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앱 '구닥'의 역설
입력 2017-10-02 20:43 수정 2017-10-03 01:58
지면 지면정보
2017-10-03A12면
4차 산업혁명 & 기업 경영
스마트폰 사진 한 번에 24장밖에 못 찍는데…유료 앱 1위 등극
언제 어디서나 연결된 시대…시장에서 벌어진 '이상한 일' 세 가지
(1) 오히려 더 외로워 - 아날로그적 상호작용 갈망
(2) 두 번의 기회는 없다 - 순간에 관심 못 끌면 '끝'
(3) '안티'도 필요하다 - '무플'보다 '악플'이 관심 끌어 1회용 필름 카메라를 표방한 ‘구닥’이라는 유료 앱(응용프로그램)이 인기다. 발표 후 한 달 반 만에 40만 명 이상이 내려받았고, 홍콩 대만 등 8개국에서 유료 앱 1위를 차지했다. 구닥은 말 그대로 구닥다리 아날로그 카메라를 복제한 앱이다. 사진 24장(필름 한 통)을 다 찍으면 소비자는 1시간을 기다려야 다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찍은 사진을 보기 위해서는 사흘을 기다려야 한다. 예전에 사진관을 찾아 ‘인화’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이런 제약 때문에 소비자들은 한 장 한 장 신중하게 사진을 찍는다. 사람들은 이렇게 기다리는 설렘을 은근히 즐겼다.
Getty Images Bank
‘연결성의 역설’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모바일로 개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면서 예상치 못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필립 코틀러 교수가 《마켓 4.0》이라는 책에서 언급하면서 유명해졌다.
첫 번째 연결성의 역설은 연결돼 있어서 오히려 더 외로운 현상이다. 우리는 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입돼 있고, 지인들과도 24시간 연결돼 있다. 그러나 그들 간의 소통을 보면서 외로움은 더욱 커진다. 다른 연결로 소통에 몰입하지 못하고 겉돌기도 한다. 그래서 갈수록 아날로그적 상호작용을 갈망하고 이를 충족시켜 주는 서비스가 고객에게 감동을 준다. 구닥이 대표적이다.
리츠칼튼호텔이 SNS를 훈훈하게 만든 일도 같은 맥락이다. 몇 년 전 한 가족이 리츠칼튼호텔에 휴가를 왔다가 떠났는데 집에 와서야 아들이 아끼는 기린 인형 ‘조시’를 두고 온 것을 깨달았다. 아버지가 호텔에 전화했다. “우리 아들에게는 조시가 휴가를 갔다고 얘기해뒀으니 빨리 그 인형을 찾아서 좀 보내주세요.” 며칠 뒤 인형이 집으로 배달됐다. 거기에는 조시가 휴가를 즐기는 것 같은 사진이 함께 동봉돼 있었다. 조시가 골프 카트를 운전하거나 선탠을 하고, 마사지를 받는 것 같은 사진이었다. 감동한 고객이 사진과 이야기를 SNS에 공유했다.
두 번째는 연결로 인해 더 소통하기 어려워진다는 역설이다. 채널이 많아 소비자와 소통하기 더 쉬울 것 같은데 현실은 그 반대다. 너무나 많은 연결이 있다 보니 주의가 산만해서 소비자의 시선을 잡아 끌기 어렵다. 미국 국립생물공학 정보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인간이 주의를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은 8초에 불과하다.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우선 스타일과 통찰의 통합이 필요하다. 시각적으로 스타일이 살지 않으면 눈길을 끌지 못하고, 통찰력 있는 내용이 아니면 소비자를 잡아 두지 못한다. 타이밍도 중요하다. 진실의 순간이라는 말이 있다.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만나는 첫 번째 순간은 ‘검색’이다. 그 순간에 독창적인 얘기로 고객을 잡지 못하면 두 번은 없다. 그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유치원도 학교도 안가는 아이들, 스마트폰 중독이 걱정된다면…
세 번째는 ‘안티’도 필요하다는 역설이다.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 연결된 세상에서 고객의 관심은 즉각적이다. 지루하고 무료하면 그들은 바로 떠난다. 연결성 시대에는 끊임없이 브랜드와 제품을 소비자가 얘기해야 한다. 칭찬 일색의 댓글만 있는 브랜드는 고객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부정적 옹호와 긍정적 옹호의 균형 속에서 브랜드는 더욱 활성화된다. 영국 여론조사 업체인 브랜드 인덱스는 “스타벅스는 좋아하는 사람이 30%, 싫어하는 사람이 23%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싫어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활성화하는 필요악”이라고 설명했다. 부정적 옹호가 없다면 브랜드에 대한 대화는 무료하고 시시해진다는 얘기다.
전창록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나이키 플러스(Nike+)’라는 앱이 있다. 나이키는 이 앱을 통해 소비자들이 달린 거리와 속도를 기록하고, 친구들과 비교하도록 유도했다. 끊임없이 제품과 브랜드를 얘기하는 장을 제공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연결은 더 강화되고 이런 역설은 점점 더 일반화할 것이다. 이런 역설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는 통찰을 가진 기업이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스타일과 통찰이 결합된 스토리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부정적 옹호와 긍정적 옹호의 균형과 관리를 통해 살아있는 브랜드를 창조할 때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IGM 세계경영연구원·한경 공동기획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7100250071
첫 번째 연결성의 역설은 연결돼 있어서 오히려 더 외로운 현상이다. 우리는 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입돼 있고, 지인들과도 24시간 연결돼 있다. 그러나 그들 간의 소통을 보면서 외로움은 더욱 커진다. 다른 연결로 소통에 몰입하지 못하고 겉돌기도 한다. 그래서 갈수록 아날로그적 상호작용을 갈망하고 이를 충족시켜 주는 서비스가 고객에게 감동을 준다. 구닥이 대표적이다.
도시와 시골 중 어느 곳이 더 외로울까?
시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시골은 외로울 수 없는 곳이다.
시골로 이사 가면 동네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당신에게 관심을 갖는다.
동네를 돌아다니지 못한다.
하도 참견해서 말이다.
그러나 서울 한 복판을 걸어봐라.
누구 하나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있는지 말이다.
그러니 오히려 고독하려면 도시로 와야 하고 정을 나누고 싶거나 참견을 받고 싶으면 시골로 가야 한다.
SNS에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뜻은 무엇인가?
전화번호부에 많은 사람이 등록되어 있다는 뜻은 무엇인가?
어느 누구와도 소통이 안 된다는 얘기다.
무지하게 외롭다는 얘기와도 같다.
이러한 것을 이용한 것이 저런 앱이다.
저런 앱이 인기를 끈다는 것은 고객을 감동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가 돈을 쓰게 해준다는 뜻이다.
무슨 감동이 있는가?
어떤 서비스 충족이 있는가?
쓰고 나면 충족하는가?
쓰면 쓸수록 더 갈증만 나지.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는 시간낭비다.
그런데 소통한다 착각한다.
소통은 개뿔 자랑질이나 하는 사진만 찍어서 올리는데 무슨 소통인가?
부아나 나지.
오늘 같은 추석날 하와이라고 사진 찍어서 올리면 좋아요 누르는 숫자 세고 있는가?
좋아서 부러워서 누르는가?
자괴감 때문에 누르는 것이 아닌가?
사진 찍어서 올리는 사람도 그것을 보고 공감하는 사람도 소통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시간 낭비중인 것이다.
시간낭비가 아니려면 그 시간에 책을 보자.
우리의 뇌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충격을 먹는다.
그래서 항상 생각이라는 것을 시작한다.
언제 생각하는가?
평소에 생각하는가?
아니다.
생각은 컴퓨터가 고장 났을 때, TV가 안 켜질 때, 낯 선 곳에 도착했을 때, 길을 잃었을 때, 책을 읽을 때 등 우리가 평소에 겪지 못한 것을 할 때 비로소 뇌는 생각하기 시작한다.
화장실 가거나 밥을 먹거나 학교에 가거나 직장에 가거나 일을 할 때 우리는 생각을 안 한다.
그냥 습관적으로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을 하려면 낯 선 환경에 접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생각한다.
생각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그래야 스스로 발전을 하니까
JD 부자연구소
소장 조던
http://cafe.daum.net/jordan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