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rdan 조르단 Aug 12. 2022

[SMILE]#08. 서핑으로 만나는 삶, 김준용 님

행복한 사람들은 바다에 있어요. 서핑은 저에게 '즐거움'입니다.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그러려니 해요.” 초탈한 듯한 독특한 말씨에도 감출 수 없는 열정이 배어있다. 밀려났다가도 다시 곁으로 오는 파도처럼, 매일은 낯선 경험과 뜻밖의 만남, 이별과 극적인 조우가 기다린다. 예측할 수 없는 일 투성이인 물결, 거대한 바다 위 작은 점이 된 우리는 서로를 이어 부드러운 곡선이 되고, 비로소 ‘웨이브’를 탄다. 그리고 위태로운 보드 위에서 자연을 만끽하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이 놀랍고 유쾌한 풍경이 주는 환희야말로 ‘배러댄 Better than’ 서프인 걸까.





여덟 번째 미소,

<배러댄서프> 김준용 님 :)


반갑습니다! 요즘은 유난히 바다로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이죠.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제주에서 서핑을 하며 <배러댄서프>를 만들어가고 있는 김준용이라고 합니다. 뉴욕과 서울, 도쿄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어요. 그 후 현대카드와 라인에서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저만의 길과 색을 찾고자 제주로 내려와 <배러댄서프>를 만들었습니다.


‘제주’, ‘바다’, ‘서핑'. 요즘 뜨는 키워드들이 그대로 모여있잖아요. <배러댄서프>는 여러 가지 부분에서 ‘힙하다’, ‘자유롭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브랜드예요! <배러댄서프>는 어떤 브랜드인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시작이  궁금해요!  

음, 먼저 '배러댄서프'라는 이름은 6년 전쯤에 막연하게 만들어둔 이름이에요. 서핑은 한 10년 전부터 시작했는데, 도쿄에서도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서핑과 일을 같이 즐기면서 지냈거든요. 그때 서핑에 대한 기억을 남겨두고 싶어서 사진을 올릴 공간을 만들었는데요, 그게 ‘배러댄서프’라는 브랜드의 시작이었어요.



의외로 아주 개인적인 공간에서 시작된 거네요! 처음부터 이런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계획되었던 건 아니로군요.  

그런 셈이죠? 그 후 서핑 트립으로 간 발리에서 좋은 공간을 많이 봤어요. 거기서 ‘서핑 문화로 이루어진 브랜드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서핑의 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렇게 회사와 바다를 오가며 지내다가 2년 전 다니던 회사에서 번아웃이 왔어요. 많이 지쳐있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길을 가고, 좋아하는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죠. 그 막연한 생각이 결심이 된 거예요. 서핑이 품고 있는 문화나 즐거움, 여유와 휴식의 가치를 전달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요.



아, 여유와 휴식의 가치라고 하시니까 말인데 ‘서핑이 주변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는 여유를 줬다.’고 하셨던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준용 님은 서핑을 만나기 전과 후로 어떻게 바뀌었나요?  

음……. 서핑을 만나기 전의 저는 성취와 성공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큰 사람이었어요. 회사에서는 인정받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고, 늘 힘이 들어가 있었어요. 실력으로 부족한 부분이나 힘든 일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었죠. 경쟁을 하면 이기려고만 했고, 부족한 게 있다면 그럴싸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물도 성급하게 제출해서 오히려 더 지적받게 되었고……. 인간관계에도 여유가 없어서 호흡을 맞추지 않고 혼자 달리려 했던 어리석은 순간들이 참 많았어요.


정신없이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나도 모르게 내 주변도, 나 자신도 돌아보지 못할 만큼  심적으로 빠듯해지는 순간이 한 번쯤 오잖아요.

서핑을 하게 된 후로는 몸에도 마음에도 힘을 빼야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서핑도 힘을 뺄수록 더 잘할 수 있어요. 자연이 가진 힘을 받아들이고 겸손해져야 느는 운동이거든요. 그래서 그 뒤론 안 되는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나 인간관계를 맺을 때에도 속도를 조절하고, 겸손하게 대하기 시작했어요.



방금 성공하거나 인정받으려는 목표의식이 강했었는데, 서핑이 그 생각을 깨 주었다고 하셨잖아요. 지금 준용 님에게,  그리고 <배러댄서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어떤 목표의식을 가지고 쫓기보다는 즐기는 디자인과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사람과의 만남도 여유 있게 바뀌게 되었고요.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 사람과의 관계도 잘 풀리게 되더라고요. <배러댄서프>로 말하고 싶은 메시지도 마찬가지예요. 서핑이라는 액티비티가 가진 에너지, 여유와 휴식이라는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일에 매달리는 사람들, 회의에 찌든 사람들에게 조금 힘을 빼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도시와 자연을 오가면서 나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갖도록 도와주고 싶고요.


브랜드를 소개하실 때에나 말씀하실 때에 ‘삶’이나 ‘경험’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셔서 이 두 단어가 준용 님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준용 님에게 있어 ‘경험’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경험은 창작자로서의 힘이자 배러댄서프에 녹아있는 문화 그 자체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나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고 배우면서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수많은 나라를 경험하고 다양한 문화 속에서 지냈어요. 음악, 사진, 그림, 일러스트, 서핑, 건축, 디자인……. 심지어는 언어까지 제가 접하고 느꼈던 수많은 경험들이 창작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죠.

서핑하면서 느꼈던 에너지, 커리어를 쌓으면서 필요했던 여유나 자유……. 그래피티를 했던 경험을 살려서 일러스트를 직접 그려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음악을 듣고 직접 DJ를 해봤던 경험에서 영감을 찾죠. 브루클린과 이스트 런던, 도쿄 시부야 거리에서 봤던 스케이트 보더들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떠올리기도 하고, 바다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하다고 느꼈던 제품들을 직접 만들어보기도 해요.



결국 무언가를 꾸준히 접해보고 느껴보는 게 준용 님 개인적으로도, <배러댄서프>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인 거네요. 그 ‘경험’을 위해 노력하는 삶의 방향성이 있으신가요?  

사실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무언가를 경험하는 걸 두려워하게 돼요. 낯선 경험 앞에서 망설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죠. 또 제가 가진 경험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속으로 계속 되뇌어요.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보고 익혀야 하니까요.


준용 님이 서핑을 배우면서, 혹은 지금까지 서핑을 즐기며 기억에 남는 순간을 딱 하나만 골라 들려주세요. 준용 님을 사로잡았던 서핑의 매력이라든지, 10년이 넘는 서핑 라이프 중에 잊지 못할 기억이 있는지요.

서핑 트립으로 일본의 ‘니지마’라는 섬을 방문했었는데 거기서 봤던 풍경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래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어떤 곳이에요?  

니지마는 도쿄에서 배로 4시간 정도 거리의 작은 섬이에요. 에메랄드 빛 바다와 새하얀 백사장, 그리고 좋은 파도가 오기로 유명한 섬이죠. 날씨가 흐린 날 친구들과 바다 위에 떠서 파도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구름이 끼고 흐렸던 하늘색이 차츰 옅어지면서 핑크빛으로 물들었는데, 하늘이 비친 바다에도 분홍빛이 가득히 반사되었거든요. 정말 비현실적인 풍경이었어요.


분홍빛 바다가 어떤 색깔인지 상상하는 중이에요! 좀 더 자세히 말해주세요.  

그 광경을 보는 순간 멍해지더라고요. 혹시 꿈인가?라는 생각까지도 들었고요. 주변을 둘러보니까 친구들도 모두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어요. (웃음) 지금까지 여러 바다에서 갖은 풍경이나 선셋, 붉게 물든 하늘을 참 많이 봤는데 그렇게 비현실적인 풍경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니지마의 풍경이 담긴 사진이에요. 자, 보여드릴게요.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더 아름답고, 잊지 못할 순간이 아니였을까.



저는 서핑하면 이 말이 기억에 남아요. ‘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고, 같은 조건도 없지만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서핑은 삶이랑 비슷하다.’고요.  

그 말을 아시니 서핑에 대한 경험이 있으신 것 같네요. 하하.


올림픽 경기를 보다가 우연히 서핑 경기에서 해설자님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저 말이 굉장히 감명 깊었거든요!  

맞아요. 서핑은 삶과 비슷해요. 자연과 파도를 이해할수록 더 겸손해지고, 놓친 순간에 대한 후회보다는 다음에 올 파도에 집중해야 돼요. 다른 파도는 또 올 테니까 욕심을 낼 필요도 없고, 오히려 욕심을 내면 시야가 더 좁아지게 되죠.



준용 님에게 서핑은 어떤 의미인가요? 서핑을 단 한 단어로만 설명해보라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세요?  

서핑을 한 단어로 말하자면 ‘즐거움’이라고 생각해요. 서퍼들의 얼굴을 보신 적 있으세요? 항상 얼굴에 미소가 있어요. 잘하고 싶어서 욕심을 부리게 되면 서핑으로 얻어야 할 에너지나 가치를 잊고 움직임에도 힘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서핑을 경쟁하면서 타는 친구들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바쁜 서울 출장을 마치고 해변으로 돌아와 서퍼들의 밝은 얼굴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끼죠. 경쟁으로 바쁜 도시 친구들보다 얼굴색은 좀 어둡지만 하얀 미소가 가득한, 행복한 사람들은 바다에 있다고요.


액티비티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요즘 서핑을 배우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가요?  

아, 확실히 서핑 인구는 예전보다 많아졌다고 느껴요. 초반에는 양양에서 서핑을 했는데, 제가 처음 서핑을 시작했던 때에는 바다에 사람도 없고, 길도 한산했거든요. 지금은 가게도 차도 많고 바다 위에도 서퍼들이 가득하더라고요.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말씀하신 ‘서핑 문화’에도 뭔가 변화가 있었나요? 실제로 예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예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라기보다는……. 좀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은 있어요. 갑작스럽게 서핑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서핑 문화를 존중하는 애티튜드나 서로를 배려하는 에티켓이 좀 부족해 보이더라고요. 한국에서도 성숙한 서핑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핑이 그저 쿨하고 힙하다고 마케팅하는 것보다는 서핑이 지닌 자유로운 성격과 여유, 스케이팅이나 스트리트 문화처럼 다양한 분야로 연결되는 서핑의 분위기가 보여져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군요. 정말 좋은 이야기인 것 같아요. 준용 님은 브랜드 운영을 하면서, 디자인도 하고, 서핑도 하고……. 언뜻 보기에는 덕업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일과 취미가 엄밀하게 나누어져있지 않아서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배러댄서프>의 초기에는 여유와 휴식이라는 가치를 잘 지니고 운영했다고 생각해요. 아침에는 서핑을 하고 낮에는 일을 하면서, 이게 완벽한 덕업일치라고 즐거워했던 기간이었죠. 올해는 4월 15일부터 2022년 시즌을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서 제가 원하던 워라밸이나 여유, 휴식의 가치와 좀 멀어진 것 같아요. 여름이 왔는데도 서핑을 즐기지 못하고 있을 정도인데 이런 상황은 계획에 없었던지라 이번 시즌이 끝나면 개선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좋은 멤버들도 좀 더 모집해서 여유와 휴식이라는 문화를 꾸준히 유지하는 브랜드로 커가고 싶어요.


디자인 일을 계속하고 계시잖아요. 디자이너 준용 님일 때는 영감을 주로 어디에서 얻는 편이세요?  

음, 사업가가 아니라 디자이너 준용일 때는 사람과의 만남과 음악, 스트리트 문화, 각종 브랜드 등을 통해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음악이나 브랜드를 통해서 영감을 얻는 건 어떤 건지 조금 짐작이 되는데, 사람과의 만남으로 영감을 얻는다는 건  무척 신선하네요. 이를테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분명히 실력이 있는데 아직 본인의 능력이 어떻게 발휘될지 잘 모르는 친구를 발견했다면 그 친구들과 어떤 작업을 해야 실력 발휘를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보죠. 또 그들이 지닌 잠재력으로 저 또한 자극과 영감을 받고요. 20대는 뉴욕에서 지냈는데 그때 길거리의 사람들을 그림으로 옮겨보기도 하고, 힙합에 푹 빠져서 디제잉이나 그래피티도 하고 다녔는데요. 그때의 정체성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아요. (웃음) 아직도 스트리트 문화&브랜드들이 전개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데, <배러댄서프>에 스트리트 문화의 성격이 담겨있는 이유도 그 경험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푹 빠져서 사랑하고, 즐겼던 경험이 있기에 지금의 <배러댄서프>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런지 <배러댄서프>는 단순히 브랜드라는 느낌보다는 ‘팀’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동료분들을 소개하는  방식이 너무 인상 깊고, 재미있었어요!  

맞아요. 저희는 ‘배러댄서프 크루’라는 개념으로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미술, 음악, 디자인, 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 있는 멤버들과 여유와 휴식의 가치와 에너지를 바탕으로 예술, 문화, 작품까지 연결시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배러댄서프의 생각을 전하고자 해요.


동료분들도 성향이나 좋아하는 것들이 제각각이라고 하셨는데, 배러댄서프와 함께하는 동료들은 어떤 사람인가요?  

개성 있는 사람들이죠. 아무래도 모두 다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고, 또 남다른 성격을 가지다 보니 가끔은 제각기 다른 완성도와 튀는 결과물이 나오기도 해요. 하지만 다들 <배러댄서프>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공유해서 그런지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더라고요.



서핑은 축구나 테니스처럼 상대가 꼭 있어야 하는 스포츠는 아니잖아요. 그런 서핑을 ‘함께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서핑을 함께한다는 건 존중과 양보라고 생각합니다. 서핑은 하나의 파도를 한 명이 타는 것이 기본적인 룰이에요. 서핑을 좁게 보면 그냥 파도를 타고 내려가는 행위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하나의 파도를 타려면 같은 바다 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양보해주고, 배려해줘야 하죠. 그렇게 양보와 배려를 받은 서퍼는 다음 사람이 좋은 파도를 탈 수 있게 양보하고, 기다려줘요. 서핑의 로테이션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죠. 또 그렇게 탄 파도를 함께 기뻐해 주고 응원해줄 때 서퍼들의 얼굴이 더 밝아지고요.


설명만 들어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져요. 좋은 순간을 공유하기 위해 서로 배려하려는 태도가 결국 룰인 셈이군요.  

함께 하는 서핑이란 바다에 있는 서퍼들과 함께 호흡하며 파도를 타는 거예요. 한국은 서퍼들이 굉장히 빠르게 늘어났는데, ‘함께 하는 서핑’은 바다 위에서 잊지 말아야 할 매너라고 생각해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서핑을 하고 계시잖아요. 그럼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날들이 많을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파도는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어요.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을 때 파도를 타야 할 때도 있고, 좋은 파도를 놓쳐서 아쉬울 때도 있죠. 그땐 어쩔 수 없이 다음 파도를 기다려야 해요.


그러면 서핑이 아닌 일 측면에서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 준용 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스타일이에요? 계획에 민감한 편이신가요. 아니면 굉장히 즉흥적인 편인가요?  

저도 지금은 이런 서핑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그러려니 하고 넘겨버리는 거죠. 트러블이 생겼다면 왜 이렇게 되었을지 한 번 생각해보고 다음에 좀 더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이다음을 생각하는 거예요. 보통은 계획을 세워두는 편인데, 사람 일이라는 것이 다 계획대로 되지는 않잖아요. 기본적인 계획은 세워두고 우연히, 갑자기 벌어지는 일들은 그때그때 맞춰가면서 살아요. 아무래도 지금은 회사를 벗어나 브랜드를 운영하니 일정을 더 즉흥적으로 보내는 감이 있죠.



친구는 운동삼아 등산을 하더니 풍경이 좋더라면서 사진을 시작하더라고요. 준용 님은 서핑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분야가 있을까요?  

서핑을 시작하면서 캠핑이나 프리 다이빙, 바비큐 같은 취미도 자연스레 시작하게 되었어요. 디자이너로 살 때는 뉴욕, 런던,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촘촘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누리면서 지냈는데 서핑을 하면서부터는 바닷가에서 태닝을 하거나 따뜻한 햇볕 아래 노지에서 캠핑을 하기도 하고, 프리 다이빙을 즐기기도 하게 되었죠.


국내에도 서퍼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이 꽤 여러 군데 있던데 그중에서도 제주에 자리잡기로 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나 계기는 뭐였나요?  

제주가 한국에서 가장 좋은 파도가 들어오고, 자연환경도 가장 잘 유지되고 있는 곳이거든요. 일본에 살 때 제주 중문으로 여름휴가를 온 적이 있는데, 일본의 유명지 못지않게 좋은 파도가 있더라고요. 제주가 그때부터 좋아졌어요. 또 의외로 서핑 문화가 아직 자리잡지 않은 곳이라 기본 인프라를 활용한 서핑 문화를 만들기에 좋은 시작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조르단도 제주와 큰 인연이 있는데요. 제주 바다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한 비치 플로깅을 매달 진행하고 있고, 벌써 1주년을 맞이했답니다!  

오, 그래요? 


네. 이렇게 플로깅을 진행하다 보니 제주에 대한 애정도 무척 깊어졌는데, 준용 님도 그러실 것 같아요. 서핑을 하다 보면 제주의 바다와 환경에도 많은 관심이 갈 것 같은데 어떠세요?  

맞아요. 바다 앞에 살다 보니 아무래도 해양쓰레기나 재활용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더라고요. 배러댄서프는 비치클린 이벤트나 플로깅 캠페인에 사은품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도와드리고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서핑이나 프리 다이빙을 마치고 오는 길에 쓰레기를 줍고 있어요. 가능하면 텀블러를 활용하려고도 하고, 쓰레기 배출에 대한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어요.


이 질문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혹시 준용 님은 조르단 제품을 사용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어떤 제품이 가장 좋아하시나요?

그린 클린 치실&스틱을 쓰고 있습니다. 제품의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과 깔끔한 패키지에 눈이 가서 사용하게 되었어요.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은 가급적 단순하고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르단의 제품들을 보면 그런 콘셉트가 유지되고 있어서 좋더라고요.



‘Made for every smile’은 조르단의 슬로건이자 가치예요. 즐거운 경험, 여유와 휴식의 기쁨을 느끼게 하기 위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준용 님의 일상에서 준용 님을 미소 짓게 만드는 건 뭔가요?  

하루에 가장 먼저 저를 미소 짓게 하는 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밖으로 보이는 제주의 풍경이에요. 제주에서 서핑을 하고, 일을 하면서 이런 값진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는 이 삶의 방향에, 그리고 제가 선택한 길에 너무나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제주의 풍경과 자연을 앞으로도 지켜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싶고요.


자, 이제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준용 님에게 ‘미소’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미소란 ‘주위를 다정하게 보는 태도와 여유’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너무 바쁜 일정으로 인해 타인에 대한 배려나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없었는데, 이 질문을 보고 제가 미소 짓는 삶을 살고 있나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저를 포함한 주위 사람들에게 미소를 띠게 만들고 여유 있는 삶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에게 미소란 ‘주위를 다정하게 보는 태도와 여유’입니다.

[Jordan Smile Talk Project]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일상의 ‘미소‘, ‘웃음’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프로젝트입니다. 작은 미소들이 모여 큰 웃음을 만듭니다.


스마일톡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남겨주신 '좋아요'는 '칫솔 기부'로 이어집니다.

인터뷰를 읽은 후, 여러분의 마음을 좋아요로 남겨주세요 :)


▶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https://www.instagram.com/jordankorea/

▶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jordankorea.co.kr/

작가의 이전글 [SMILE]#07. 우연한 그림과의 만남, 신문섭 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