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서는 법
일요일 새벽 5시. 세상이 아직 곤히 잠들어 있는 시간, 홀로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합니다. 규칙적으로 들리는 칫솔질 소리만이 새벽의 적막을 깹니다.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밀어 올리다 문득 거울 속의 부시시한 나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의 가장 큰 소원은 '방해받지 않는 늦잠'이었습니다. 아이의 울음소리에 깨지 않고, 알람 없이 푹 자보는 것. 그랬던 제가 지금은 스스로 새벽잠을 깨워 명상을 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과연 나는 이 루틴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까?"
의구심이 고개를 들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습니다. 루틴이라는 '완벽함'의 강박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기로 합니다. 명상 중 생각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면 그저 알아차리고 호흡으로 다시 돌아오듯, 삶의 루틴도 그렇습니다. 피곤한 날엔 늦잠을 잘 수도, 어떤 날엔 글을 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의 끊김 없이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경로를 이탈했더라도 다시 알아차리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회복의 탄력'에 있음을 스스로에게 되뇌어 봅니다.
이 새벽의 평온함이 유독 소중하게, 아니 조금은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어제 저녁의 기억이 너무도 소란스러웠기 때문일 겁니다. 참으로 힘든 저녁이었습니다.
아내와의 사소한 다툼으로 시작된 냉기, 그리고 반복되는 첫째 아이의 투정과 울음. 좋게 타이르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싶으면 금세 똑같은 상황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었고, 그때마다 조금씩 인내심의 바닥을 드러내며 무너져 내리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아이에게 늘 다정하겠노라, 오늘은 절대 화내지 않겠노라 다짐했던 아침의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결국 날 선 말과 행동으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쓰린 마음을 달래야 했습니다.
아이에게는 늘 "친구에게 소리 지르지 마라, 화내고 짜증 내지 마라" 가르치면서, 정작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가장 어른스럽지 못한 모습으로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버린 것입니다. 모든 문제는 외부 상황이 아닌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매일 글로 배우고 머리로 익히면서도, 현실의 거친 파도 앞에서는 여지없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마는 나약한 인간임을 확인합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행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 이토록 넓고 깊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새벽입니다.
저는 늘 아이에게 "먼저 사과하는 사람이 진짜 용감한 사람이야"라고 말해주곤 했습니다. 오늘 아침은 아빠인 제가 그 용감한 사람이 되어야 할 차례입니다.
어제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며, 아이가 일어나면 눈을 맞추고 진심으로 사과하려 합니다. 어젯밤 우리 집을 덮쳤던 모든 소란의 불씨가 아이가 아닌, 저의 미성숙함과 감정 조절 실패에 있었음을 깨끗하게 인정합니다.
다시는 이 아픈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부끄러운 제 민낯을 이렇게 글로 남겨 박제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과오를 변명 없이 온전히 인정할 때 비로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실수란, 현재의 부족한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가장 정직한 거울과도 같습니다. 지금의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을 향한 노력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완벽하지 않은 하루가 시작될 것입니다. 또 흔들리고, 넘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저는 오늘 여러분께 조금 색다른 기도를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하게 만드는 '작은 실수들'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실수 너머로,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용기를 내시기를 응원합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새벽,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