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편(11~13화):겹치는 위기와 절망 속에서도 더욱 강해지는 팀
지난 3편에서 팀의 균열이 수면 위로 올라왔음에도 그것을 기회로 삼아 더 단단한 팀이 되어 태국에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달콤함도 잠시, 회사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옵니다. 믿었던 사람이 배신하고, 창고에 불이 나고, 겨우 확보한 물건이 전량 폐기됩니다. 아무리 버텨도 노력해도 새로운 위기가 쌓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에 태풍상사는 또 한 번 달라지는 계기로 삼습니다. 위기가 겹칠수록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합니다. 또 이러한 성장을 리더가 하나 되게 함으로 팀으로서도 성장하는 모멘트로 전환시킵니다. 위기가 사람과 팀을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위기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보고 도약과 성장의 발판으로 만듭니다.
이번 4편에서 그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4편에서는 드라마의 11~13화를 다룹니다. 태풍상사는 태국에서 돌아온 이후 안정적인 사업을 찾기 시작합니다. 태풍이 선택한 것은 조달청 국가 입찰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술용 장갑 입찰에 들어가려 했더니 작은 기업이라는 이유로 입찰 불가 통보가 옵니다. 태풍상사는 조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걸겠다고 공문을 보냅니다. 결국 입찰에 참가할 수 있게 됩니다.
문제는 경쟁자입니다. 태풍상사의 영원한 방해꾼이자 라이벌인 현준이 같은 품목에 들어왔고, 수술용 장갑을 생산하는 블레이즈 이글이 유일한 판매업체인 상황에서 정가로 사면 마진이 남지 않습니다. 태풍은 말레이시아 공장에 직접 접촉하기로 합니다. 송중이 대신 말레이시아로 날아갑니다. 공장은 폐업 상태였지만 재고가 있었습니다. 5111박스, 40% 가격. 현장에서 확인한 정보가 입찰 당일 태풍상사에게 전보 한 장으로 도착했고, 태풍상사는 입찰가 4억 2천8백만 원으로 현준의 4억 3천3백만 원을 이겼습니다.
그런데 낙찰 다음 날, 창고에 불이 납니다. 물품을 관리하던 미선이 안에 있었습니다. 태풍이 뛰어들어 물건들은 포기한 채 미선을 구합니다. 이제 수술용 장갑을 납품해야 하는데 물건이 없습니다. 화재로 전량 폐기, 입찰 라이벌인 표상선이 시장에 남은 300만 개를 선점한 상태. 태풍은 자신의 숙적인 현준에게 찾아가 고개를 숙였지만 거절당합니다. 그리고 박호를 찾아갑니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남은 유산인 차용증 하나를 들고. 수술용 장갑 300만 개와 차용증을 맞바꾸는 빅딜을 시도합니다.
명관은 태풍상사의 기둥 같은 인물로 태풍의 아버지가 하늘로 떠난 뒤 회사를 어쩔 수 없이 나옵니다. 나간 뒤 이미 나이가 들어버린 자신을 세상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노동시장에서도 어울리지 못했고, 가족 관계도 깨어졌습니다.
태풍상사는 정부 입찰에 경험이 있는 명관이 필요해 돌아올 것을 요청했고 명관은 망한 회사에 무슨 볼일이 있냐며 쫓아냈습니다. 이후 우연히 오랜만에 방문한 태풍상사 사무실, 한쪽에 자신이 태풍상사에 몸 담고 있던 시절부터 키우던 난을 자신이 없는 동안 태풍이 돌봐주며 꽃을 피우며 다시 자란 것을 보고 명관은 그 난을 보고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태풍상사가 입찰을 진행할 결정적인 순간에 명관의 손이 필요했습니다. 컴퓨터 외국어 호환 이슈로 글자가 깨지는 상황. 명관이 나타나 컴퓨터 대신 미려한 필기체로 제품설명서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복직했습니다. 태풍은 명관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회사는 나무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나이테 같은 사람. 나이테라는 말이 떠오르지 않아 말을 맺지 못했지만, 명관은 밖에서 혼자 그 말을 되새겼습니다. "나이테라니… 연륜 아닌가."
세상이 필요로 하지 않고 노동시장에서도 외면당한 한 사람이 결국 팀을 살렸습니다. 최신 기술도, 화려한 스펙도 아니었습니다. 수십 년 현장에서 쌓인 것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큰 위기에서 빛났습니다. 위기를 여러 번 겪어본 사람이 가진 감각, 어디서 무너지고 어디서 버텨야 하는지를 아는 것. 그것은 교육으로 가르칠 수 없고, 현장과 경험을 통해서만 쌓입니다.
나쁜 회사는 위기에 무너지고, 좋은 회사는 위기를 버텨내고, 위대한 회사는 위기에서 성장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명관이 돌아온 것, 그것이 태풍상사가 단순히 버티는 것을 넘어 성장하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성장의 시작은 화려한 전략이 아니라 버려두고 간 썩어가던 난을 잊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보살피고 기다리던 리더의 모습이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필요한 곳으로 돌아옵니다. 그 자리를 만들어두는 것이 리더의 일입니다.
지금 당신의 팀에서 연륜 있는 사람이 제대로 된 자리에 있습니까? 그 사람은 지금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까?
블레이즈 이글이 유일한 판매업체였습니다. 정가로 사면 마진이 없고, 마진 없이 입찰가를 낮추면 이겨도 손해입니다. 마진은 태풍에게 이 입찰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태풍은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남모가 닭을 싸게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힌트를 얻었습니다. 소매상을 거치지 않고 공장에서 직접 가져오면 됩니다. 수출 조건 중 EXW — 수입자가 공장에서 직접 가져가는 방식. 원가에 가깝게 살 수 있습니다. 송중이 말레이시아로 날아갔고, 40%에 합의했습니다. 입찰 당일 전보 한 장으로 도착한 그 숫자가 현준을 500만 원 차이로 이겼습니다.
판 자체의 전제를 바꿨습니다. 모두가 블레이즈 이 글을 통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태풍은 "왜 중간 유통을 거쳐야 하는가"를 의심했습니다. 그 질문 하나가 말레이시아 공장으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스타트업이 구조적으로 불리한 싸움을 만나는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옵니다. 자본도 없고, 관계도 없고, 규모도 작습니다. 그 안에서 더 열심히 같은 방법을 쓰면 한계가 있습니다. 채널이 막혔는데 그 채널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유통이 비싼데 더 싸게만 팔려고 합니다. 태풍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유통 구조 자체를 없앴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 X를 만들 때 로켓 가격이 6500만 달러라는 사실 앞에서 "왜 이렇게 비싼가"를 묻지 않았습니다. 대신 "로켓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를 물었습니다. 원자재는 완성품 가격의 2%였습니다. 중간 구조를 걷어내자 비용이 90% 줄었습니다. 그는 이것을 퍼스트 프린시플 사고(First Principle Thinking)라고 불렀습니다. 당연하다고 여겨온 전제를 가장 기본적인 단위까지 해체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생각하는 것. 태풍이 말레이시아 공장으로 날아간 것과 정확히 같은 방식입니다.
지금 당신이 불리하다고 느끼는 싸움이 있습니까? 더 열심히 하기 전에, 그 싸움의 전제 자체를 한번 의심해 보셨습니까?
입찰 당일 오전 11시. 마감까지 시간이 없는데 송중의 연락이 없습니다. 명관은 자신만의 비기로 시간을 끌고, 미선은 5%에서 15%까지의 입찰 금액을 계산해서 태풍에게 전달하고, 마진은 밖에서 전보를 기다립니다.
11시 12분, 마진이 전보를 들고뛰어 들어왔습니다. 현준이 방해하려 했지만 차 주사가 전보를 받아서 읽었습니다. '5111 40 OK.' 태풍이 그 숫자를 알아듣고 계산기를 두드렸습니다.
태풍은 그저 믿고 있던 팀원의 전보를 기다렸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리더인 태풍이 해야 할 일은 그것이었습니다. 각자의 산출물이 모이는 마지막 지점에서 각 팀원들의 노력과 결과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
스타트업에서 리더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위기 때 혼자 다 하려는 것입니다. 팀원을 믿지 못하거나, 시간이 없거나, 자신이 가장 잘 안다는 생각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혼자 다 하는 리더 밑에서는 팀원들이 성장하지 않습니다. 위기가 왔을 때 리더 한 명에게만 의존하는 팀이 되어버립니다. 태풍상사가 입찰을 이긴 것은 태풍이 모든 것을 다 해서가 아닙니다. 각자가 자기 역할을 정확히 했고, 태풍은 그것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지금 당신은 위기 때 팀을 믿고 각자의 자리에 맡기고 있습니까? 아니면 불안해서 혼자 다 하려 하고 있습니까?
창고에 불이 났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져온 수술용 장갑이 전량 폐기되었습니다. 표상선이 시장에 남은 300만 개를 선점했습니다. 태풍은 현준에게 찾아가 미안하다는 말까지 하며 도와달라 고개를 숙였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그날 저녁, 태풍은 아버지가 혼자 술을 마시던 식당에 앉았습니다. 그곳에서 생전에 아버지가 짊어졌을 그 무게감과 책임을 느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뇌와 슬픔 속에서 술을 마십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태풍은 비장하게 박호를 찾아갔습니다. 손에는 아버지에게 남은 차용증 하나가 있었습니다. "9년 전 가격이면 건물 하나쯤은 자기 것이 아니겠냐"며. 다른 것은 요구하지 않겠다고. 수술용 장갑 300만 개만 넘기라고 당당하게 요구합니다. 이제 끝인가 생각하며 슬픔에 잠겨 스스로 무너져 내리던 그 식당, 그 무너짐이 오히려 태풍을 다음 단계로 데려갔습니다.
위기에서 무너지는 사람과 성장하는 사람의 차이는 위기의 크기가 아닙니다. 그 어두운 자리에서 도망치지 않고 얼마나 오래 버티며 생각하는가에 있습니다. 태풍이 식당에 앉아서 아버지를 그리워했습니다.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그냥 거기 앉아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지금까지 아무도 꺼내지 않았던 카드를 들고 박호 앞에 섰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창업가가 가장 어두운 순간을 맞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투자가 끊기고, 핵심 팀원이 떠나고, 겨우 잡은 계약이 날아가는 순간이 옵니다. 그 자리에서 빠르게 털어내고 다음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 그 어두운 자리를 제대로 버텨내지 않으면 다음에 같은 위기가 왔을 때 또 무너집니다. 태풍이 식당에서 아버지를 그리워한 그 밤이,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느끼는 그 자리에서, 아직 남아있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당신이 가장 어두운 순간에 있다면, 그것이 성장의 직전일 수 있습니다. 아직 쓰지 않은 카드가 당신 손에 있지 않습니까?
조달청 납품이 완료되는 날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날아온 수술용 장갑이 지정 창고에 들어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창고 화재도, 표상선의 방해도, 현준의 농간도 결국 이 순간을 막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현준이 나타났습니다. 표상선의 컨테이너를 막으려 했습니다. 입찰도 졌고, 납품도 눈앞에서 완료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방해하러 왔습니다.
그때 미선이 나섰습니다. 귀싸대기 한 방. 그리고 한마디.
"너지?"
창고에 불을 지른 것이 현준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습니다.
왜 미선이 나섰을까요. 미선은 팀과 함께 창고 화재를 겪었습니다. 불 속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입니다. 그 경험이 미선을 현준 앞에 세웠습니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큰 착각 중 하나가 성과지표로 팀의 모든 것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매출, 성장률, 고객 수. 그런데 정작 위기가 왔을 때 팀이 버티는 것은 그 숫자들이 아닙니다. 같은 불을 함께 끈 경험입니다. 함께 무너질 뻔했고, 함께 버텼고, 함께 살아남은 그 기억이 팀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미선이 당당히 현준 앞에 선 것은 그 모든 것의 결과였습니다.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들을 모두 함께 경험하고 이기고 나서도 함께 있는 사람들입니다. 지금 당신의 팀에서, 이기고 나서 함께 있을 사람들이 지금 자리에 있습니까?
위기는 사람을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위기 속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을 봅니다. 연륜을 가진 사람의 가치, 구조를 바꾸면 이길 수 있다는 것, 팀의 산출물을 하나로 모으는 리더의 역할, 어두운 자리에서 올라서는 성장, 그리고 이기고 나서도 함께 있는 사람들.
이 모든 것이 불이 나도 남는 것들입니다. 지금 당신의 팀에 불이 난다면, 무엇이 남겠습니까?
5편에서는 14~16화를 다룹니다. 태풍상사는 다 본 테크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 섭니다. 사장 퇴임, 냉각팬 특허 공개, 박호와의 마지막 독대. 그리고 파랑새. 진짜 이긴다는 것이 무엇인지, 마지막 편에서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