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풍상사', 균열 속 단단해지는 팀의 비결

제3편(8~10화): 위기와 균열을 기회로 삼는 리더와 팀

by 김성현

지난 2편에서 태풍상사는 겨우 살아남았습니다. 원양어선에 안전화를 싣고, 사람들을 하나씩 되찾았습니다. 길이 막힐 때마다 본인들만의 방식으로 바꾸고, 상대의 허점과 논리를 이용하고, 신뢰를 지키면서.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과연 살아남은 팀은 강한 팀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위기를 함께 버텼다고 해서 팀이 단단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위기 속에서 팀 안의 균열이 드러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평소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역할을 무시하고, 갈등을 덮어두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 균열이 터집니다.


이번 3편에서 태풍상사는 처음으로 해외 출장을 떠납니다. 태국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팀 안의 균열이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영업 상사인 마진은 말단 사원 미선을 영업맨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후 출장팀은 태국 경찰서까지 끌려가고, 법정에 서고, 팔아야 했던 헬멧은 파손됩니다. 아무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 위기와 균열 속에서 팀의 신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드러납니다. 팀은 화려한 성공의 순간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그 위기와 균열 속에서 더욱 단단해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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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3편에서는 8~10화를 다룹니다. 마진이 돌아온 뒤 태풍상사는 강성헬멧을 태국에 수출하기로 합니다. 태풍은 신문에서 방콕 아시안게임과 도로교통법 강화로 인한 오토바이 헬멧 착용 의무화 이슈를 발견했습니다. 마진의 육촌형이 태국에 같은 종류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렇게 태풍, 마진, 미선 셋이 태국으로 떠납니다. 그런데 출발 전부터 삐걱거렸습니다. 마진은 여자가 영업하기에는 마땅하지 않다며 미선이 출장에 오는 것 자체를 불편해했습니다.


태국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관에서 마진은 담당 직원에게 한국 담배 한 보루와 50달러를 뇌물로 건넵니다. 미선이 제지했지만 마진은 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세관을 나와서 미선에게 말합니다. "몇 번 해봤다고 다 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하지 마라. 그건 태풍의 실적이지 네 실적이 아니다." 그날 밤 파티에서 자존감이 바닥난 미선이 자리를 떠납니다. 태풍이 찾아가서 말합니다. 자신도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발버둥 쳐왔다고. 지금은 그 과정일 뿐이라고.


파티에서 돌아온 셋은 경찰에 연행됩니다. 뇌물 수수 혐의였습니다. 마진이 구치소에 갇히고, 누군가에게 누명을 뒤집어쓰면서 벌금 1만 달러짜리 재판을 받게 됩니다. 미선이 찍어두었던 사진이 유일한 증거였습니다. 태풍은 시계를 맡기고 사진관 사장에게 밤새 현상을 부탁합니다. 그런데 법정으로 달려가던 미선이 사진을 강가에 떨어뜨립니다. 증거는 사라지고 이제 필름만 남았습니다.


증거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법정. 태풍은 필름에 손전등을 비춰 법정 벽에 투영합니다. 날짜, 항구, 사람이 증거로서 보입니다. 그렇게 마진은 석방됩니다. 하지만 항구에 남은 헬멧을 당장 수령하지 않으면 전량 폐기됩니다. 미선이 오토바이로 먼저 달려가고, 태풍이 택시로 막습니다. 140개를 건졌지만 나머지는 파손되었습니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한 후 자책하며 아쉬운 눈물을 흘리는 미선에게 마진이 말합니다. "최고의 영업맨이야."



1. 인정받지 못한 자리에서도 준비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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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태풍이 미선의 책상 위에서 태국어 회화책을 발견했습니다. 미선은 멋쩍은 듯 취미생활이라고 얼버무렸습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마진은 미선이 출장에 오는 것조차 탐탁지 않아 했습니다. 그런데 미선은 혼자 태국어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그 준비가 빛을 발한 건 법정에서였습니다.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경찰들이 서로 나누는 말을 미선만 알아들었습니다. 뇌물 수수 혐의의 구체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그 정보가 없었다면 태풍이 법정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조차 몰랐을 것입니다.


준비는 인정받을 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정받지 못하는 자리에서 조용히 준비하는 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살립니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인정받지 못하는 자리에서 계속 준비하려면 외부의 동기가 아니라 내부의 동기가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 알아주면 하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상황에서 멈춥니다. 반면 "이것이 언젠가 필요할 것이다"라는 확신을 가진 사람은 계속 움직입니다. 미선이 태국어를 공부한 것은 누군가 시켜서가 아니었습니다. 영업 현장에서 언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리더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팀 안에 이런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그들의 노력을 얼마나 알아보고 있는가입니다. 성과로 측정되지 않는 준비를 알아보는 것,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노력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면, 그 준비는 더 깊어집니다. 반대로 아무도 알아보지 않으면 아무리 강한 내부 동기를 가진 사람도 결국 지칩니다.


인정받지 못한 자리에서 준비하는 것은 개인의 덕목이지만, 그 준비를 알아보는 것은 리더의 역할입니다. 미선의 태국어 회화책을 발견한 사람은 태풍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봐 준 태풍의 시선이 미선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2. 팀의 균열은 리더가 방치할 때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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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은 미선을 영업맨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출장 내내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세관에서도, 돌아오는 길에서도, 파티 자리에서도. "그건 태풍의 실적이지 네 실적이 아니다." 미선의 자존심에 직접 상처를 냈습니다. 태풍은 그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세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분위기가 저기압이 된 것을 보고, 파티 참석을 강제했습니다. "오늘 반드시 나올 것. 안 나오면 앞으로 둘만 다녀라." 억지로 같은 자리에 앉혔습니다. 완벽한 해결은 아니었습니다. 그날 밤 미선은 파티에서 자리를 떴습니다. 하지만 태풍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마진과 미선의 균열은 태국 출장 내내 깊어졌을 것이고, 법정에서 서로 협력하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팀 안의 갈등을 리더가 모른 척하면 두 가지 일이 생깁니다. 당사자들은 리더가 묵인했다고 받아들이고, 갈등이 정당화됩니다. 그리고 갈등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서 더 깊어집니다. 나중에 터질 때는 처음보다 훨씬 큰 문제가 되어 있습니다.


갈등이 방치될 때 무서운 것은 갈등 자체가 아닙니다. 각자의 해석입니다. 마진은 미선이 영업을 못 한다는 확신이 굳어지고, 미선은 마진이 자신을 영원히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깊어집니다. 한번 굳어진 해석은 이후의 모든 상황을 그 렌즈로 보게 만듭니다. 미선이 잘해도 마진의 눈에는 "태풍의 덕분"이 되고, 마진이 좋게 말해도 미선의 귀에는 "형식적인 말"이 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같은 팀이어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갈등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방치하면 해석이 굳어질 뿐입니다.


태풍이 한 것처럼, 어색하고 강제적이더라도 같은 자리에 앉히고, 공통의 목표를 다시 상기시키고, 그 공간에서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리더의 일입니다. 갈등을 없애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갈등이 있어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당신의 팀 안에서 리더인 당신만 모르고 있는 갈등이 있지는 않습니까?


3. 기록은 위기 때 무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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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이 구치소에 갇혔습니다. 면회는 5분이 전부였습니다. 마진은 경찰에게 메모와 펜을 빌려 미선에게 적어 건넸습니다. "고객, 신용, 재고를 지켜라." 그리고 자신을 사수라고 불렀습니다. 5분 안에 전해야 할 것들을 적어서. 미선이 그 메모를 들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미선에게는 메모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출장 내내 찍어두었던 사진들이었습니다. 거창한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강진영 사장에게 배운 대로 출장록을 작성하기 위해서였고, 혹시 마진을 징계할 증거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사진이 법정에서 유일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필름 한 장이 마진을 구했습니다. 미선이 기록을 남기는 습관을 가진 것은 태풍의 아버지인 진영 사장에게서 배운 것이었습니다. 리더가 팀원에게 심어준 습관이 팀을 살렸습니다. 진영 사장은 이미 세상을 떠났는데도 그가 미선에게 가르쳐준 것이 태국 법정에서 작동했습니다.


리더가 팀에게 남길 수 있는 것들 중에 가장 오래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 장면이 보여줍니다. 거창한 비전이나 한 번의 동기부여 연설이 아닙니다. 일하는 방식, 사소한 습관, 태도, 그것들이 리더가 없어진 뒤에도 팀 안에 남아서 작동합니다.


기록의 힘은 기록할 때가 아니라 나중에 드러납니다. 그리고 대부분 기록이 필요한 순간은 예고 없이 옵니다. 고객과의 약속, 거래 조건, 회의에서 나눈 결정, 현장에서 본 것들. 이것들을 기록해두지 않으면 분쟁이 생겼을 때 아무것도 입증할 수 없습니다. 특정 정보가 한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을 때, 그 사람이 빠지면 팀 전체가 멈춥니다. 반면 기록이 잘 된 팀은 누가 없어도 돌아갑니다. 위기가 왔을 때 꺼낼 것이 있습니다.


기록은 습관입니다. 중요한 순간에만 하려고 하면 늦습니다. 지금 당신의 팀에서 중요한 결정과 약속들이 어딘가에 남겨져 있습니까? 그 기록이 당신 없이도 팀이 움직일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까?


4. 막다른 골목에서 리더가 직접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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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가 없었습니다. 사진은 강물에 빠졌고, 필름만 남았습니다. 변호사도 손을 놓은 상황이었습니다. 태풍은 필름을 들고 법정 앞에 섰습니다. 손전등 하나로 필름을 벽에 투영했습니다. 날짜, 항구, 사람. 미선이 아무 생각 없이 찍었던 사진들이 증거가 되었습니다. 마진은 석방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미선이 사진을 찍어두었고, 태풍이 시계를 맡겨서 현상을 독촉했고, 미선이 필름을 들고 법정으로 달렸습니다.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리더인 태풍이 앞에 나섰을 때, 그 모든 움직임이 하나로 모였습니다.


리더가 직접 나서는 것의 진짜 의미가 여기에 있습니다. 리더가 먼저 움직이면 팀도 따라서 움직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팀원들은 리더를 봅니다. 리더가 앞으로 나가면, 자신도 움직여야 한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리더가 뒤로 물러서면, 이미 끝났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법정에서 태풍이 손전등을 들고 앞에 나섰을 때, 비로소 이 위기가 그간의 노력들이 빛을 바라며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리더가 "팀이 알아서 하겠지"라고 물러서는 순간, 팀은 자기도 모르게 속도를 줄입니다. 책임의 무게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줄 때, 팀원도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집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리더의 역할은 해결책을 가져오는 것이 아닙니다. 팀이 보는 앞에서 먼저 발을 내딛는 것입니다. 그 한 발이 팀 전체를 움직입니다.


최근에 당신의 팀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당신은 가장 먼저 어디로 움직였습니까?



5. 말 한마디가 사람을 다시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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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이 파손되었습니다. 140개를 건졌지만 나머지는 이미 망가진 뒤였습니다. 미선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목숨 걸고 달려갔는데, 막지 못했다는 자책이었습니다.


그때 마진이 말했습니다. "최고의 영업맨이야."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그런데 마진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봤습니다. 오토바이로 먼저 달려가고, 육탄으로 막으려 했던 그 미선을 봤습니다. 출장 내내 미선을 무시했던 마진이 했기 때문에, 그 말은 미선에게 더 깊이 박혔습니다.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나온 인정이었으니까요.


인정이 진심으로 전달되려면 두 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보는 시선, 그리고 그것을 말할 용기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팀원의 노력을 보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습니다. 성과가 나오면 말하겠다고,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말하겠다고. 그런데 마진은 파손된 헬멧 앞에서 눈물 흘리는 미선에게 바로 그 순간 말했습니다. 리더의 말은 팀원의 자기 인식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팀이 작을수록, 관계가 밀접할수록 그 무게는 더 커집니다. 결과가 나쁠 때, 최선을 다했지만 안 됐을 때, 그 순간 과정을 알아봐 주는 말이 사람을 붙잡습니다. 미선은 결과 때문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이 보였다는 것 때문에 다시 일어섰을 것입니다.


지금 당신의 팀에서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사람이 있습니까? 그 사람에게 오늘 그 과정을 알아봐 준다는 말을 건네보십시오.


마무리

필름 한 장을 들고 법정에 선 태풍. 손전등 하나로 벽에 사진을 투영하던 그 순간. 준비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증거도 확실하지 않았고, 통역도 완벽하지 않았고, 결과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되었습니다. 왜 되었을까요. 미선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두었고, 태풍이 팀의 균열을 방치하지 않았고, 마진이 면회 5분 안에 미선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나하나는 작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들이 모여서 막다른 골목을 뚫었습니다.


신뢰와 실행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준비하는 것, 갈등을 방치하지 않는 것, 막다른 순간에 직접 나서는 것, 기록을 남기는 것, 그리고 사람을 알아봐 주는 것. 이것들이 쌓여서 팀이 됩니다.

지금 당신의 팀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4편에서는 11~13화를 다룹니다. 태풍상사는 조달청 입찰에 도전합니다. 그런데 창고에 불이 납니다. 미선이 고백을 합니다. 그리고 차용증이 사라집니다. 위기가 겹칠 때 조직 안에서 사람은 어떻게 서로를 살리는지, 다음 편에서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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