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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 Jun 21. 2022

헤일로



꽤 오래전 공개됐던 드라마 <헤일로>의 부분 영상은 제게 충격적이었습니다. 저는 그 누르스름한 컬러의 영상들이 스튜디오가 만든 진짜 <헤일로>가 공개되기 전에 아마추어 팬들이 자축하기 위해 만든 팬 필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아니더군요. 헤일로 게임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지만 그래도 나름 역사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영상을 보고 기겁을 했습니다. 아무렴 아무리 그래도 설마 이렇게 나오겠어? 다른 촬영분들은 괜찮겠지, 그래픽과 컬러 그레이딩도 더 신경 써서 나오겠지 생각하고 있었죠(여전히 기대는 안 했지만).



놀랍게도 파라마운트가 <헤일로> 에피소드 1의 전체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더군요. 그래서 봤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이었습니다. 누런 야외 촬영 신들에선 예전 봤던 그 팬 필름의 룩 앤 필이 그대로 진하게 풍겨오고, 실내 촬영 신들은 예전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그 싸구려 우주선 세트를 계속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팬 필름의 룩 앤 필은 비단 이런 프로덕션 전반적인 만듦새뿐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을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실소와 헛웃음을 짓게 했지만 그중 하나만 꼽자면 주연급의 비중을 갖는 하예린 배우가 극 초반과 중반 코버넌트들에게 공격을 당할 때입니다. 코버넌트들을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죽자사자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너희들을 구해줄게", "이것들아" 하면서 금방이라도 람보처럼 다 쓸어버릴 것처럼 하던 인물이 소리는 있는 대로 지르면서 도망만 다니는데 그게 왜 그렇게 어설프고 웃기던지. 하예린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붕 떠있습니다. 상대가 액션을 취하는 동안 펼쳐지는 다른 배우의 리액션은 거의 처참한 정도. 감독의 연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싶었습니다. '스필버그 제작' 타이틀은 역시 거르는 게 국룰이죠.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헤일로>는 스튜디오의 명운을 건 꽤 큰 프로젝트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저는 <헤일로> 게이머도 팬도 아니기 때문에 에피소드 1 시청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다른 에피소드들은 팬들에게 양보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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