신, 전자음과 현악기를 결합한 미니멀한 사운드를 사용했습니다. 마치 무중력 상태에서 유영하는 듯한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갑자기 인류의 일부가 사라진 세상에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다룬 드라마 '레프트오버'의 삽입곡입니다. 단조로운 피아노 선율이 무한히 반복되는데, 이는 '잊고 싶지만 잊히지 않는 기억'의 굴레를 상징합니다. 리히터의 '미니멀리즘'이 가장 감성적으로 발현된 곡 중 하나입니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의 OST로 제목 그대로 "목적지가 아닌 여정"에 집중하는 리히터의 철학이 담긴 곡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해왕성으로 향하는 긴 시간 동안 겪는 심리적 정적과 내면의 변화를 담았습니다. 멜로디보다는 '공간감'과 '앰비언스'에 집중하여 듣는 이를 깊은 명상 상태로 이끕니다.
비발디의 '사계'중 '여름' 3악장을 재해석한 곡입니다.
익숙한 원곡의 멜로디를 잘게 쪼개고 무한 반복시키는 루프(Loop) 기법을 사용하여, 원곡보다 훨씬 더 긴박하고 현대적인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고전 클래식이 현대의 '미니멀리즘'을 만났을 때 얼마나 세련되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