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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세 칼바도스 Jun 07. 2020

인간답게 살아가는 법

왜 하필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났을까.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일본의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는 다섯 번의 자살 시도 끝에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는 지독히도 인간이기를 싫어했던 모양입니다. 어린시절 자기혐오가 만연했던 저는 그의 소설에 자주 매료되곤 했습니다.


가끔은 '인간'으로 태어나서 불행합니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 중 왜 하필 우리는 '인간(人間:Human-being)'으로 태어났을까요. 이 세계에는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영원한 사랑과 젊음'을 꿈꾸고 일상 중 '행복'보다는 '불행'에 더 집중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저 매일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고 모순적인 동물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가끔 몸서리치게 인간임이 싫을 때가 있습니다. 인간 세상이라는 게 모두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는 척해야 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지요. 우리에게는 애초부터 선택권이라는 게 없었습니다. 내가 짓지도 않은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가고 나의 인종, 나라 그리고 성별까지 내가 정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 그냥 태어났으니까 적당히 맞춰서 살아가라니.


이쯤 되면 인간으로 태어난 것은 비극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말하는 인간이 가진 가장 특이한 욕구 중에는 바로 ‘자기 파괴 욕구’라는 것 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뻔히 다 알면서도 불행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갈 때가 있습니다. '내가 이 사람을 계속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이 직장을 계속 다닌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파괴시키는 선택을 종종 하곤 합니다. 그 오류의 끝에는 분명 ‘사랑’을 말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배신’의 얼굴로 돌변한다던지 사실은 불행하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식의 ‘모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간 세상은 이렇게 부단한 갈등과 화해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저는 지금 ‘인간에 대한 환멸’로 누군가의 ‘자살’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변하지 않는 사실은 우리는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인간’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법. 그것은 분명 지구 상의 다른 생명체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특징들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는 것입니다. 가령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누군가를 보며 느끼는 ‘연민’, 마땅히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들을 향한 ‘분노감’. 옳은 일을 끝까지 지켜내기 위한 ‘투쟁’ 그 안에서 기꺼이 몸을 내던지는 ‘희생’ 그리고 그 결단을 위한 ‘용기’.


그뿐만이 아닙니다.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인내하는 ‘끈기’와 그저 온 인류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사랑’.


우리는 그동안 가지지 못한 것들에 집중하느라 한 동안 정신이 팔려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것들을 당신 안에 이미 가지고 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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