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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ddie Journey Mercury May 31. 2018

3. 아직도 길(camino)을 걷고 있는 우리

우리는 여전히 그 길 위를 헤매고 있다-

Maxime은 가끔 페이스북 메신저로 내게 말을 건다. 대부분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마는 게 전부지만, 짧은 대화에서 우리는 깊은 공감과 연대의 정서를 나눈다-


Max : 잘 지내고 있어?

Me : 그럭저럭. 뉴질랜드에서의 생활은 어때?
Max : 나는 요즘 공사판에서 노가다 일을 하고 있어. 너는 계속 한국에 있을 거야?
Me : 아마도. 왜 뉴질랜드에 좋은 일자리라도 있어?
Max : 하하. 뉴질랜드는 어디에나 항상 좋은 일자리가 넘쳐나! 즐거운 인생이란 용기있는 자의 것이라고!
Me : 거기에서의 생활은 괜찮아?
Max : 지금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는 중이야. 8월까지 최대한 열심히 돈을 모으려고. 그래서 한국에 널 만나러 갈게! 한국에서 같이 도보 여행을 하는 거 어때?
Me : 완전 좋은 계획인데!
Max : Too easy!
Me : Of course!




Max : 요즘 행복해?
Me : 그냥 그래...
Max : 나도 그래...
Me : 현실(real life)은 말 그대로 진짜 실제(real reality)니까...
Max : 사실 나는 아직도 혼란스러워. 여전히 길(camino)를 걷고 있는 기분이야...
Me : 난 이 복잡한 나라에서 겨우 살아 남고 있는 중이야. 이 현실에서 떠나는 상상을 매일 하면서 겨우 버티고 있다고나 할까...
Max : 격하게 공감해. 내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뉴질랜드로 온 이유도 비슷해. 나는 아직도 현실을 직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Me : 맞아. 내가 다시 서울에서 살지 않는 이유도 일맥상통하지. 그 미친 도시는 나를 이 현실 세계에 직면하도록 강압하니까...
Max : 맞아 맞아...



그때 함께 같은 길을 걸었고,
지금은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 길을 벗어나지 못한채,
같은 길 위에서 헤매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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