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은 길을 막지 않는다

그 자체가 하나의 길이다.

by 조용한 조작가



5시 30분, 작은 진동이 팔목을 흔들면 저는 곧장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욕실로 가 양치를 하고, 차가운 물로 얼굴을 적시며 몸을 깨웁니다. 잠이 서서히 멀어지면 의자에 앉아 헤드폰을 끼고 눈을 감습니다. 그렇게 매일 같은 자리에서, 제 하루는 명상으로 시작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 너머에서 막내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예전 같았으면 속으로 불평부터 올라왔을 겁니다. “이 새벽에 겨우 시간 내서 명상하는데, 왜 또 방해를 받는 거야…” 하지만 요즘의 저는 조금 다르게 반응합니다. 조용히 일어나 아이를 안고 와, 제가 누웠던 자리 옆에 눕힙니다. 다행히 아이는 금세 울음을 그치고 다시 잠이 듭니다.

그 순간 문득 고맙다는 마음이 듭니다. 아이가 쉽게 잠들어 준 것, 다른 식구들을 깨우지 않은 것, 그리고 이런 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명상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방해들이 끝없이 찾아옵니다. 앉은 자세의 불편함, 허리와 무릎의 통증 같은 몸의 신호들, 오늘 해야 할 일과 걱정거리, 지루함과 잡념들…. 예전에는 이 모든 것을 ‘방해물’로만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꿔 봅니다.

‘아, 지금 이것이 내가 바라봐야 할 대상이구나.’

명상은 방해가 없는 완벽한 시간이라서가 아니라, 방해가 찾아왔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지나보내는지 배우는 시간이라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연습. 그 연습이 쌓여 내 마음의 체력이 길러집니다.


마라톤 완주를 결심하고 달리기를 시작한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저는 무릎을 다쳤습니다. 병원에서는 큰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통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열흘 넘게 제대로 뛰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온통 자기비난뿐이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몸을 방치했으면 이렇게 쉽게 다치지?”

“약도 먹고 치료도 하는데, 왜 이렇게 안 나아지는 거야.”

조급함과 답답함이 겹쳐 마음은 더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방향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내 몸을 원망하는 대신, 연민의 시선을 보내 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동안 미안했다, 이제는 무리하지 않을게.” 라고 조용히 되뇌이며 내 몸과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쉴 수밖에 없는 시간 동안, 저는 공부를 했습니다. 왜 다쳤는지, 어떤 근육이 약한지, 부상을 줄이려면 어떤 자세로 달려야 하는지 하나씩 다시 배웠습니다.


걷기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 걸음을 떼더라도 무릎의 움직임, 발이 바닥에 닿는 각도, 몸의 균형에 온전히 집중했습니다. 며칠 전, 아주 천천히 짧은 거리를 달려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이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편안하게 몸이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제야 알 수 있었습니다.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저는 여전히 잘못된 자세로 억지로 버티며 달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언젠가 더 큰 부상으로 멈춰 서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를 멈춰 세우는 사건들이 꼭 내 길을 막는 장애물만은 아니라고.

어쩌면 “잠깐 멈춰 서서 다시 방향을 보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고요.


명상 시간에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반복되는 잡념도, 뜻밖에 찾아온 부상도 결국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하고, 더 단단한 나를 만들어 주는 또 하나의 길이었습니다.


니체의 말처럼,

“나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결국 무엇이 ‘장애물’인지, 무엇이 ‘동력’인지는 나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나는 이 일을 단지 나를 막아서는 벽으로 볼 것인지, 한 걸음 성장하게 해 주는 발판으로 볼 것인지.


오늘 하루, 당신의 앞을 가로막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가라앉혀 보세요. 짧게라도 눈을 감고 호흡을 느끼며,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조용히 집중해 봅니다.

그렇게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장애물은 길을 막지 않습니다.

그 자체가, 이미 또 하나의 길이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을.


오늘도 당신의 하루에 더 많은 ‘동력’들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