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완벽한 삶인가

앙통의 완벽한 수박밭> 그림책

by 동그래

89번째 마마쿠쿠,

밥도 짓고 삶도 짓는 그림책읽는 엄마모임(250509)

<앙통의 완벽한 수박 >


오랜만에 모였다.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5개월 만에 만나도 늘 한결같은 느낌이다. 서로 근황을 나누며 이미 눈물을 한 바가지 흘리고 시작했다. 늘 웅퉁불퉁하면서도 흘러가는 삶이다.


오래되고 느린 컴퓨터를 붙잡고 그림책을 읽었다. 이번 그림책은 <앙통의 완벽한 수박밭>이다. 절판된 책을 다시 복간하여 한국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는 출판사의 이야기를 읽으며,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귀기울이며 읽었다.


앙통은 완벽한 것을 좋아했다. 줄지어 수박을 자라게 하고, 완벽한 수박밭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어느날 한 통의 수박이 사라졌고, 앙통에겐 그 빈자리가 너무나 불편했다. 완벽한 수박밭이 아니었다. 비참하고 끔찍했다.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해 밤을 세워 수박밭을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꼬박 제정신으로 밤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고 잠이 든 앙통.

그 사이 동네 고양이들은 신나게 수박밭을 헤집었다. 줄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완벽하게 뒤집어 놓은 수박밭. 아침에 일어난 앙통은 그 수박밭을 보며 웃는다. 드디어 웃는다.

그리고 말한다. “완벽한 수박밭이 되었다”고.


각자 인상적이었던 장면과 이유를 나누었다. 한 권의 그림책을 읽어도 각자 눈이 가는 장면은 다 다르다는 것이 언제나 신기하다. 왜 그 장면이 좋았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참 재미있다.

민희님이 말했다. “내려놓았기 때문에 그는 완벽한 수박밭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고. 육아를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것 같고, 삶도 이와 같다고. 내려놓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다고.”


우리는 내려놓는다는 말을 종종 쓴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인지, 무관심하겠다는 것인지, 그 의미는 모호하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오늘은 ‘내려놓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우리의 삶이 자리가 엄마이다보니, 아이를 향한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나누었다. 아이와 함께 살면서 우리가 내려놓는 것은 이러한 것들이었다.

- 받아쓰기 다 맞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 하나님께서 돌봐주시길 기도한다는 것

-아이가 아이 시간을 잘 살아갈 것이라고 믿어주기

-틈이 있어도 괜찮다는 것

-타인의 기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생각보다 남이 관심없음)

-20점에서 30점되었을 때 잘 했다고 해주는 것

-판단의 기준이 하나만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흠이 있어도 사랑하는 것

-보이는 것 너머를 본다는 것

-쉽게 판단하지 않기

- 내가 다 챙겨주지 못하다는 한계를 알기

-나와 다른 것(사람)을 인정하기

-적당한 울타리를 치고 더 이상 걱정 불안 집착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것, 보는 것보다 우리 아이는 크고 넓다.고 생각하면서 그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내려놓는 것의 핵심이라 여겨졌다.


마지막으로 물었다.


앙통은 다음해에 어떻게 수박 농사를 지을까요?

- 더 이상 밤을 새서 지키지 않는다.

-여전히 줄을 세운다.

-울타리를 친다.

-여전히 줄은 세울거다. 하지만, 울타리도 세우고 약간 덜 속상해한다.

-덜 집착한다. 한 개 정도는 고양이가 먹을 수 있다. 더 먹으면 안된다... 방법을 찾겠죠..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서히 변한다. 어느날 갑자기 변하기도 해요.

-경험이 쌓이면, 약 10년이 지나면 앙통도 여유로워질 것이다.

어쩌면 겪어내면서 사람은 변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세상의 일이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일관성없이 막 별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알게 되면서 조금 더 여유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앙통이 완벽한 수박밭을 보면서 웃었던 그 장면이 내내 생각난다.

#마마쿠쿠 #앙통의완벽한수박밭 #익어가는밥과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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