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순종을 택하는 삶
“재훈님은 항상 행복한 것 같아요.”
누군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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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ㅋㅋㅋㅋㅋ 맨날 행복하죠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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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질문은 이랬다
“재훈님은 언제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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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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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가까워질수록 내려놓고 깨져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힘들고 버겁고 기도의 자리에 나갈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게 정말 힘들었던 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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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역설의 종교라더니
그런 삶 속에서도 감사를 느끼고 평안을 느끼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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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신앙생활을 해도 믿음이라는 기준으로 어떤 상황을 바라볼 때
힘들고 어려운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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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없어서 불안하고 힘든 게 아니다
믿음의 깊이, 신앙의 단단함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불안과 고통과 두려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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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믿음의 사람은 이런 감정과 상황을 겪는 과정에서
반응하는 자세와 태도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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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작은 믿음과 희생을 요구하신다
나중엔 나만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믿음까지 요구하신다
이렇게 살면 나 진짜 망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희생을 요구하실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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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비저니어스 독서모임 책인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을 다시 읽으며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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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 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땐 진짜 종이 위에 글로 다가왔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이후
십 년째 믿음을 삶으로 살아내려고 발버둥 쳤더니
이번엔 가슴으로 책이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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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넘기며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죽고 예수로 살아가야 하는 순간들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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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의 순간들을 생각하면 금세 눈시울이 붉어져
급하게 넘어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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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그 상황들에서
믿음의 사람처럼 반응하려고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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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기도하셨다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하셨으면 땀방울이 핏방울로 변했을까
(이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실제로 스트레스가 극한 상황에서
간절함이 더해지면 땀구멍 근처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피가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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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에게 힘든 순간이 많다
진로의 문제, 관계의 문제, 재정적인 문제
여러 문제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그런 문제들로 인해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을 잘못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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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가 내 주변에 많다고 해서 내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그런 문제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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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좌절하고 힘들어하고 낙망하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와 말씀으로 나아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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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턴 선택에 관한, 순종에 관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나의 정체성과 자존감의 진짜 가치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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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쉽지
순종으로 이런 상황을 이겨내는 건 정말 어렵다
한번 가기가 어렵지
두 번 가기는 쉽다
(사실 매번 어렵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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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넘어뜨릴 것 같은 걸림돌을
순종으로 디딤돌로 바꾸는 믿음의 여정은
광야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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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광야에서는 매일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다
내가 경험한 광야는 하나님과 동행한 천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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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현석 목사님이 시편 3편 4절에 나온 다윗의 마음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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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목소리로 여호와께 부르짖으니
그의 성산에서 응답하시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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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들 압살롬을 피할 때 지은 시인 시편 3편 4절에
나온 부르짖었다는 말은 히브리어로 초청하다 소환하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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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내가 힘들어하는 이 상황, 이 곳으로 와달라고 부르짖는 것이다
그에 하나님은 응답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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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
다윗의 부르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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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도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간절함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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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성 목사님은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에서
성령 충만과 간절함에 대해서 이야기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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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올라가시기 전 약속한 성령을 기다리라고 명령하셨고
제자들은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전심으로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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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언제인지 몰랐던 사람들은 무조건 기도하며 기다린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도록 아무 응답이 없었지만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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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째 되는 날에야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오순절 다락방 사건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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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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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마가복음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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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기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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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 사흘
일년 이년 삼년
그렇게 간절히 하나님께 부르짖다보니
내 자아가 깨졌고 내 안에 하나님이 들어오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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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하나님이 들어오실 공간을 위해
내 마음을 깨뜨리고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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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A 대학에서 사온 엽서가 있다
크리스천으로서 존경하는 존 우든 코치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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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ection is unattainable by mortal man.
Striving for perfection,
However, is attainable.
And that is the g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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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ch John Woo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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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은 완벽을 얻을 순 없지만
완벽함을 갈구하는건 가능하다
그것이 목표가 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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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아직 나는 그럼 사람이 아니다
죽기 전까지 아무리 발버둥처도
그런 사람이라고 평가 받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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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발버둥쳐도 이룰 수 없는 목표
하지만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은 추구하고 싶다
오늘 하루 그렇게 살아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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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말씀 앞에서 내 자아를 내려놓고
기도하며 모든 걸 맡기고 순종하며 나아가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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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루 하루가 쌓이면 내 삶이 그런 삶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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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깨지고 낮아지며 하나님을 간절히 구했던 나날들처럼
앞으로의 10년, 20년 아니 평생동안
하나님을 간절히 구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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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살아내려고 발버둥치는 청년들에게
내 아픈 과거와 힘들었던 점을 다 이야기 할 순 없지만
내 삶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감동은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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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의 꽃말은 사랑 고백, 애정이라고 한다
내가 받은 꽃은 아니지만
테이블에 놓여진 튤립과 이 책을 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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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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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프고 힘들어 눈물 흘릴 때
예수님은 더 마음이 아프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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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가슴 깊이 깨닫지 못했나보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보혈로 우리에게 사랑을 고백하셨지만
나는 그 사랑에 말로만 반응했지
삶으로 보여드리진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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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
나도 헤세드의 사랑을 삶으로 나타내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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