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조커의 등장, 한 번은 놀라고 한 번은 울고

[리뷰] 영화 <조커>

by 고고

2019년작 영화 <조커>가 아서(호아킨 피닉스)라는 인물 하나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야기임에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그가 변해가는 모습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미디언을 꿈꾸는 남자인 아서는 고담시에서 광대로 일한다. 하지만 그는 어딜 가나 자신에게 분풀이를 해대는 사람들로 인해 상당히 지쳐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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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 속 장면ⓒ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그는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제정신으로는 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는 맨 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포기했고 이 지점부터 그는 폭주한다.

영화 <조커> 속에서 아서가 당하는 핍박과 조롱은 사실일 테다. 다만 그것에 대항하는 모습은 망상으로 처리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잔악무도하고 피비린내 나는 아서의 복수가 망상이었다는 것을 후반부에서 이야기한다. 이런 영리한 계산 하에 앞서 아서가 자신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잔혹한 장면이 실제 일어난 일이라고 인지했던 관객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분노를 조명하게 된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싶다가도 복수가 도에 지나친 것은 아닌가 싶어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그의 행동을 판단내린다. 그리고 모든 게 그의 망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나는 이런 모든 감정을 롤러코스터처럼 겪어냈다. 문득 이제까지 살아온 나의 인생이 눈앞에서 그려지는 듯하다. 소통을 통해 의견의 격차를 좁혀가는 경험을 하지 못해서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면 나 역시 견뎌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영화 초반부에는 아서의 힘들고도 불행한 인생을 그려냈다. 후반부에서는 점점 미쳐가는 사회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대항이라고는 상상 속에서 그들을 죽이는 것일 뿐이라는 아서의 나약함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그리고 그의 약한 면모에 관객들은 각자 자신의 약함을 떠올리며 그의 소극적인 대항에 몰입한다.

영화를 본 후 사람들은 영화 속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조커 계단춤에 열광한다. 아서가 화려한 수트를 입고 광대 분장을 한 패 춤추며 계단을 내려갔던 그 뉴욕 브롱크스의 계단이 명소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화 전반을 걸쳐 가장 행복해보이고 자유로워 보이는 이 장면은 늘 우울한 삶을 살아온 아서의 삶과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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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속 장면ⓒ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국내에서는 이미 400만 이상의 관객이 시청한 영화 <조커>는 코미디 '행오버' 시리즈로 유명한 토드 필립스가 감독했으며 이 영화로 올해 '베니스 국제 영화제'의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사회의 외진 곳에서 서서히 무너져가는 아서는 배우 피닉스의 열연으로 완성되었다. 그는 아서이자 조커를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23㎏이나 줄이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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