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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 Apr 24. 2022

What do movies mean to you?



https://youtu.be/KTS-MbS4N60



이 영상이 참 마음에 듭니다. 9/11이 터졌을 때, 영화를 찍는다는 것, 사람들을 재밌게 해 준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냐고 물은 동료에게 탐 크루즈가 했다는 대답 "그 어느 때보다 영화가 더 소중하다". 이 말에 정말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영화도 그렇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여러 일들로 힘들고 괴로울 때, 저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웃음'과 '재미', '즐거움'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예능프로를 보면서 웃고, 울고, 감동을 받을 때만큼은 마치 마약처럼 세상 시름과 걱정, 좋지 않은 감정과 생각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병 때문에 한참 병원을 다닐 때 여전히 잊히지 않는 병동의 풍경 중 하나는 일요일 오전 모든 티브이에 약속이라도 한 듯 전국노래자랑이 틀어져 있던 것, 저녁 시간에는 일일드라마가 틀어져 있던 것이었습니다. 환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티브이는 강력한 마취제이자 치료제로 기능하고 있었습니다.


웃음과 재미의 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합니다. 고통을 잊게 만들고 고난의 시간을 견디게 해 줍니다. 더 나아가 영상 속 톰 크루즈의 말처럼 처음 본 타인이라고 해도 극장이라는 한 공간에서 같은 영화를 보며 함께 울고 웃다 보면 어느 순간 관객들에게서 어떤 묘한 공감대와 유대감이 느껴집니다. 같은 장면, 같은 대사에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것을 보면 내 옆에, 뒤에, 앞에 앉은 이 사람들이 어디서 오고 무슨 일을 하고 어느 정치인을 지지하는지 모르지만 결국은 우리는 비슷한 감정을 지닌 비슷한 사람, 같은 한국인이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이런 유대감을 주다니, 이 얼마나 강력한 힘입니까.


많은 한국 사람들이 영화에서 '작품성'과 '예술성'을 으뜸으로 생각하고 '재미'는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적 메시지를 매우 강조합니다. "그래서 이게 지금 하려고 하는 얘기가 뭐야?" "내용이 없잖아 내용이"라는 식으로 어떤 메시지 혹은 교훈이 들어있지 않으면 무시하는 경향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영화를 판단하고 좋아하는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생각하는 영화의 최고 미덕은 '재미'입니다. 극장에서든 집에서든 친구와 함께든 가족과 함께든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시간 반 남짓의 상영시간 동안 함께 웃고 울고 감동하며 공통된 정서를 공유한다는 것. 그 어느 때보다 지치고 힘든 시기, 그 어느 때보다 성별 간, 지역 간, 세대 간 갈등이 심한 지금 같은 시기에 이러한 순수한 즐거움을 통해 힘을 얻고 유대감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고귀한 교훈이나 사회적 메시지보다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 합니다. 


재미와 즐거움의 힘을 얕보지 맙시다. 예전처럼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영화, 화끈하고 시원한 영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정말 많은 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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