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프로젝트 : 아이폰 엑스 콘셉트 디자인
장기간 여행 중에도 디자이너였던 직업은 버릴 수 없었던 모양이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아이디어로 무엇인가 끄적이며 상상했던 것을 구체화해나가는 일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루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개인 프로젝트이기에 많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서랍 속에서 고이 잠들어 있던 작업물을 꺼내에 이야기를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 속에 숨겨진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들은 드러나지 않기에. 이 프로젝트는 2015년 8월에 진행했던 아이폰에 대한 콘셉트 디자인이다.
세계일주를 떠난지도 1년 다될 무렵 나는 남미 페루로 향하고 있었다. 남미의 수 많은 작은 가게에 붙어 있던 배너. 통신사마다 색도 각양각색. 하지만 똑같은 내용들.
'Recarga Aqui(여기에서 충전)'
이용자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쓸 만큼만 충전해서 쓰는 선불제가 많았다. 게다가 통신 여건도 그리 좋지 않다. 그 탓인지 한 집 건너 충전이 가능한 집들이 많다. 통신사의 유통채널망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국토가 작고 인터넷 인프라가 훌륭한 한국에서야 감이 안 올 수 있겠지만, 여행 중에 앱을 한 번 다운받으려고 해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문득 이 작은 가게에서 내가 필요한 앱이나 음악을 구입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날로그적인 생각이 들었다. 크레디트 카드만 한 표준 인터페이스도 없다는 생각과 함께.
이 카드는 단순한 카드가 앱, 음악, 영상 등을 담을 수 있는 데이터 저장 인터페이스이다. 그리고 이 카드는 우표수집을 하듯 모으는 재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디바이스 형태는 스마트폰계의 아이콘인 아이폰을 기본으로 카드 인터페이스를 채용한 형태의 모델을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앱 런처 방식이 아닌 카드섹션을 기반으로 하는 UI를 구성해보았다.
물론 단순히 카드는 데이터만을 취급하는 것은 아니다. 신용카드 등도 연계할 수 있기에 POS시스템의 개인화가 가능하다. 소규모 사업장이나 개인 거래 등에서 유용할 것이라 생각했다.
혹자 PDA로의 회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전 세계인이 동일하게 쓰는 카드 인터페이스를 채용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일이니 그것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이번 콘셉트 디자인은 한마디로.
"Back to the Analog, but digi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