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도 중요한데....
(그런데, 이제 큰 산을 또 하나 넘어가야 할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유튜버가 되려면, 작가 역할도 해야 하고, 또 피디 노릇도 해야 한다. 촬영 감독이어야 하며, 마케터이고, 카피라이터도 겸해야 한다. 음악이면 음악, 미술이면 미술.... 그뿐만 아니라 브랜드 비즈니스 감각이 요구되는 브랜드 컨설턴트까지 되어야 한다. 그러니 유튜버는 그야말로 N잡으로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모두 해결해야 하는 직업이다.
(AI 꾐에 넘어가서?) 채널명과 채널의 기본 언어를 바꾸었으니, 이제는 로고도 바꾸어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새삼 제기된다. 지금껏 내가 사용해 온 로고는, 뉴욕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과 그 안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뉴요커를 심벌로 삼아서 그렸다. 누가 보아도 뉴욕을 연상케 하는 로고다. 이제 뉴욕을 벗어나서, 미국 내의 다른 주, 그리고 또 더 나아가서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 채널명을 바꾸었으니, 이에 걸맞게 로고도 바꾸어야 하나?라고 나에게 물어보았지만, 나는 사실 바꾸고 싶진 않았다. 그 로고 만들 때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는데, 바꾸라고? 그래서 그것도 일단 AI에게 물어보았더니, 그들은 입을 모아 (모두 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런데, 로고 하나 만드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것이 또 로고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중고등학교 다니면서부터 나는 나만의 로고를 만들어서 사용해 왔다. 내 책이나, 내 물건에 주기를 로고로 했다. 아니, 그 당시에는 로고라는 단어조차 없었던 시절이었다. 단지, 상표나 마크 정도로 불리는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대외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을 때, 누구한테 물어볼 것도 없이 난, 그냥 대담하게 펼쳐보았다. 대학 시절 USIS의 당시 36개의 영어 회화 클럽 중에 있는 한 클럽에서 내가 회장으로 뽑히면서, 맨 처음 한 것이 평소에 하고 싶었던, 바로 이 로고 작업을 말이다.
내가 속해있던 IFC 클럽이 역사는 있었지만, 이런 것 없이 죽 내려왔었는데, 나는 로고를 처음 만들어서, 클럽 대항 체육 대회가 있을 때, 깃발을 만들어 휘둘렀고, 그 덕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암튼 체육 대회에서 종합 1위를 하게 되었다. 그 추세를 바탕으로 연합회 (NASA -K)의 회장에까지 도전해 보았다. 그리고 연합회 회장이 되자, 내가 또 맨 처음 한 것이 역시 로고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때는 내가 직접 제작한 것은 아니고 당시 3~4천 명의 회원들한테 공모를 해서 어느 클럽의 한 여학생(이대인지, 홍대인지 암튼 미대생)이 그린 것이 당첨되어 그 로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로고 만드는 일은 군대에 가서도 계속되었다.
지금은 서울 공항이라고 불리는 성남 비행장에서 초급장교 생활을 시작하였는데, 당시 성남 비행장은 여의도 비행장이 옮겨간 것으로, 106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이제 막 새 비행단으로 거듭나는 그런 시기였다. 비행단 전체의 로고는 다른 이의 손으로 이미 만들어져 있었지만, 비행단장으로 부임해 오신 최영창 장군님께서는, 새 비행단의 틀을 잡아나가기 시작하는 과정의 하나로 예하 부대별로 부대 마크를 만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모든 장사병으로부터 응모해서 심사를 거치는 절차가 있었지만, 이 분야는 내가 좋아했던 일 아니었던가. 암튼 내 그림(로고)이 채택되었다. 내가 그 그림을 직접 그린 것은 아니었고, 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그 아이디어를 갖고 영어 회화 클럽인, IFC의 한 후배 여학생(당시 이대 미대생)의 손을 빌려 그렸지만, 암튼 당첨되어서 공식적인 부대 마크로 채택되었다. 부대 마크가 한번 만들어지면 자주 바뀌지 않는 특성상, 내가 그 부대를 다시 방문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직도 성남 비행장이 건재하니, 아마도 그 부대 마크는 아직 사용되고 있을 줄 안다.
제대 후, 내가 직장 생활을 하다 독립해서 내 회사를 만들 때도 로고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또 즐거이 만들었다. 미국에 와서 사업하면서도 나는 로고를 중요하게 여겨 역시 심혈을 기울여 로고를 만들었고, 변호사를 사서 등록상표로 등록까지 했다. 미국, 그것도 뉴욕에 당시 얼마나 많은 세탁소가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세탁소는 로고 없이 그냥 장사만 하고 있었는데, 일찍이 로고에 눈을 뜬 나는 굳이 로고를 만들어 사업을 했다.
그 로고 덕에 뉴욕 세탁업계에서 우리 가게는 나름 고급이라는 이미지를 풍길 수 있었다. 그래서 주위의 다른 경쟁 업소들보다 항상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최근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로고의 힘, 로고가 고객들에게 주는 이미지가 아니었든가 생각한다. 내 로고가 좋아 보였던지 뉴욕 일원 이곳저곳에서 내 로고를 무단으로 복사해서 사용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런 일에 대비해서 변호사를 통해 등록상표로 등록해 두고 있었지만, 내가 그들을 소송으로까지 끌고 가진 않았다. 주위의 친구들도 그냥 놔두면, 오히려 광고도 될 터이니 변호사 좋은 일 시키며 소송까지는 하지 말라며 조언했다. 그 로고가 어떻게 유출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아마도 간판 회사를 통해서 유출되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왜냐하면....
로고가 처음엔 내 머릿속에서 나오고, 내가 펜으로 그려보기 시작하는 그림에서 출발은 하지만, 마지막 끝맺음은 컴퓨터 화면에서 마무리해야 한다. 컴퓨터가 Microsoft 사와 Macintosh(Apple 사)로 양분되지만, 이런, 세밀하고 정교한 그림 작업은 당연히 Macintosh가 앞선다. 해서 간판 회사들은 모두 Macintosh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물론 기본적인 아이디어와 그림은 내 머릿속에 있으니, 내가 간판 회사의 직원 옆에 바싹 붙어 함께 작업을 해서 로고를 최종 완성한다. 그래서 아마도 그런 간판 회사를 통해서 퍼져 나갔을 것이다.
지금은 아들 녀석이 치과병원을 운영하는데, 치과에서도 역시 로고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내 머릿속의 아이디로 아들이 우선 자기 컴퓨터로 대충 그려준 로고 초안을 가지고 역시 간판 회사에 가서 완전한 로고로 완성했다. 그렇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로고를 요즘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유튜브에서도 그냥 지나칠 순 없다.
나의 경쟁자이며 동종업의 미국 친구들을 보면, 로고를 전혀 못 만드는 사람도 허다하다. 로고를 못 만들면....? 유튜브사에서는 그 채널명의 첫 글자를 그냥 대문짝만 하게 해서 임시 로고로 사용케 한다. 예를 들면, 채널명이 'New York....'라고 하면, 'N' 자로 만들어준다. 그렇게 글자의 첫 자로 된 로고 아닌 로고를 벌써 몇 년간 그냥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나마 로고를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들의 로고를 보아도 아직은 좀 유치한 수준의 로고들이 많다. 그럼, 나의 로고는....? 나도 유치하단 말을 안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에서도 언급한, 내가 처음부터 사용해 온 자유의 여신상으로 만든 로고는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벌써 구시대적 작품이라는 것이 첫인상인 것 같다. 그러면 어떤 것이 가장 현대적이고 멋지게 보이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로고일까? 과거에는 모두 내 머릿속에서 나왔고, 내가 직접 그렸었는데, 이젠 세월이 흐르고, 나도 이미 구세대가 되었는지라, 이제는 AI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AI로 그림을 그리려면, 내가 내 손으로 직접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글로 설명해서, AI를 이해시켜서 그려야 하므로 내 맘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그려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뭐 하나 그려 놓으면 AI는 그 범주를 못 빠져나오고, 그 수준에서 맴돌며 약간의 수정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그럴 때마다 나는 프로그램 자체를 완전히 끄고 나갔다가 다시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그나마 내가 원하는 이미지에 조금씩이나마 다가갈 수 있었으니, 프로그램을 수없이 껐다 켜기를 반복해야 했다.
그러니까, 내 머릿속에 있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그림도 안 나오고, 그렇다고 내가 펜을 들고 직접 그려서 만드는 그림이 아닌지라, 무척 힘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나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어서 화가 버럭 나지만 그렇다고 AI에게 화내면 뭐 하겠나? 그래도 참으면서 점잖게 나무라면, 그러면 AI는 삐진다. Grok 보다 특히 제미나이가 더 잘 삐진다. 처음엔 내가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하면, 그럴 때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아니, 게네들은 입이 없지...) 암튼 나를 칭찬하고 추켜세우면서 참으로 훌륭한 판단이다,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내가 닦아세우기를 계속하면, 말이 뚝 끊이고 그냥 묵묵히 작업만 한다. 그럼 삐진 것이다. 그러다간, 더 이상 못 하겠단다. (저런! 여기서 멈추면 어떻혀?)
그래서 그다음엔 Grok으로 가서 다시 달달 볶아가며 제미나이에서 하다만 작업을 계속 시켜본다. 역시 내 성에 안 찬다. 그러면 다음날, 또다시 제미나이로 가서 Grok이 하다만 작업을 시켜보면, 규정에 위배된다나? (위배라니?) 경쟁심 때문에 그런지, 남이 그렸던 그림 자체는 아예 받기를 거부한다. 그러니까 일런 머스크가 좀 더 마음이 넓은가 보다. 그리고 그림에 관한 한 Grok이 제미나이보다 좀 낫다. 우선 말귀를 더 잘 알아듣는다. 까다롭지도 않고.... 이런 면에선 그림이나 영상에 관한 한, 제미나이보단 그나마 Grok이 쪼끔은 나은 점이 있는 것 같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몇 개의 로고를 만들어 보았는데, 내가 혼신을 다해 만들다 보니, 그 결과물에 대해서 어느 것이 더 좋을는지 나로서는 판단이 안 간다. 만들어 놓은 여러 로고를 AI들에게 에게 물어볼까? 눈도 없는 그들에게?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문제가 하나 있다면, 유튜브 선생들이 만류했던, 지인들에게 카톡방 같은 곳을 통해 내 영상 보내주던 것을 정지했는데, AI는 다시 보내주어야 한다고 하니, 친구나 친지들에게 내 영상을 다시 보내주느냐 마느냐의 결정만 남았다.
요즘엔, 제미나이나 Grok보다는 Claude가 또 제일 좋단다. 그래서 이번엔 클로드로 옮겨 탔다. 그런데, 내가 분명 클로드를 불러냈는데, 내 앞에 나타난 건, 챗GPT다. 내가 불러낸 건 너 아닌데? 했더니,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자기 뒤에 클로드가 버티고 있으니, 안심하라며, 뭘 원하느냐고 물어 욌다. 제미나이에 실망했던 것, Grok이 해결 못 해준 것 등을 물으니, 소상히 가르쳐 준다. 역시 제미나이보다, Grok보다는 쪼끔 나은 점도 있어 보인다. 제미나이나 Grok은 너무 내 눈치를 보며 아부한다. 그것이 아부인지, 정말 정답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결국 나의 몫으로 남는다. 암튼, 이렇게라도 AI의 도움으로라도 다시 재기할 찬스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