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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Oct 11. 2020

#4. 호주에서 집 알아보기  

호주에서 집을 계약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었다.  집주인과 1:1로 계약하는 방법,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집을 넘겨받는 방법(테이크 오버), 부동산을 통해 집을 알아보는 방법이었다. 


세 가지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었다. 

첫 번째 집주인과 1:1로 계약하는 경우 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렌트비가 저렴했지만 사기당할 확률이 높았다. 상습 법들은 호주 렌트 법을 잘 모르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소지한 사람을 대상으로 치밀하게 사기를 치기 때문에 아무리 저렴하게 나와도 쳐다보지 않았다. 

두 번째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집을 넘겨받는 경우 부동산을 통 해거래를 진행하기 때문에 첫 번째 방법보다 안전하지만 계약 기간이 끝나면 렌트 비용이 인상될 수 있으며 계약 만기 시 이전에 살았던 계약자가 집에 손상시킨 부분까지 보상해야 했다. 

세 번째 방법은 오픈 인스펙션을 통해 집을 구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여러 가지 절차가 있기 때문에 ( 인스펙션 신청 - 부동산 서류 검토 - 집주인 서류 검토 - 최종 확인) 다소 오래 걸리지만 렌트 사기를 당할 걱정이 없었다.


한국이었다면 문제가 발생하면 따지기라도 할 텐데 여기선 외노자 신분의 내가 목소리를 높여 말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한두 문장밖에 못하는 영어실력으로 계약 중 문제가 생긴다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다소 늦지만 안전한 세 번째 방법으로 집을 알아보았다. 


가슴에 참을 인(忍) 자 세 번 맘에 새기면 살인도 면할 수 있다는 말을 왜 만들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번, 두 번 짜증 나는 일이 생길 때마다 가슴속에 참을 인자를 수없이 새겼더니 나 자신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 


부동산을 통해 집을 알아보고 마음에 드는 집에 서류를 보냈더니 두 달 뒤에 답장을 받았다. 결과는 아쉽게도 집주인이 나보다 더 좋은 조건인 사람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데 수많은 일이 있었다. 


집을 보고 난 후 위치, 금액, 집 크기 모두 마음에 들었던 집이어서 고민 없이 바로 서류 제출을 했다. 

그 뒤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아 이메일을 보내도 답장조차 하지 않았다. 혹시나 내 서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건 아닐까 걱정되어 다시 인스펙션을 신청하여 집을 보여주는 사람과 대화를 했지만 담당 부서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절차가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웹사이트에 적혀있는 담당자에게 전화하면 자동응답으로 넘어갔고 부동산 대표 번호로 전화하면 자리에 오면 연락 주겠다는 이야기만 들을 뿐이었다. 


한 달 정도 지난 후 신청서를 작성했던 집이 아직도 오픈 인스펙션(open inspection)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제는 담당자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의문이었다. 다시 인스펙션을 신청하여 부동산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난 후 

2주 뒤, 서류 검토에서 떨어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속 시원하게 빨리 이야기해주면 올 텐데 6주라는 시간 동안 인내심 테스트를 했다. 아직까지도 의문인 건 담당자와 단 한 번도 연락을 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집을 알아볼 때 선수금을 먼저 넣는 사람이 임자라면 호주는 운에 맡겨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1차로 부동산에서 서류 검토를 통해 사람들을 추려내면 2차로 집주인이 서류 검토를 통해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른다고 한다.  지인의 말로는 호주 사람들은 손해를 보더라고 아무나 계약하지 않고 집을 깔끔하게 써줄 사람을 고른다는데 6주는 너무 하지 않은가?  왜 사람들이 테이크 오버를 선호하는지 알만 했다. 

하루빨리 계약하고 싶었던 나에게는 이런 렌트 절차가 나를 더욱 지키게 만들었지만 집을 구하면 더 이상 쫓겨나는 신세를 면할 수 있어서 이것만 바라보고 가슴속에 참을 인자를 계속 세겼다.


렌트 과연 할 수 있을까...?  






<  호주 렌트 웹사이트  >


Homely : https://www.homely.com.au/


Realestate : https://www.realestate.com.au/rent/


Domain : https://www.domain.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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