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라는 말이 참 예쁘다.
강아지, 송아지, 망아지. 끝에 '아지'가 붙으면 왠지 모르게 작고 보드랍고, 세상 모든 것이 처음인 존재가 된다.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그 순수함이 이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 너머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송아지.
철봉 사이에 겨우 얼굴을 끼워 넣고, 크고 촉촉한 눈망울로 이쪽을 바라본다. 분홍빛 코끝에는 아직 엄마 냄새가 남아 있을 것 같다. 노란 귀표 두 개가 꼭 처음 세상에 나온 아이가 붙인 이름표처럼 흔들린다.
거기 누구예요?
말은 못 해도 눈이 묻는다. 그 눈빛 속에는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훨씬 많다.
엄마 품은 따뜻하고 안전하다. 그런데 세상이 궁금하다. 저 철봉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기 서 있는 두 발 달린 이상한 존재는 또 뭘까.
그 궁금증이 너무 커서, 결국 참지 못하고 고개를 내밀고 만다.
그게 '아지'들의 숙명이다. 겁보다 궁금증이 앞서는 것. 그 용감한 호기심 하나로 세상 속으로 한 발짝씩 걸어 나오는 것.
어쩌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
철봉 너머가 무서워도, 그래도 고개를 내밀어 보는 것. 눈을 크게 뜨고 세상에게 묻는 것.
거기 누구예요?
그 한 마디가, 모든 만남의 시작이다.
� 양쪽 귀에 노란 귀표를 단 이 송아지는, 오늘도 우리 밖 세상이 몹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