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개 일자리 잡아라"… 아마존에 戀書 보내는 北美도

"5만개 일자리 잡아라"… 아마존에 戀書 보내는 北美도시


- 아마존 제2사옥 치열한 유치전
까다로운 제안서 요구했지만 LA·보스턴 등 수십개 도시 도전, 토론토 등 캐나다 도시도 합류
시장실을 '워룸'으로 꾸며놓고 파격적 세제혜택 내걸고 구애

아마존 제2사옥 유치 경쟁에 뛰어든 미국 애리조나 투손시가 지난 19일(현지 시각)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에 보낸 높이 6.4m짜리 선인장.
▲ 아마존 제2사옥 유치 경쟁에 뛰어든 미국 애리조나 투손시가 지난 19일(현지 시각)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에 보낸 높이 6.4m짜리 선인장. 아마존측은“정말 멋진 선물이지만 시애틀에선 선인장이 서식하기 어렵다”며 애리조나-소노라 사막 박물관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아마존 트위터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50억달러(약 5조7000억원)짜리 사옥과 5만 개의 일자리를 잡아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제2사옥(HQ2)'을 유치하기 위해 북미 도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장과 지역 기업인들이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게 연서(戀書)에 가까운 공개편지와 동영상을 보내는가 하면 지역 신문들도 여론몰이에 나섰다. 10월 19일(현지 시각)로 예정된 입찰 제안서 마감에는 50곳 이상의 미국과 캐나다 도시가 참여할 전망이다. 미국 포브스는 "앞으로 수십년간 가장 큰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아마존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도시 50곳 이상 입찰할 듯

베조스 아마존 CEO는 지난 7일 "북미에 시애틀 본사와 동등한 수준의 제2사옥을 건설하기로 했다"면서 "유치를 원하는 도시들은 다음 달 19일까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담은 제안서를 내달라"고 밝혔다. 조건으로는 '인구 100만명 이상, 국제공항에서 45분 이내의 접근성, 좋은 대학과 인재, 75만㎡(약 22만6800평)의 부지' 등을 제시했다. 지자체를 상대로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공개 입찰을 부친 셈이다.

베조스의 발표 직후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해 시카고, 필라델피아, 보스턴, 애틀랜타 등 수십 개 도시가 앞다퉈 출사표를 던졌다. 토론토, 오타와 등 캐나다 도시들도 가세했다.

오바마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과 브루스 라우너 일리노이 주지사는 27일 지역 내 유력 인사 600여명을 망라한 '아마존 유치위원회'를 발족했다. 시카고는 이미 아마존 제2사옥을 지을 시카고 내 후보지 신청까지 마감했다. 시카고트리뷴은 "시카고는 미국 최고의 대학들을 토대로 급성장하고 있는 기술 허브"라며 노골적인 편들기에 나섰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은 학생들에게 '필라델피아에 아마존 제2사옥이 들어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라'는 과제를 내기도 했다.

아마존이 내건 제2사옥 'HQ2' 입지 조건 외

오클라호마주 털사, 디트로이트 등은 아예 시장실을 '전쟁상황실(워룸)'로 운영하고 있다. 짐 왓슨 캐나다 오타와 시장은 "우수한 인재들의 이민을 막고 있는 미국과 달리 캐나다는 인재 영입이 자유롭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조건이 열악한 중소도시들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던졌다. 애리조나 투손시는 6.4m짜리 선인장을 베조스 앞으로 보냈다. 투손시 측은 "다른 곳에서는 자라기 어려운 선인장이 투손에서는 이렇게 잘 자란다"면서 "아마존도 투손에 오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선인장을 받은 아마존 측은 "시애틀에서는 선인장이 자랄 수 없다"며 사막박물관에 기증했다. 인디애나주 게리시는 뉴욕타임스에 베조스 CEO에게 읍소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마크 보우턴 코네티컷주 댄버리 시장은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를 활용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알렉사, 아마존 제2본사는 어디에 지어야 하지"라고 물으면 알렉사가 "댄버리"라고 답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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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유치 위해서는 상응하는 대가 지불해야"

각 도시가 열띤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미국 최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아마존 유치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아마존 제2사옥을 유치한 도시는 50억달러의 직접투자와 5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 제2사옥 유치는 도시 입장에서는 성배(聖杯)와 같은 일"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2010년 워싱턴주 밸뷰에서 시애틀로 본사를 옮긴 뒤 4만명을 고용했고 지금까지 이들에게 지급한 임금만 250억달러가 넘는다. 시애틀 인구는 지난 7년간 11만명이나 늘었다. 각 도시는 아마존에 제시할 인센티브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대부분 파격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북미 도시들의 아마존 유치전에서 한국 정부와 지자체들도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아마존이 자신 있게 도시들을 경쟁에 부친 것은 일자리와 투자를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공장 총량제, 과밀억제 규제, 각종 환경 규제 등을 앞세우는 것보다 기업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주별로 법인세를 아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세제 대부분을 중앙정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지역 간 경쟁도 제한돼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30/2017093000130.html

만약 당신이 미국에 위스콘신과 같은 소도시 그리고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역)의 시장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존만 들어오면 당신의 시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그런데 아마존이 원하는 것은 공항과 가깝고 대학이 있어야 하고 도시가 100만 이상은 되어야 하고 소프트웨어 인재가 있어야 하고 세금친화적이고 범죄가 없어야 한다.

뭐 이런 조건을 아마존의 제프베조스는 제시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당신이 시장으로 있는 시는 중소도시, 범죄율 높고 대학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몇 개 없으며 공항은 더럽게 멀고 범죄천국인 되시다.

그렇다고 아마존의 본사 유치를 포기할 수 없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어린 딸들에게 돈을 준다고 치자.

단 동생이 보는 앞에서 언니에게 1만원을 준다.

그리고 조건을 건다.

동생과 나눠가져라.

그러나 동생에게 얼마를 줘야할지는 언니가 정한다.

그런데 동생이 돈을 받기 거부하면 언니와 동생 모두 돈을 못 받는다.

그렇다면 언니가 동생에게 얼마의 돈을 줄까?


결론은 아마도 5000원, 5000원씩 둘이 나눠 가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성적인 방법이 아니다.

언니와 동생이 모두 컴퓨터라면 언니는 9999원을 갖고 동생에게 1원을 줘도 받는다.

왜냐하면 동생은 거부하면 한푼도 못 받지만 동생이 받는다고 하면 1원이라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위의 사례처럼 반반씩 나눠 갖는다.

왜냐하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감정에 훨씬 더 많이 휘둘리기 때문이다.


만약 컴퓨터처럼 돈을 줬다고 한다면 기분 나빠서 아예 안갖는다 더러워서 안 갖는다. 이렇게 얘기하고 둘 다 못받게 만든다.

그러니 사람은 경제적인 문제를 판단할 때도 감정적으로 판단한다는 얘기다.


당신이 위스콘신의 시장이라면 제프베조스의 인간적인 감정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제프베조스가 인간이라면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라면 아이들을 이용할 것이다.

일단 지역방송국을 부른다.

그리고 교육청을 통해 초등학교 학생들 제프베조스에게 편지 보내기 행사를 주최하게 한다.

그렇다면 왜 제프베조스에게 편지를 보내야 하는가?

우리 도시는 아마존이 제시하는 조건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편지를 쓸 것이다.
아니 이런 편지를 찾으면 된다.

아마존의 제프베조스 사장님께
우리 집은 아버지와 어머니와 나와 동생이 살고 있다.

아버지는 포드공장이 나가고 지금 택시 일을 하는데 요즘 손님이 없어 힘들어 하신다.

어머니는 대형마트에서 캐셔로 일을 하는데 요즘 손님이 없어 다음주까지만 나오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와 아빠는 식탁에서 웃는 일도 좀처럼 없고 한숨을 쉬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아버지가 아마존이란 회사가 들어오면 일자리도 많아지고 쇼핑하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우리 엄마 아빠의 얼굴에 웃음이 돌아올 것 같다.

제프베조스 사장님 꼭 우리도시로 와서 엄마, 아빠에게 힘을 주세요.


이런 식의 편지를 잘 골라 지역방송국에서 취재를 하고 편지를 보내는 쇼를 편성한다.

그리고 프라임 시간대에 틀어준다.

그리고 아나운서는 편지를 읽어주고 시장이 아마존에 보내는 멘트를 한다.


우리 도시는 아마존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도시가 아니다.

범죄율도 높고 그렇다고 유수의 대학이 있지도 않고 공항도 없다. 그러나 이 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아마존이 오면 정말 열심히 일할 좋은 사람들이 많은 도시다.

만약 아마존이 오면 시장의 이름을 걸고 범죄율도 낮추고 대학도 유치할 것이며 세금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공항도 유치하겠다.

제발 어린이들의 꿈을 꺾지 말아달라.

이런 멘트로 시장의 멘트를 마무리 한다.


그리고 전국방송을 탄다.


아마존이 어떤 회사인가?

아마존은 B2C 회사이다.

즉 물건을 소비자에게 파는 회사이다.

그런데 이 방송을 보고 눈물 안 흘릴 소비자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쇼를 했는데도 아마존이 안 오면 아마존은 쓰레기가 된다.


한마디로 시장으로서는 꽃놀이패다.

아마존이 오면 시장으로서의 가치가 올라간다.

아마존이 안 오더라도 시장의 연임은 따놓은 당상이다.

전국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테니 말이다.


미국은 이런 스토리를 좋아한다.

아니 사람은 이런 스토리를 좋아한다.

역전하는 스토리 말이다.


조건만 맞추는 도시는 될 수없다.

아마도 이런 감정에 호소하는 도시가 아마존의 제2본사를 유치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JD 부자연구소
소장 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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