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랑비 Mar 03. 2021

아기 Covid 검사 후기

두근두근 심장 쫄깃한 경험

우리 집 아기의 감기가 2주 이상 가고 기침이 심해져서 소아과를 찾았다. 기침과 코감기 증상 코비드 증상 중  하나이니 검사를 하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중이염인가 해서 데려간 소아과였다. 확실하게 하자는 차원으로 어제 오전 10시 반, 울애기는 pcr검사를 했다. 코에 면봉을 깊숙이 넣지는 않았지만 아기는 의료진이 자기 몸에 손만 대면 울었다. ㅠㅠ 그 검사 결과도 바로 나오는 게 아니었다. 그다음 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별생각 없이 가벼운 감기겠지 하고 받았는데 집에 오니 걱정이 심해졌다. 그 전날 동네누나 생일파티에 초대받아서 사람들 많이 만났는데 어쩌지. 곧 낼모레 한국으로 들어가는 친구 가족도 있는데 양성 뜨면 망하는 거 아니야? 좁디좁은 한인 유학생 사회에서 코로나 확진받고 매장당할 수도 있겠구나. 만약 코로나면 어떡하지. 저 밖에 나가기 좋아하는 아기를 어떻게 집에서 격리하지. 나가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


오만 걱정이 들어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저 기다릴 뿐. 내가 가서 코비드 검사를 받을까. 그래도 비슷하게 그다음 날 검사 결과가 나올 텐데. 아기를 데이케어에 보내면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현실은 너무 달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정확도 떨어져도 당일 결과 나오는 걸로 할걸.


그다음 날인 오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남편은 집 밖으로 나가지 말자고 했다. 검사받고도 산책했었던 한인 유학생 확진자의 선례를 들면서. 그때 모든 이의 욕을 먹지 않았냐고. 말 나오지 않게 최대한 자제하자고 했다. 나는 코로나 확진일지도 모르는 이 중압감을 못 버텨낼 것만 같았다. 아무도 마주치지 않고 사람 없는 곳만 다니면 어떠냐고 했지만... 내 의견은 기각됐다.


자가격리 중에 탈출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알 것만 같았다. 다른 이의 건강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을 통제하는건 쉽지 않다!


오후 두 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아과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It's negative!" 왜 진작에 전화를 해주지 않았던거냐! 양성이 아니라서 그런가. 여하튼 최근 들어 가장 숨 못 쉬게 답답했던 30시간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국이란 나라의 민낯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