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은퇴후 아내와 떠나는 남프랑스 예술기행

여행은 나이와 관계없이 설렌다.


진정한 자유인으로 떠나는 남프랑스 예술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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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 작품 20F>



30대나 40대의 젊은 나이에 조기 은퇴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파이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이라고 한다. 나처럼 이미 사회적 성취를 이루고 60~70대에 은퇴하는 경우는 엄밀히 말해 '조기(Early)' 은퇴는 아니기에 파이어족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이런 이들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 부른다. 은퇴 후에도 자기계발과 사회 활동에 적극적이며, 소비와 문화생활을 즐기는 세대를 지칭한다. 혹은 '뉴 시니어(New Senior)'나 '그레이 파이어(Grey FIRE)'라고도 한다.


나는 두 달 뒤인 3월 31일, 내 생애 두 번째 은퇴를 한다. 아마도 인생의 마지막 은퇴가 될 듯싶다. 44년간의 경제활동을 마감하고 진정한 의미의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책 읽고, 글 쓰고, 농사짓고, 사진 찍고, 잠시 중단했던 클라리넷 연습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 그리고 발길 닿는 대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나의 첫 번째 은퇴는 2012년 4월 말이었다.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다 유신 정권의 미움을 사 대학에서 쫓겨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남들보다 졸업이 몇 년 늦었다. 뒤늦은 82년, 언론계에 발을 들여 저널리스트로 30년을 활동한 후 정년퇴직을 맞이했다.


첫 은퇴 후 일터를 옮겨 14년간 교육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해 왔고, 이제 비로소 두 번째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번 글을 통해 현역 시절의 해묵은 ‘라떼’ 이야기를 늘어놓으려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은퇴 여행 이야기를 하려 한다. 여행을 다녀온 뒤 상세한 여행기를 올리겠지만, 우선 가고 싶은 곳들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이미지 여행’을 먼저 떠나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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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카페 실제 사진>


2012년 첫 은퇴 후, 나는 아내와 사촌 동생 부부, 그리고 노르웨이에 사는 딸과 함께 14박 15일간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 오슬로에서 시작해 노르웨이의 북부와 중부, 남부를 가로지르는 긴 여정이었다. 게이랑에르 피오르(Geirangerfjord), 송네 피오르(Sognefjord) 등 여러 피오르를 페리를 타고 누볐다. 북극 가까이까지 올라갔다가 마지막에는 베르겐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오슬로로 돌아왔던 기억이 선명하다.


이제 두 번째 은퇴와 함께 아내와 다시 길을 나선다. 12박 13일간의 남프랑스 예술 기행이다. 남프랑스는 화가인 아내가 가장 가고 싶어 했던 곳으로,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의 버킷리스트에 담겨 있었다. 아내의 소원은 남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각각 한 달 살기를 해보는 것이다. 내친김에 포르투갈까지 욕심을 내고 싶었지만, 그곳은 아껴두었다가 오는 9월에 가기로 했다.


이번 여정은 루르드(Lourdes)에서 시작된다.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루르드 성모님' 발현지로 익숙한 성지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마음을 정화하고 거룩하게 가다듬으라는 여행 설계자의 깊은 배려였을까.


이어 서울과 부산 거리만큼인 410km를 달려 '프랑스의 진주'라 불리는 콜리우르로 향한다. 앙리 마티스가 사랑한 작은 해안 마을이자 야수파의 고향이다. 이어 아를, 레보드프로방스를 거쳐 루시용, 발랑솔, 베르동을 둘러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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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그린 노랑 카페 이미지>


아를은 남프랑스의 광활한 평야와 해바라기 밭이 펼쳐지는 곳으로, 고흐가 1년 3개월간 머물며 <해바라기>, <노란 집> 등 3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예술혼의 성지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루시용은 마을 전체가 붉은 황토 빛깔로 물들어 있어 강렬한 인상을 선사할 것이다. 여정의 막바지인 13일 차에는 칸, 니스, 앙티브를 탐방하며 이 긴 예술 기행을 마무리하게 된다.


나는 지금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방문할 도시마다 무엇을 보고 느낄지 즐겁게 공부하는 중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여행은 언제나 사람을 설레게 한다. 고흐가 귀를 자른 뒤 입원했던 병원, 그의 명작 <밤의 카페 테라스>의 배경이 된 '플라스 뒤 포룸(Place du Forum)' 거리를 걷고, 그림 속 그 '노란 카페'에 앉아있을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26.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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