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남이 듣고 싶은 방법으로 말하는 것
12월 1일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고 12월 5일 오늘 아침 불합격 메일이 와있었다.
시험에 떨어져 보기는 처음이다. 이것도 시험이라고 보면 그렇다. 다른 사람이 시간을 들여서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는지, 계속 쓸 역량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테스트에서 실패한 것이다.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있어서 큰 실망은 없다.
왜 기대를 하지 않았을까? 내가 내 글의 수준을 안다는 말이다. 나의 경험에 의미를 담거나 일반화하는데 까지 글이 미치지 못했음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글쓰는 것을 배운적이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배우지 않고 저절로 잘 쓸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글쓰기의 초보의 패기라고 해두자. 그렇다고 아예 아무런 실망이 없는가하면 그것은 아니다. 약간 의기소침해지고 글 쓰는 일이 막막하기도 하다. 아니 의기소침이라기 보다는 글은 갈고 닦아서 쓰야 하는 일이라는 것에 기가 죽는다. 연습에 퇴고를 거듭해야 겨우 읽을 만한 글을 쓸 수 있을것이라는 사실을 직면한다.
내게는 글을 통해 나자신을 표현 하고자 하는 욕구가 분명히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가 하고 싶은 방식대로 해버리고 싶어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데 있어서 내 감정과 생각을 다 뺃어내는것은 중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 말 했다가 저 말했다가 하니 다른 사람이 알아들을수가 없다는 것이다. 예전에 내가 왜 글을쓰지 않는가하는 이유로 내 생각의 속도를 내 손이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적을 수가 없다고 한적이 있다. 젊은 시절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생각없이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두서없이 하고 싶어한다. 어린애같다. 타인을 고려하지 않은 혼자만의 글쓰기이다.
아무도 읽지 않더라도 내 글이 존재 가치가 있을까?
타인이 읽어주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자신만의 카페나 블로그에 쓰고 저장하면 된다. 굳이 브런치에 쓸 필요가 없다. 브런치에 쓴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내 글을 보이고 싶고 소통하고 공감받고 싶은 것이다. 글로써 세상에 나를 드러내고 싶어하는것이다. 글로써 '함께' 라는 느낌을 가지고 싶은 것이다. 내 생각과 감정을 지지받고 위로를 주고 받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쓴다. 시작은 나를 위한 것이었었나 결국 글에는 사람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 이타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타인이 읽어보고 싶은 글, 타인을 위한 글을 쓸 수 있다.
글은 이기심만으로 쓸 수 없다.
첫째,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메시지가 선명한 글을 쓰야한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사색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이다. 내 의식을 벼러서 내안에서 올라오는 생각을 붙잡고 다듬어 하나의 메시지를 찾아 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글은 결국 내 생각을 남과 공유하는 일이고 그 과정에서 설득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내 생각을 글로 옮겨 적은 듯한 통쾌함이 있고 공감이 가는 글을 쓰야 한다. 설득의 기술은 마음이 아니라 뇌를 움직여야하는것이다. 우리 뇌가 움직이려면 논리적 타당함이 있어야한다.
결국, 남이 읽을 만한 글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남이 듣고 싶은 방식으로 쓰는 것이다.
매일 쓰고 생각하는 수 밖에 없다. 생각하고 쓰고 동시에 쓰면서 생각해야한다.
쓰는 것은 자리에 앉아 흰 여백을 채워나가는 눈에 보이는 행위이고 생각하는 것은 뇌를 가동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행위이다. 매일 글을 쓰고 매 순간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그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을 쓰는 순간에만 글을 쓸 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간 내내 글을 생각해야한다.
떠오르는 내 생각에서 사유를 더하고 통찰을 키워서 메시지를 찾아서 쓰야한다. 그래야 브런치에 글을 써서 공개 할 권리를 얻을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