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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언자 Nov 03. 2024

스물 아홉째날 - 일상의 감독

작가의 여중 중

'눈앞에 원하는 만큼의 프레임을 설정하고, 그 안에 보이는 장면을 글로 써보는 거예요. 평범해 보이는 일상도 글로 사진을  찍듯이 기록해 보면 특별해집니다. ~ 일상의 감독이 되어 순간들을 기록해 보세요. ' - 정혜윤 작가


어떤 날은 무엇을 써야 할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 날이 있다. 무언가를 써야 하는데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아 멍해지는 순간 들이다.


그런 날 도전하기  '글로 사진 찍기'이다. 그냥 눈앞에 있는 광경에 프레임을 설정하고 그 공간을 글로 써보는 것이다. 감독이 되어 인물, 배경, 스토리를 넣어 보고 빛, 소리 등을 자세히 적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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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산책을 마치고 들어온 커피숍에는 점심 후 늦은 시간이었는지 손님이 없었다. 주문을 하고 있는데  손님이 두 명 들어왔다. 남자손님 1명, 여자손님 1명. 벽을 기댈 수 있는 자리 중 중간에 앉아 주문을 하고 오니 양옆에 한 사람씩 자리를 잡는다.


나는 두 사람이 일행인 줄 알았는데 따로 앉는다. 이렇게 각자 한 자리씩 하고 나란히 세 사람이 앉게 되었다. 그 후 세분이 들어와 조금 떨어져  앉는다.


그리고 잠시 나는 왜 남녀가 동행이라고 생각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처럼 혼자 일수도 있었는데 당연히 두 사람이 일행이라고 생각하였다. 남남, 여여이었으면 어땠을까, 나이차가 많았으면 어땠을까,  두 사람의 나이가 연인으로 보기에 무리가 없어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렇게 섣부른 판단으로 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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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써보는 것이다. 여기에 인물의 묘사를 넣어보기도 하고, 각 인물의 스토리를 넣어보고, 이렇게 연습해 보며 글을 해보려고 한다. 생각한 장면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생각처럼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글의 순서를 어떻게 하여야 그 장면을 좀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되고 주변의 설명이 어느 정도 자세하여야 이해를 도울 수 있을지도 항상 고민이다.


이런 연습을 잘하지도 않고 글을 대한 욕심만 가졌다. 많이 읽었으니 그만큼 쌓아놓은 것이 많아 자연스럽게 글을 쓰게 될 거라 믿었다. 생각처럼 글을 쓸 수 없었을 때 스스로의 재능을 탓하였다. 쓰는 과정 없이 결과에 실망하였으니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러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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