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대중음악

월드뮤직

by 김주영

처음 듣는데도 낯설지 않고 친숙하게 들리는 필리핀의 대중음악을 전합니다.

보통 OPM(Original Pilipino Music)이라고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실력과 역사를 자랑합니다.

스페인의 300년, 미국의 50년 식민 통치의 영향으로 유럽의 선율과 미국의 팝/재즈 리듬이 필리핀 고유의 감성과 융화되어 서구권 사람들이 들어도 이질감없는 음악을 하는 거 같습니다. 게다가 영어가 공용어이다 보니 빌보드 팝 음악 흡수가 유리했던 것이 필리핀의 대중음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었습니다. 브루노 마스,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 세계적인 팝스타 중 필리핀계가 많은 것도 이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필리핀의 전통음악으로는 가곡 형태인 쿤디만(Knudiman), 축제나 길거리에서의 현악 합주인 론달랴(Rondalla), 즉흥적이고 화려한 리듬이 강조되는 징(Gong) 합주 장르인 쿨린탕(Kulintang) 사운드를 들 수 있는데, 대체로 스페인이나 이슬람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Lea Salonga

필리핀 음악의 수준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의 주역이자,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자스민, '뮬란'의 파뮬란 노래 목소리 주인공입니다.


Freddie Aguilar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필리핀 곡으로 1978년 발표되어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번역된 전설적인 곡입니다.

필리핀어로 '아낙'은 '자식'을 뜻합니다. 방탕하게 살아온 자식을 향한 부모의 애틋한 마음을 담은 가사와 프레디 아길라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 큰 울림을 줍니다. 한국에서는 정윤선, 전영록 등 많은 가수가 번역해서 불러 국민가요급 인기를 누렸습니다.


부모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란 걸 나는 깨달아간다네


Moira Dela Torre

모이라 델라 토레의 'Torete'는 그녀를 필리핀의 '음원 퀸'으로 안착시킨 상징적인 곡입니다.

영화 'Love You to the Stars and Back'의 OST로 쓰이면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곡입니다.

'Torete'는 필리핀어(타갈로그어)로 '미칠 듯이 사랑에 빠진', 혹은 '누군가에게 완전히 매료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를 뜻합니다. '바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90년대 필리핀 밴드 'Moonstar88'의 록 스타일 곡이었는데, 모이라가 이를 어쿠스틱하고 미니멀하게 재해석했습니다. 그녀 특유의 '공기 반 소리 반' 섞인 속삭이는 듯한 보컬이 곡의 서정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Ben&Ben

현재 필리핀에서 가장 인기 있는 9인조 인디 포크 밴드입니다.

"모든 것은 변하지만 결국 치유될 것"이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풍성한 악기 구성이 특징이며, K-POP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면서 한국 팬들에게도 입소문이 난 곡입니다.


Joey Ayala

최근 필리핀 밴드들이 쿨린탕 사운드를 록이나 재즈에 접목해 'Neo-Ethnic'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데, 이는 필리핀 음악이 세계 무대에서 독창성을 인정받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Neo-Ethnic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Joey Ayala는 쿨린탕 같은 전통 타악기 비트 위에 록 기타를 얹었습니다. 원시적인 생동감과 현대적인 비트가 공존하는 독특한 리듬을 느낄 수 있습니다.


Pamulinawen

론달라는 스페인에서 유래했지만 필리핀식으로 개량된 12현의 반두리아(Bandurria), 기타, 라우드 등으로 구성됩니다. 빠르고 경쾌한 리듬감을 자랑하는데, 필리핀 사람들이 기타 연주에 유독 능숙하고 리듬감이 뛰어난 이유가 이 론달랴 문화가 생활 속에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파물리나웬은 필리핀 북부 일로코스(Ilocos) 지역의 대표적인 민요로 '단단한 바위'라는 뜻으로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냉담하고 굳게 닫힌 여인의 마음을 비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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