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이해한다는 것
40대에 들어 바뀐 게 하나 있다. 이제야 아버지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이해는 무언가를 완전히 알게 되는 것만 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상 누군가를 완전히 안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뭐랄까... 아버지가 공감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아버지께서 그때 왜 그러셨는지 이제는 알 것 같은 부분도 생기고, 때로는 이럴 때 아버지는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식을 키우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던 것 같다. 마냥 힘들고 바빴다. 그리고 무엇보다 왠지 모르게 '아버지 세대에는 이러지 않았겠지' 하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다. 어쩌면 외벌이로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온전히 맡는 부분에서 같은 입장이 되어서 그런가도 싶고, 이제 정말 나이가 들어가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지금이라도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아니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이라도 아버지와 좀 더 대화하고, 더 많이 이해하고, 그래도 좋은 삶을 살아오셨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