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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en Sunggu Kim Feb 29. 2024

연륜

경험은 필요조건인가?

일을 시작한 지 25년이 넘어간다. 인생의 반이 넘는 시간을 일을 했구나. 어렸을 때 운이 좋게도 주위의 선배들이 업무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상당했다. 배울 것이 많았다. 덕분에 외노자의 신분으로 남의 나라에서 입에 풀칠은 하고 있다. 지금은 젊은 세대와 일을 하고 있다. 이곳의 문화특성상, 후배라고 하지는 않지만, 그들과 일하는 것에서 그다지 큰 재미를 느끼진 못한다. 배우고 싶은데, 딱히 그런 건 안 보인다. 오히려, 내 소싯적 어르신들 같다고나 할까. 못하거나 실수한다고 뭐라 하는 동네도 아닌데, 움츠러들기만 한다. 나의 초상화가 거칠어서 인지도 모르겠지만, my bad, 하고 같이 풀어가면 될 일들이 대부분인데 말이다. 두려운 것인가? 나이 먹은 내가 풀어야 될 일이긴 하겠다만, 귀찮다. 내가 해 버리면 그만인데. 다른 인력들을 트레이닝하라는 오다가 많아진다. 놓고 나가라는 거냐? ㅎㅎ.


 경험은 큰 자산이다. 시간투자가 없으면 만들 수도 없다. 공유한다고 전달이 잘 되지도 않는다만, 전혀 안 되는 건 아니다. 책만 보고도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은 걸 보면 알 수 있다. 활자로 전달된 경험에서 변형이 생기는 경우는? 이 또한 잘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필수로 해야 될 모양이다. 책 보다가 사회지도층이 된 인사들의 모습에서 깊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중후함을 찾기는 어렵다. 소화가 덜 된 게 아닌가 싶다. 아쉽다. 면면을 보면 출중한 사람들이나, 자기 객관화가 진행 중이라고 할까?


갓 스무 살이 넘은 어린놈을 잘 이끌어주신 많은 선배 형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밥은 먹고살고 있습니다. 베풀어 주신 은혜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지 못한 점 사죄드립니다. 노력은 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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