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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래 Jul 02. 2022

감정을 잘 표현하면, 더 잘 생각하게 되는 걸까?

감정과 사고력의 관계에 대하여 

      

How are you?              

 

 나는 오늘도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산다. 우리집 아이 넷과 동네 아이들과 매일 마주한다. 나는 학교 앞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유치원에서 나오는 은수에게 종종 묻는다. “오늘 어땠어?”(how are you?) 그러면 아이들은 각자의 사정과 마음 상태를 다양하게 표현해주는데, 가장 많은 대답은 “좋았어요.” “안좋았어요.” 두 가지다. 그럴 때마다 나는 되묻는다. “왜 좋았어?”“왜 안 좋았어?” 그러면 오늘 학교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로 풀어내며 이유를 댄다.     

                

“오늘 어땠어?”

“안 좋았어요”

“어떤 점이 안 좋았어?”

“오늘 친구랑 싸웠거든요.”

“왜?"

“아니, 친구가 내가 말하는데 무시하고 지나가잖아요.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했더니 내가 언제 그랬냐고 더 화를 냈어요. 그래서 싸웠어요.”

“아. 그랬구나. 그럼 그 때 네 기분은 어땠어?”

“안 좋았어요.”

“안 좋았다는 말로 다른 말로 할 수 있을까”

“화났어요. 억울했어요. 속상했어요. 답답했어요. 이 중에 네 마음이 있니?”

“네. 답답했어요. 무시해놓고 무시 안 했다고 거짓말을 하니까 진짜 짜증났어요.”

“답답하고 짜증났다는 거구나. 그래서 그 친구랑 이야기는 했어?”

“아니요. 그냥 가버렸어요. 끝까지 말 안하고 가서 진짜 화나요.”

“나라도 화났을 것 같다. 그래도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봐. 친구가 이유가 있었을 지도 몰라.”

“네 그럴게요.”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감정에 대한 표현은 그들의 삶과 맞닿아 있었고, 그들이 하고 있는 생각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감정에 대한 표현은 아이들의 삶과 생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소에세이 주제를 정하고, 감정에 대해 아이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물어보기 시작했다. 5월 20일쯤부터 매일 아이들에게 감정 상태에 대해 물었다. “오늘 어때?” “좋아.” 또는 “안좋아”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5살, 8살) 그러면 좋은 것과 안 좋은 상태의 감정을 더 자세하게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10살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그냥 그래요.”라는 대답이 제일 많았다. 그러면서 감정을 자세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도 했다. 왜 감정을 자세하게 말해야 하는지 되묻기도 했다. 그래서 감정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감정은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말로현재 자신의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표현하는 말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정을 다 말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다음은 <내 마음 ㅅㅅㅎ>를 읽고 감정에 대한 아이들의 질문이다.      


1, 감정이 무엇인가요? 

2. 나는 이런 마음인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도 있을까요?

3. 꼭 말로 마음을 설명해야 할까요?

4.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되나요?

5.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도 안하게 될 때가 있는데, 그래도 될까요?

6. 감정은 색깔처럼 다양한 이유가 있어요?

7. 감정을 바꿀 수 있나요?

8.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감정도 있나요? (nothing special, 그냥 그래요 의 상태)     



 차근차근 감정에 대해 살려보기로 하고, 아래의 감정 단어들을 보여주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르는 말이 몇 가지 있어서 예를 들어 설명하고, 그 단어가 사용되는 경우를 찾아보았다. 

    - 홀가분하다. 

    - 야속하다.

    - 허탈하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설명해줄래요?

    - 홀가분하다. 는 건 숙제를 다 끝낸 후의 마음이에요. 완전 홀가분해!!!! 

    - 야속하다는 잘 모르겠는데 뭔가 섭섭한 거랑 비슷해요. 

    - 내가 매일 오빠랑 먹을 것을 나눠먹었는데, 오빠가 혼자 사탕을 먹는 걸 봤을 때 느낌같아요.

    - 그러면 알 것 같아요.  자주 야속한 경험이 있어요. 

    - 허탈하다. 라는 말은 허무하다 는 것과 비슷한 거에요?

    - 예를 들어주세요. 

    - 열심히 내가 공부를 했는데,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서? 

    - 허탈하다. 

    - 내가 뭔가를 열심히 했는데 잘 안 되서 힘이 빠지고 우울한 것 같아요. 

    - 무섭다와 두렵다는 같은 말이에요?

    - 조금 다르지만 비슷하게 사용될 때도 있어요.     

단어의 뜻을 알고 난 후, 이 감정 단어들을 분류해보기로 했다.      

Q. 어떤 기준을 정해서 분류를 해보자. 어떤 기준이 있을까요?     

  -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

  - 좋다? 싫다? 

  - 그래요, 두 가지로 분류해봅시다.      

그 기준에 맞지 않는 단어들은 그 이유를 묻고 따로 표시해두었다. (깜짝 놀라다, 부담스럽다 등)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갑자기 한 아이가 질문했다.      

 나는 이런 마음인데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도 있을까요?

 - 그게 무슨 말이지? 

 - 이렇게 많은 단어가 있는데도 거기에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도 있어요? 

 - 있을 것 같아. 우리 마음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한데..

 - 그래도 이렇게 많은 단어 중에 비슷한 것들이 있을 거 같아요. 

 - 딱 맞진 않아도 비슷한 것들로 말하면 될 것 같은데      

그래서 이렇게 감정의 단어가 많이 만들어졌던 거 아닐까?      

왜 우리 조상들은 감정의 단어를 좋다. 싫다 두 개로 하지 않고 여러 개로 만든 걸까?


감정의 언어가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아서요.

 - 뭐가 좋아?

 - 내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어요

 -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마음을 잘 알게 돼? 

 - 네, 

 - 그게 도움이 되니?

 - 네 내 마음이 어떤지 알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줄 수 있어요. 

 - 그래서 그 사람도 내 마음을 잘 아니까 서로 잘 이해해요

 - 인간미가 있어요

 - 그건 무슨 말이야? 

 - 그냥 좋다 안 좋다라고 말하는 거 말고, 좀 더 자세하게 말하면 따뜻한 느낌이 나잖아요.

 예를 들어 친구가 넘어져서 다쳤는데, 안 좋아? 라고 하는 것보다 아파? 놀랐지? 라고 해주는 게 더 낫잖아요. 도와줄 수도 있고요.

 - 아.. 맞아요. 친구가 좋다. 안 좋다라고만 말하면 놀리는 것 같은 느낌도 생겨요.

 - 오해할 수 있다는 거야?

 - 네, 더 화를 내게 할 수도 있고요.

 - 공감해주고, 더 따뜻한 말로 해주면 친구랑 사이가 좋아져요.

 - 그럼 적절하게 감정을 표현해주면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는데 도움이 되는 거네.

 - 속이 시원해요.      


감정표현을 다양하게 한다면, (감정표현의 필요성)     

 - 내 마음을 잘 알 수 있다.

 - 내 마음을 잘 설명할 수 있다.

 -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게 된다.

 - 서로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어서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는데 도움이 된다.

 - 인간미를 갖게 된다.

 -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 

 - 속이 시원하다. 

 - 공감하기 좋다.           

그러면, 이 많은 감정 단어들을 너희들은 많이 쓰니?

 - 사실.. 많이 안 써요. 부끄럽기도 하고요.     

왜? 

 - 사람들이 다양하게 안 쓰니까.. 

 - 좀 닭살스럽기도 하고요 

 - 다양하게 써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 쓰는 것만 쓰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감정의 언어들을 알아도 잘 쓰지 않는다고 했다. 감정을 자세하게 표현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어색하다고 했다. 그렇다 감정의 언어를 가르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다음 수업에서는 <첼로켜는 교슈/미야자와 겐지 글/여유당>을 읽고 예술가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해기로 했다. 교슈는 자신의 감정을 연주에 담지 못해 지휘자에게 늘 구박을 받았다. 그러던 중 여러 동물의 도움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그의 연주가 살아있다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는 내용의 그림책을 함께 읽었다. 아이들은 예술가에게 감정은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담지 못한 연주는 가치가 없다고 평가했다. 감정을 실어야 연주가 살아나는데, 그 이유는 그 사람이 진심으로 연주하게 되는 힘을 주는 것이 감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감정은 그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뇌니까 뇌신경이 손과 근육으로 에너지를 전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감정이 그 사람의 생활을 바꾼다고 했다.      


 그러면감정이 너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자고 했다.

- 기분에 따라 하루가 달라져요. 기분 좋은 날은 잘 안 되는 일도 그냥 잘 되기도 하고, 기분 나쁜 날은 평소에 잘 되던 것들도 실패하고 짜증이 나면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어요.

- 감정이 좋지 않으면 공부도 잘 안 되고, 친구들이랑 어울리지 못해요.      

 감정이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준다면, 감정교육을 하는 것은 아이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렇다면 감정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일까     

 고차적 사고력 교육에서는 감정을 어떻게 취급하느냐에 따라 감정을 가르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했다. (고차적 사고력 교육, 178쪽) 감정을 교육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어느 정도 교육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어린이의 감정교육은 양육 초기에 시작되며 가정에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정말 감정이 교육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간단하게 실험해보았다. (물론 우리집 아이들 중 말을 할 수 있는 아이 셋을 대상으로)             

        

5살 은수에게 오늘 어땠어? 기분 좋아. 왜? 놀이터에 가서 놀았거든. 

좋다는 말을 다른 말로 바꿔서 말한다면? 신났어. 

그러면 다음 번에는 신났다 라는 말도 써봐. (0525)


5살 은수에게 오늘 어땠어? 오늘은 슬펐어. 왜? 연서가 안 왔어. (*연서- 친한 친구)

슬펐구나, 그러면 그 마음이 들어서 어떻게 했어? 그냥 앉아 있었어. 

누가 위로해줬어? 선생님이 괜찮다 라고 말해주고 같이 놀아줬어.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어. 

다른 말로 해보면? 행복했어. (0603)


5살 은수에게 오늘 어땠어? 재밌었어. 왜? 잘 놀았어.

오늘 마음의 색깔은 무슨 색이야? 노란색!

왜? 막 꽃이 피어나는 것 같으니까. (0608)


5살 은수에게 오늘 어땠어? 오오오오오오오!

그건 무슨 말이야? 좋은 거야? 응. 좋은 거야. (0610)


 감정의 언어들을 가르쳐주고 자주 질문하니 점점 더 다양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그것을 색이나 의성어 등으로 빗대어 표현할 수 있었다. (신기한 경험) 물론 좋다, 싫다 두 가지 감정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지만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했을 때는 더 다양한 감정의 언어들을 사용하게 되었다.       


                   

8살 은유에게, 

지금 어때? 좋아. 왜? 물놀이를 하니까.

다른 말로 표현해볼까? 신나. 

좋아랑 신나는 다른 말이야? 아니면 같아?

(생각하더니) 다른 것 같아. 신나라는 것은 내 마음을 더 잘 말해주는 것이고 좋다는 것은 물놀이를 좋아하는 것 같아. 아. 다시 말하면 신나는 내가 춤을 추고 싶을 만큼 재밌는 것이고, 좋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나 물건에 대한 내 마음을 말하는 거야. 

물놀이가 좋은 거고, 물놀이를 하는 것은 신나는 거야?

응. 바로 그거야.


 좋았다는 것은 대강 말하는 것이고, 뿌듯하다, 신난다 등으로 말하는 것은 내 마음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더 자세하게 말해주면 더 이해하기 쉬운 것 같다고 덧붙여 설명해주기도 했다.                          

10살 아이들은, 감정에 대해 자세히 말한다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장점- 내 마음을 상대방이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다.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찾기 쉽다. 똑똑해지는 것 같다. 박사님처럼 내 마음을 잘 표현하게 돼서. 마음이 시원해진다. 

단점- 자세하게 마음을 다 표현해줄 말을 못 찾을 때가 있다. 자세하게 설명해줘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있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기도 하다. 친구들의 마음을 다 알 순 없다. 




 감정을 자세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마치 어디가 아픈지 진찰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좋다, 싫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몸의 어떤 부위가 아프다는 것이고(코가 아파요) 더 구체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왼쪽 코 안 쪽이 찌릿하다라고 표현하여 진찰받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감정의 언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의 삶에 필요한 점이라고 생각했다. 감정을 안다는 것은 자신의 상태가 어떠한지, 그 상태에서 이 감정이 적절한지, 어떻게 이 감정을 다룰 것인지, 이 감정으로 인한 생각과 선택, 판단을 어떻게 잘 해나갈지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감정과 사고력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우리는 무엇을 보거나 배울 때 느낌도 함께 가진다. 그 느낌이 긍정적일 때 더 몰입하게 된다. 감정이 의식(알아가는 것)의 문이 된다. 또한 어떤 것을 이해하려고 할 때, 우리가 느끼는 모든 것은 우리 내부의 상태에 대응하며 반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데,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이해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면 몸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서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뇌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배움의 길을 열어가게 된다. 만약,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욕구가 적거나 일찍이 포기하게 되면 뇌의 작용이 더디게 되고 학습에 대한 의지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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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한 책>     

느끼고 아는 존재(feeling and knowing, 안토니오 다마지오) 

이 책에 따르면 의식과 느낌은 늘 함께 해왔다. 여기에서는 내성법(introspection) 스스로 자신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그 관찰 결과를 말하게 하는 방법으로 심적 현상을 연구했다. 느낌은 생명체에게 자신만의 삶을 경험하도록 해주고, 그 느낌의 주인인 유기체에게 그 유기체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살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하게 해준다고 보았다. 느낌은 자아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느낌은 앎을 의식하게 하는데, 그 과정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마지오는 의식은 마음의 특정한 상태이므로 마음이 없으면 의식도 나타날 수 없다. 이 특정한 마음의 상태는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과정의 결과이며, 느낌은 우리 마음 속에 존재하는 것들이 우리에게 속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게 되는 과정의 기초가 된다. 다마지오는 우리의 경험과 의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느낌이며특히 의식의 시작은 항상성 느낌에 의한 것이라 주장한다     

     

▶ 마음과 의식의 관계 

- 의식이 있어야 마음의 내용물을 의식할 수 있다.

- 마음이 열려야 의식으로 이어진다.

- 의식은 마음의 특정한 상태이므로 마음이 없으면 의식도 나타날 수 없다. 

- 우리가 느끼는 모든 것은 우리 내부의 상태에 대응한다. 

- 느낌은 우리가 느낌을 전달하는 정보에 따라 행동하고, 현재 상황에 가장 적절한 행동을 하도록 욕구와 동기를 제공한다. 

- 느낌은 조정이 가능하고 동적인 우리 유기체 내부에서 발생하며, 질적인 동시에 양적이다. 느낌은 정서가를 드러낸다. 정서가란 느낌의 경고와 조언이 가치를 가지는 정도, 필요할 때 우리의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정도를 말한다. 내 정서는 내 내부 평가가 반영된 상황에서 제일 먼저 알게 되는 내 생명의 상태다. 이와 동시에 그 정서가는 내가 어떤 새로운 행동을 하도록 만들거나 기존의 행동을 계속하도록 만든다. 

그 느낌은 마음과 몸이 혼합돼 만들어진 것이고마음에서 몸으로다시 몸에서 마음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느낌이다느낌의 힘은 의식 있는 마음 안에 존재한다이것은 우리가 느끼는 것은 마음에 의식이 있기 때문이며우리에게 의식이 있는 것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말장난이 아니다. 나는 겉으로는 모순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실제적인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느낌은 의식이이라는 모험의 시작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131)     

-의식은 특정 유기체와 마음을 확실하게 연결시킨다. 따라서 의식은 그 유기체의 특정한 욕구에 마음이 매우 신속하게 대처하는데 도움을 준다. 유기체가 욕구의 정도를 마음속에서 기술하고 그 욕구에 대응하기 위해 지식을 적용할 수 있게 되면 욕구가 해결될 일만 남는다. 의식이 있는 마음은 유기체가 생존에 필요한 것을 확실하게 식별하는데 도움을 주며, 유기체가 그 필요한 것들을 느끼는 데도 도움을 준다. 관련된 느낌의 강도에 따라 의식은 식별된 욕구에 대한 반응을 요구하거나 강요할 수 있다. 명시적 지식과 이성은 비명시적 능력이 이용할 수 없는 자원들을 제공한다. ... 마음의 수용 능력이 큰 유기체들은 연산 행동과 창의적 행동을 할 때 의식을 이용한다. 이 유기체들의 모든 행동은 의식의 도움을 받는다. 우리는 우리의 창의적 과정에 의식이 동반되는 이유를 묻기보다는의식이 없다면 우리가 하는 최선의 행동이 가능하고 유용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할 것이다. (154-155)     

나는 마음이 풍성해진 상태가 의식이라고 생각한다마음이 풍성해지는 과정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정 안에서 마음의 요소들이 추가되는 과정이다. 이렇게 추가되는 마음의 요소들은 마음의 다른 요소들처럼 이미지로부터 만들어지지만, 이 추가적인 마음의 요소들은 그 내용 때문에, 현재 내가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마음속 내용물은 내게 속하며, 내 소유이며, 나라는 유기체 안에서 실제로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준다. 이렇게 추가되는 마음의 요소들은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마음을 그 마음의 소유자가 가진 몸이라는 환경에 위치시키는 소유주-마음 동일화 과정이다.      

유기체가 마음을 소유한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결과를 낳는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즉 유기체 내부의 지도와와 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다른 유기체/사물의 구조, 행동, 공간적 위치의 지도화는 유기체의 관점을 채택함으로써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73)     

‘우리가 안다는 것’은 우리가 사물과 과정을 우리 유기체와 연결 또는 연관지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라는 유기체를 사물과 과정을 살펴보는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 (175) ‘나의 것, 나의 살아있는 유기체 안에서 나타나며 그 마음도 나의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 (177)     

의식과 느낌이 없는 박테리아, 의식과 느낌이 있는 사람. 그 차이는 어떠한 것인가?      

느낌이 있는 기계, 의식이 있는 기계. 인공지능(감정을 배제한 것, 경제적인 접근법을 선택한 결과, 창의적인 능력과 궁극적인 수준의 지능 면에서 한계를 제한함)은 과연 어떻게 발전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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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민들의 (잠정적) 결론으로 아이들과 감정교육을 할 때 다루어야 할 것들은 아래와 같다.                    

감정이란 무엇인가? 

감정의 단어들은 무엇이 있을까?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감정은 왜 표현해야할까? (필요성과 가치 알기)

이 감정은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표현방법 알기) 

이 감정이 이 상황에서 적절한 감정인가?(적절성 따지기) 

이 감정은 어떤 것과 관련되어 있을까?(관련성 찾기)

이 감정을 잘 표현(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해결점, 대안 찾기)


위의 질문들을 어떻게 학교 교육에서 다룰 수 있을까?       

             

 <학교교육에서>

 - 개별 또는 집단 상담을 통해 표현의 기회를 자주 가진다. 

 - 문학작품을 읽으며 인물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여 그 때의 감정이 어떠한지 이야기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감정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기질이나 상황, 성장배경, 성격 등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 학급에서 일어나는 갈등상황을 토론의 장으로 가져온다. 

   (남의 입장에 서보기, 상상하기 등의 사고기술을 활용한다.)




가정에서 아이들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절한 방법은,            

        

<가정에서>

- 매일 아이의 마음을 묻고 대화하기 (단순하게 묻는 것만으로는 부족함)

- 그림책, 동화책 등을 읽으면서 등장인물의 표정을 살펴보고 어떤 감정일지 추측해보기

- 친구들 또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질문을 해보기(If you..)

- 갈등 상황을 피하지 말고, 해결해가는 과정을 겪게 하고 그 때의 감정 변화를 표현하게 하기 




 아주 잠깐이지만 3주 정도 감정교육을 해보니 감정교육은 세심하게 가르쳐야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다인수의 학급에서 이것이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자꾸 아이들 곁에서 살펴보고 질문하고 표현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이것이 가능할까? 학년이 올라갈수록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분위기라면 감정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할까? 감정교육을 받지 않고,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걱정도 된다. 그래도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루는 것은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이기 때문에 꼭 가르쳐야 할 것이다. 더 나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 더 나은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뿌리가 튼튼하게 자리 잡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세이를 마무리하며 다마지오의 책 마지막 문장을 나누고 싶다. 

    

 인간의 의식 있는 마음과 그 마음이 새로 만들어낸 놀라운 것들은 경탄의 대상이고도 남는다. 이 놀라운 것들은 자연이 이전부터 제공해온 문제해결 방법들보다 더 우위에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 어떻게 현재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설명과 우리가 우리 유기체 안에서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기본적인 장치들이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들이 개체와 집단의 생존을 위해 오랫동안 사용해온 장치들이 변형되고 업그레이드돼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 사이에서 균형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는 불안전하게 이해되고 있는 이 경이로운 지능과 자연의 설계 자체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

 인간의 지능과 감성이 만들어낸 위대한 예술 작품으로부터 우리가 느끼는 조화로움이나 공포 뒤에는 그와 관련된 행복감, 즐거움, 괴로움, 고통의 느낌이 존재한다. 이런 느낌 뒤에는 항상성 요구를 따르는 생명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생명 상태가 존재한다. 또한 이런 상태 뒤에는 생명 유지와 우주의 항성들과 행성들의 움직임을 조율하는 화학적, 물리적 과정들이 존재한다.

 이런 우선순위를 인정하고 상호의존성을 인식하면 인간이 지구와 지구상의 생명체들에 가하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기후변화와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등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재앙은 지구가 인간으로부터 당한 피해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이런 인정과 인식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큰 문제들에 대한 숙고를 통해 현명하고 윤리적이고 실용적이면서도 인간이 점유하고 있는 이 커다란 생물학적 무대를 보존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어쨌든 희망은 남아 있다낙관해야 할 이유 역시 남아 있을 것이다. (210-211p)         


 

 앞으로도 나는 어린이철학을 하면서 아이들이 제대로 느끼고(feeling) 제대로 인식하고(knowing) 함께 논의하며(thinking and sharing)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판단을 해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아이들 곁으로 다가가야겠다, (우선 좀 감정을 절제하고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엄마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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