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와 맞닥뜨린 수영선수, 그는 살아남았을까?

[리뷰] 영화 <크롤>

by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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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롤>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2019년작 영화 <크롤>에는 때로는 코치로서, 가끔은 친구처럼 수영 선수인 딸을 생각하는 아버지가 나온다. 그런 아버지이기에 강력한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강타하는 그날 헤일리(카야 스코델라리오)는 대피명령에 굴하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는 아버지를 찾아 집으로 향한다.


지하실, 느닷없이 등장한 악어 두 마리, 점차 불어나는 물 때문에 그들은 생사를 보장받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버지는 헤일리에게 수영선수로서 용기를 가지라고 말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누는 이 같은 대화는 그들이 얼마나 수영으로 가깝게 엮여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수영 선수로서 역량을 끌어 올리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는지도 동시에 보여준다. 이와 같은 수영에 대한 고찰은 악어와의 대결에서도 계속해서 등장한다.


그들에겐 악어 두 마리와 허리케인에 의해 불어나는 물 때문에 지하실에서 벗어나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이는 영화가 재난영화 문법에 얼마나 충실한지를 잘 보여준다. 그들이 위험 요소에서 어떻게 살아남는가가 흥미진진할 수 있었던 것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 속에 두 인물을 집어넣은 결과 때문일 테다. 전작 '맨 인 더 다크'로 일찌감치 눈도장을 찍은 제작진들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답게 허리케인과 악어의 습격에서 살아남으려 분투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실감나게 담아냈다.


지하실에서 아버지를 찾아다니다 흘린 휴대폰을 찾기 위해 안전한 곳을 벗어나는 헤일리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조마조마하다. 역시나 악어 두 마리가 등장해 그녀를 위협하고 하필 홍수가 시작되어 지하실은 물이 차오른다.

"팝콘과 콜라도 못 먹을 정도로 긴장감이 넘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극장 안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스크린 속의 세계로 들어가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숨 쉴 틈 없이 긴장감을 이어가도록 했다"고 자신한 알렉산드라 아야 감독의 베짱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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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롤> 속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집 밖은 어떨까?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가게에 들어가 현금출납기 속 돈과 물건을 훔치려는 일당에게는 희비가 교차되는 일이 발생한다. 또 다시 악어 때문인데, 부자가 되었다고 기뻐하는 것도 잠시, 악어들이 여기 저기서 출몰한다.


악어에 대한 존재를 모른 채 막 이 집에 들어선 경찰들의 모습 또한 관객들에게 두려움을 안긴다. 말할 틈도 없이 공격하는 악어의 습격을 손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헤일리와 그의 아버지를 교차해 보여주면서 그들이 정말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결국 그들을 구해낸 것은 악어의 특성을 꿰뚫고 있었던 아버지의 행동전략과 그것을 빠른 수영 실력으로 해결해나가는 헤일리의 추진력이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끝까지 나오는 수영에 대한 조망은 의외로 악어와의 대결을 해볼 만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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