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돌의 표면에 새겨진 시간의 화폭

지상의 성운(星雲): 바위가 품은 억겁의 우주


바위가 품은 억겁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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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on EOS R5 | RF 24-70mm f/2.4 L | 100mm | f/8.0 | 1/125s | ISO 100 . 장소- 경기도 강하면 항금리, 작가- 이강렬>


어떤 이는 밤하늘의 은하수를 올려다보며 닿을 수 없는 먼 곳의 우주 공간을 여행하는 꿈을 꾸지만, 나는 발밑의 고요한 바위 위에서 무한한 우주의 시간을 마주한다.


바위의 질감은 거칠고 투박하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검은 이끼와 회백색의 석영, 그리고 풍화의 흔적들이 뒤섞여 마치 대지 위에 내려앉은 성운(星雲)처럼 일렁인다. 이것은 찰나의 시선으로는 결코 포착할 수 없는, 오직 '억겁'이라는 시간의 단위만이 그려낼 수 있는 신비로운 추상이다.


수만 번의 비바람과 뜨거운 태양, 그리고 차가운 서리가 이 바위의 얼굴을 쓰다듬고 지나갔을 것이다. 그 견딤의 흔적들이 점이 되고 선이 되어, 이제는 하나의 예술로 피어났다. 매끄러운 인공의 미(美)가 줄 수 없는 숭고함이 이 울퉁불퉁한 표면 위에 흐른다.


누구는 이를 그저 '오래된 바위'라 부르겠지만, 내게는 멈춰버린 시간의 흐름이자, 자연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정직한 기록이다. 빛나는 별이 아니어도 좋다.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이 바위의 질감 속에서, 나는 우주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그 장구한 세월을 묵묵히 견뎌온 존재의 아름다움을 읽어낸다.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한 가장 깊은 우주.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바위의 몸에 무늬로 새겨지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26.3.2 玄潭 이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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