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감정의 표현은 왜 다양할까?

<내 마음 ㅅㅅㅎ>를 읽고 감정을 요리조리 살펴보다. 1

by 동그래


오늘부터 3주동안 감정에 대한 그림책을 읽고, 감정에 대해 알아보고 표현해보는 활동을 하려고 한다.


감정도 가르칠 수 있는 것일까?


감정을 가르치면 사고력도 커질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감정을 가르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할 것이다. 물론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건 아니다. 교사가 이 질문을 가지고, 감정을 이리저리 학생들과 다루어보며 그 과정을 세심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매일 우리를 좌지우지 하며 우리와 늘 함께 하는 감정,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1. 아이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감정의 단어를 적어보라고 했다. 5분의 시간을 두고 생각하는 감정의 언어를 을 적고 빙고게임을 해봤다.


2. 그림책 <내 마음 ㅅㅅㅎ/ 김지영 글 그림/ 사계절>을 읽었다.

KakaoTalk_20220528_111451542.jpg


그림책을 읽고 나서


0. 단어의 뜻 알기

- 싱숭해 라는 말이 뭐에요?

- 싱숭생숭해 라는 말로 쓰여지는 우리말인데, 어떤 의미일 것 같아요?

- 뭔가 말이 재밌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요.

- 언제 쓸까요?

- 아, 제가 다음 달에 영국여행을 할아버지랑 갈 수도 있는데 가고 싶기도 하고 안 가고 싶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 싱숭해 같아요.

-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게 어때요?

- 우리는 이런 심란한 마음의 상태를 ‘싱숭생숭’이라고 표현한다. 말하자면 ‘싱숭생숭’은 ‘마음이 갈팡질팡하는 모양’을 뜻한다. ‘싱숭생숭하다’는 ‘마음이 들떠 갈팡질팡하다’로 해석된다. (출처 :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 그런 적이 있었어?

- 네, 제가 친한 언니가 서울로 취직해서 가야하는데,, 그 언니를 보내주고 싶지 않으면서도 언니가 잘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자는데 마음이 너무 그랬는데, 그게 싱숭한 것 같아요.

- 저도요, 아빠가 영어시험 성적이 잘 나오면 내년에 영국에 가야하는데 안 가고 싶기도 하고, 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런 맘이 싱숭한 거 같아요.

- 이제 싱숭해. 이해가 되었어요.



1. 현재 내 마음을 표현해주는 말이 그림책에서 있었나요?

- 심심해 상상해 왜? 오늘 뭐할까, 심심한데, 그러니까 상상하게 되요.

- 쇼쇼해, 이런 단어는 없는데 제가 만들었어요. 왜냐하면 뭔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또 쇼같은 일이 일어나면 좋을 것 같아서요. 소소한 마음에 신나는 마음을 넣은 거 같은 느낌이에요.

- 소소 심숭 소심, 이유는 뭔지 모르겠지만 그런 감정이 생겼어요

- 싱숭해. 아빠가 시험을 잘 보면 영국에 가게 되는데 저는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거든요.


2. 인상적인 장면은?

- 상상해. 하는 부분이요.

- 소심해, 저도 그렇게 작아지는 마음이 있었어요. 친구들이 나 빼고 놀 때, 우르르 가버릴 때요.

- 씩씩해, 저도 씩씩할 때가 많아요.

- 싱숭해, 그 말이 재밌었어요. 그리고 제 마음 같아요.


3. 질문만들기

- 친구들은 무슨 상상을 할까?(호) 3

- 내가 ㅅ으로 변신한다면 어떤 단어를 만들게 될까?(아) 1

- 친구들은 심심할 때는 어떻게 할까? (비) 2


4. 질문탐구하기

친구들은 무슨 상상을 할까?


-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 그러면 우리 차근차근 이 질문의 대답을 생각해보자. 우선, 왜 이 질문을 만들게 되었어?

- 저는 잘 때 상상을 하는데 친구들은 언제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어요.

- 아, 나도 잘 때 상상해, 잠 안 올 때 주로 상상을 하지, 누워있을 때 상상해.

- 기억하는 상상이 있나요?

- (아) 나는 보물상자에 병을 수집하는 걸 좋아하는데, 멋진 풍경을 병에 담아 보관하는 상상을 해.

- 왜? 병에 담아?

- 아, 병에 담으면 내 것이 된 것 같고 귀엽잖아.

- 그러면, (아) 너도 병에 담으면 귀엽겠다!!

- 그래? 미니어쳐같은 거?

- 응. 병에 담아진 멋진 걸 보면 흐뭇한 마음이 들어요.


- (이) 누웠을 기억나는 상상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서 그 사람들을 기억하고 상상해요. - 그 사람들은 누구야? - 가까운 친구들이나 가족들이요.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 사람들이 무엇을 할지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 (비) 자기 전에 내일 있을 일을 미리 상상해봐요. 좋은 쪽으로 재밌는 걸로요.

- 그 상상과 현실이 비슷해?

- 비슷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하지만 상상이 더 신나는 경우가 많아.


- (호) 저는 그림이 없는 동화책 읽을 때 상상을 해요.

- 어떤 상상이야?

- 그건 내용에 따라 달라요. 어떨 때 상상이 슬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그래요.

- 머리속으로 상상하면서 책 읽으면 어때?

- 잘 이해가 되고, 마음이 통해요.


(호)야, 네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니?

- 네 궁금했던 것이 해결되어서 좋아요. 누구나 상상을 한다는 걸 알았어요.

- 심심할 때 상상하면 좋은 거 같아요.



5. 감정에 대한 생각 확장하기

- 그럼, 이제 좀 더 다양한 감정에 대해 살펴보자.

noname01.jpg 동그래 선생님이 뽑아온 다양한 감정 단어들 (참고: 42가지 마음의 빛깔, 아홉살 감정 사전)


다양한 감정의 언어들이 있는데, 모르는 말이 있나요?

- 홀가분하다.

- 야속하다.

- 허탈하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설명해줄래요?

- 홀가분하다. 는 건 숙제를 다 끝낸 후의 마음이에요. 완전 홀가분해!!!!

- 야속하다는 잘 모르겠는데 뭔가 섭섭한 거랑 비슷해요.

- 내가 매일 오빠랑 먹을 것을 나눠먹었는데, 오빠가 혼자 사탕을 먹는 걸 봤을 때 느낌같아요.

- 그러면 알 것 같아요. 자주 야속한 경험이 있어요.

- 허탈하다. 라는 말은 허무하다 는 것과 비슷한 거에요?

- 예를 들어주세요.

- 열심히 내가 공부를 했는데,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서?

- 허탈하다.

- 내가 뭔가를 열심히 했는데 잘 안 되서 힘이 빠지고 우울한 것 같아요.


무섭다와 두렵다는 같은 말이에요?

- 조금 다르지만 비슷하게 사용될 때도 있어요.

그럼, 이 감정 단어들을 분류해볼까요?

어떤 기준을 정해서 분류를 해볼건데, 어떤 기준이 있을까요?

-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

- 좋다? 싫다?

- 그래요, 두 가지로 분류해봅시다.


갑자기 (이)가 질문했다.

- 나는 이런 마음인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도 있을까요?

- 그게 무슨 말이지?

- 이렇게 많은 단어가 있는데도 거기에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도 있어요?

- 있을 것 같아. 우리 마음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한데

- 그래도 이렇게 많은 단어 중에 비슷한 것들이 있을 거 같아요.

- 딱 맞진 않아도 비슷한 것들로 말하면 될 것 같은데

그래서 이렇게 감정의 단어가 많이 만들어졌던 거 아닐까?

왜 우리 조상들은 감정의 단어를 좋다. 싫다 두 개로 하지 않고 여러 개로 만든 걸까?

감정의 언어가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 오 그러게요. 좋은 질문이네요. (하하하하)

-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아서요.

- 뭐가 좋아?

- 내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어요

-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마음을 잘 알게 돼?

- 네,

- 그게 도움이 되니?

- 네 내 마음이 어떤지 알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줄 수 있어요.

- 그래서 그 사람도 내 마음을 잘 아니까 서로 잘 이해해요

- 인간미가 있어요

- 그건 무슨 말이야?

- 그냥 좋다 안 좋다라고 말하는 거 말고, 좀 더 자세하게 말하면 따뜻한 느낌이 나잖아요.

예를 들어 친구가 넘어져서 다쳤는데, 안 좋아? 라고 하는 것보다 아파? 놀랐지? 라고 해주는 게 더 낫잖아요. 도와줄 수도 있고요.

- 아.. 맞아요. 친구가 좋다. 안 좋다라고만 말하면 놀리는 것 같은 느낌도 생겨요.

- 오해할 수 있다는 거야?

- 네, 더 화를 내게 할 수도 있고요.

- 공감해주고, 더 따뜻한 말로 해주면 친구랑 사이가 좋아져요.

- 그럼 적절하게 감정을 표현해주면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는데 도움이 되는 거네.

- 속이 시원해요.


정리해보자.


감정표현을 다양하게 한다면,

- 내 마음을 잘 알 수 있다.

- 내 마음을 잘 설명할 수 있다.

-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게 된다.

- 서로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어서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는데 도움이 된다.

- 인간미를 갖게 된다.

-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

- 속이 시원하다.

- 공감하기 좋다.


그러면, 이 많은 감정 단어들을 너희들은 많이 쓰니?

- 사실.. 많이 안 써요. 부끄럽기도 하고요.

왜 부끄러워?

- 사람들이 다양하게 안 쓰니까..

- 좀 닭살스럽기도 하고요

- 다양하게 써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 쓰는 것만 쓰는 것 같아요.


오늘은 여기까지 감정에 대해 요리 조리 살펴보았습니다 ! :)

배려적 사고에서 감정교육은 꽤 중요한 부분인데.. 어떻게 더 다룰 수 있을까요?

사고력, 즉 잘 생각한다는 것에서 감정은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가르칠 수 있는 걸까요?

계속 궁금해집니다.

여러분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무엇이든 남겨주세요-!


20220528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