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운엽 May 05. 2024

뉴욕 자유의 여신상

미국의 영토 불리기


컨테이너선은 시간을 다투는 배라 부두에 접안해 있는 시간이 아주 짧다.

자동차 운반선은 굴러다니는 차를 싣고 내리기에 하역하는 시간이 짧기는 마찬가지다.

하역 마친 배를 비싼 항만세 주면서 항구에 잡아놓을 이유가 없어서 바로 출항하게 된다.

그러니 바빠서 오줌 누고 뭐 볼 시간도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의 'HAPPY LATIN' 호는 보스턴에서 당일치기 하역을 하고 다음 하역지인 뉴욕도 마찬가지로 반나절이면 끝나게 된다.


보스턴에서 200여 해리를 열댓 시간 항해하여 뉴욕 만에 들어서니 자유의 여신상이 멀리서 반긴다.

뉴욕 리버티 섬에 있는 청록색 자유의 여신상은 93.5m의 높이에 아메리칸드림의 상징이라고 한다.

정식 명칭은 'Liberty enlightening the world, 세계를 밝히는 자유'인데 일반적으로 자유의 여신상 또는 자유의 여인상이라고 부른다.

석조 받침대 부분까지는 엘리베이터가 운행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운행을 안 한단다.

동상의 발 부분부터는 내부에 설치된 원형 계단을 통해 왕관 부분에 있는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7개의 뿔로 된 왕관은 미국이 이룬 자유와 평등이 7개 대륙으로 햇빛처럼 퍼지라는 것을 염원했다.

손에 든 책은 헌법이고 미국 독립 기념 날짜가 적혀 있다.

오른손에 든 횃불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의 여인상은 끊어진 쇠사슬을 밟고 서 있는데 노예 해방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등대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단다.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서 독립을 지원했던 프랑스가 선물로 주었다.

프랑스 국민들의 성금 40만 달러로 제작했다고 한다.

프랑스에도 작으나 똑같은 복제품이 있다.

파리 센 강변에 있는 자유의 여인상은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 기념으로 프랑스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이 기증한 것이다.

프랑스와 미국인이 서로 자유의 여신상을 주거니 받거니 한 것이다.

출항하면서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자유의 여인상을 볼 때마다 더운데 저렇게 종일 횃불을 번쩍들고 서 있으면 팔과 다리가 얼마나 아플지 진심 걱정된다.

대신 들어줄 수도 없고...


1803년 13개 주 연방으로 갓 독립한 신생 국가 미국은 미시시피 강가의 프랑스 령 뉴올리언스를 천만 달러에 팔라고 했다.

나폴레옹은 한술 더 떠서 루이지애나도 끼워줄 테니 500만 달러를 더 쏘라 했다.

나폴레옹 입장에선 유럽 전쟁에 지치고 식민지 관리도 버거운 판에 미국에서 산다니까 얼씨구나 하고 뭉뚱그싸게라도 팔고 싶었다.

미국은 당연히 콜!

그래서 미국 영토는 거의 두 배로 불어나게 되었다.


이후 미국은 거침없이 서부 개척을 했다.

그러나 1821년 스페인에서 독립한 멕시코와 국경 마찰이 생겼다.

멕시코가 독립하기 1년 전에 스페인 정부로부터 텍사스 일부 지역을 불하받은 유럽 이민자들이 정착촌을 건설한 상태였다.

신생 국가 멕시코는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후 멕시코 정치가 불안한 틈을 타서 미국인 이민자들이 텍사스로 대거 이주하여 미국은 텍사스를 3천만 달러에 팔라고 했으나 멕시코는 거부했다.

이후 중앙정치가 안정된 멕시코는 이주민들에 무장해제 후 텍사스에서 철수하라고 명령했으나 이에 반발하여 무력 충돌이 일어났다.

텍사스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멕시코와 전쟁을 치르다 신생 텍사스 공화국이 후달려 미연방에 합류하기로 했다.

결국 열받은 멕시코는 미국과 단교했으나 오히려 군사행동은 미국이 먼저 했다.


미국은 강경파 팽창론자들이 캘리포니아까지 먹으려고 달려들었다.

미국의 선전포고가 나오고 허약한 멕시코군이 연패하면서 로스 앙헬레스, 지금의 로스앤젤레스가 포위되었다.

캘리포니아텍사스 전역에서 미국의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다.

멕시코가 항복하지 않자, 미국은 수도인 멕시코 시티까지 쳐들어갔다.

멕시코군과 민병대의 결사적인 저항에도 멕시코 시티가 함락되고 멕시코군은 재기불능의 상태에 빠졌다.

결국 항전을 포기하고 항복이나 다름없는 협상을 제의하여 텍사스의 미연방 합류를 인정했다.

그와 별개로 멕시코는 미국에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를 포함한 거대한 영토를 울며 겨자 먹기로 겨우 1,500만 달러를 받고 팔았다.

물론, 멕시코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엉깠으, 멕시코는 지도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또한 아일랜드의 반란으로 내외적으로 성가신 영국이 미국의 서북부지역인 워싱턴, 오리건을 양도하여 미국은 영토가 더 커지게 된다.

알래스카는 크림전쟁에서 패한 러시아 제국이 재정난으로 미국에 720만 달러에 팔아 나중에 49번째 주가 되었다.

아이러니하게 미국은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고 무궁무진한 자원이 있는 땅을 헐값에 샀다.

미국이 저렇게 주변 땅을 헐값에 살 때 우리 조상님도 꼽사리 껴서 외상으로라도 땅 좀 사놓았으면 역사가 바뀌었을 텐데 참 아쉬운 대목이다.


이로써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에 걸친 북아메리카의 알짜배기 땅을 차지하였고 금과 석유 등 지하자원이 넘쳐났으며 본격적으로 세계 최강국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폴리네시안 원주민 부족이 거주하던 하와이 왕국은 영국의 영향력에 있다가 미 해군이 점령하여 후에 미국의 50번째 마지막 주로 편입되었다.

51번째 주는 새로 가입하게 될 주인데 극도의 친미 국가를 비꼴 때 쓰인다.


미국의 해외 영토 중 자치령으로 불리는 영구 거주 구역이 푸에르토리코, 괌 등 다섯 곳에 있다.

자체 정부를 갖고 있으며 자치권이 있다.

여기서 태어나면 미국 시민권이 주어지며 미국 여권을 쓰지만,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 투표권이 없다.


역사에는 반드시 대가가 있다고, 무력으로 남의 땅을 빼앗은 것이 세월이 지나 미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빼앗긴 땅은 미국 영토가 되었지만, 거기 거주하던 갈 데 없는 멕시코인은 미국 시민이 되었다.

합법 이민과 밀입국자들이 많이 들어와 가톨릭교도인 그들의 출산율 또한 평균 이상이라 머지않아 히스패닉 인구가 엄청나게  것이다.

3억 명이 넘는 미국 인구 중 백인이 60%, 히스패닉이 흑인보다 많은 20% 이상을 차지한다.

히스패닉은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 출신과 그 후손을 뜻한다.

라티노는 히스패닉과 포르투갈어를 쓰는 브라질 이민자를 포함한다.

미국은 다수결 원칙의 민주주의 국가라 주 정부, 지방 행정은 인구가 권력이므로 미국의 미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히스패닉 출신이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실제 히스패닉 출신이 정재계 요직에 많이 진출해 있다.

스포츠, 연예계 또한 마찬가지이다.

작가의 이전글 미국 독립 전쟁의 불씨가 된 보스턴 차 사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